다시 만난 내 친구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83
박현정 지음, 박세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저학년 문고 83번째  이야기<다시 만난 내친구>랍니다.
초등 저학년 어린이의 독서 능력 신장을 위한 창작동화 시리즈인 좋은책어린이 저학년 문고는 울 집 아이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요. 그리 길지 않으면서 내용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아 그림책에서 문고로 넘어가는 데에 딱 좋답니다.
이번에 아이와 읽어본 <다시 만난 내 친구>는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아이들이 많아진 만큼 공감하기도 좋고 아직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반려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데 참 좋은 것 같아요.
 재롱이는 새하얀 털 속에 검은 초콜릿이 콕 박힌 듯 새까만 눈을 가진 귀여운 몰티즈 강아지예요. 재형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 집에 살아서 재형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현관 앞에서 맴돌고 있고 재형이 옆을 지키며 함께 먹고 잤는데 이제는 더 이상 재형이 옆에 있지 않아요.
얼마 전 한 줌의 재가 되어 외 할아버지네 살구나무 아래에 묻혔답니다.
하지만 재형이는 여전히 재롱이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지요.
어디선가 숨어있다가 툭 튀어나올 것 같고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답니다.
왜 안 그렇겠어요. 태어나서 줄곧 함께 했는데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니까요.
그 슬픔은 재형이에게 너무나 크게 다가왔겠지요.
좋아하는 축구를 해도 재미가 없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치킨도 영 내키지 않아요.
 누나는 그런 재형이에게 친구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며 한 마리 데려오면 어떨까 물었지만 재형이는 오직 재롱이만을 원했지요.
가족 모두 힘들고 슬펐지만 재형이를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재형이는 그런 가족의 마음도 몰라주네요.
 다른 강아지는 절대 키우지 않겠다던 재형이 앞에 재롱이와 닮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그 강아지의 주인은 재형이네 옆집에 사는 마귀할멈이라는 별명을 가진 할머니였죠.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고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면 얼음 땡 마법에 걸린 듯 꼼짝할 수가 없을 정도로 두려운 분인데요.
할머니에 대한 무시무시한 소문이 많아서 재형이도 할머니를 슬금슬금 피해 다녀요.

재형이는 할머니가 그 강아지를 어떻게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 할머니 집을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할머니를 관찰하다 보니 강아지와 할머니의 사이가 좋아 보였고, 그래서 할머니가 꼭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강아지가 자꾸 재롱이와 닮은 것 같아 자꾸 생각이 났지요.

그러다 어느 날 강아지가  목이 쉬도록 짓는 소리가 이상하게 여겨져 옆집에 가보았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쓰려져 계셨던 거예요.

그날 처음 강아지의 이름이 뭉치인 걸 알았지요. 뭉치는 눈이 많이 오던 지난겨울 사고를 당해 다리와 눈을 다치고 길거리에서 떨고 있어 할머니가 데려온 강아지였는데 그 강아지가 할머니를 살린 거지요.

물론 재형이도 할머니를 살린 거고요.

할머니는 병원에 계시고 뭉치를 돌볼 사람이 없어 재형이네 집에 데리고 왔는데 사실 재형이는 뭉치가 재롱이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싫었어요.

재롱이가 그 사실을 알고 서운할까 봐서겠지요.

아마 뭉치가 자꾸 마음에 들어오는데 재롱이에게 미안해서 재형이가 자꾸 뭉치를 밀어내고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재롱이에게 미안해 안아줄 생각도 하지 못했죠.

하지만 뭉치가 공에 맞아 아프게 되었을 때 미안한 마음에 먹이도 주고 놀아주기도 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재롱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말이에요.

할머니가 퇴원하시고 뭉치를 데려다주려고 할머니 집에 간 날~
 할머니는 재형이에게 잘 보내 줘야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할머니도 가족을 사고로 먼저 하늘로 보낸 경험이 있으시기에 재형이에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주셨지요.
함께 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잊지 않으면 된다고, 그리고 씩씩하게 잘 지내는 것이 잘 보내주는 거라고 말씀해 주셨답니다.
재형이도 이제 재롱이를 잘 보내주려고 노력해봅니다.
재롱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앨범으로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앨범 시사회를 열며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웃고 울고 했지요.
이제는 재롱이가 돌아올 수 없지만 가족들 기억 속에 오래오래 함께 할 것을 재형이도 안답니다.
할머니는 몸이 안 좋아져서 다시 병원에 입원하시며 뭉치를 재형이에게 맡기셨어요.
재형이는 기쁜 마음으로 뭉치를 맡기로 하지요.
재형이는 할머니가 퇴원하시면 뭉치와 함께 산책을 하겠다고 생각하며 애교 필살기를 가르치기로 합니다.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나네요.^^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 독후 활동을 해보았어요.
이 독후 활동도 처음에는 어려워하는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생각보다 잘 하더라고요.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구나 싶어요.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보면서 먼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강아지와 아이가 서로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고 있는 표지를 보면서 느낀 그대로 적었네요.
재형이 친구 재롱이가 사라졌다고 하니 하늘나라로 갔을 거라고 상상된다고 하네요.^^
글을 읽고 재롱이 이야기인지, 뭉치 이야기인지 적어보는 건데요.
책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체크를 해볼 수 있었어요.
아이의 국어 교과서나 국어 문제집을 풀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거나, 지문을 읽고 비슷한 경험을 떠올려서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문제들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독후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어떻게 정리하고 적어야 하는지 연습이 되니 참 좋았어요.
생각 퀴즈에서는 슬퍼하는 재형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거나, 재롱이의 간식과 장난감을 뭉치에게 주고 싶지 않았던 이유, 할머니가 "잘 보내 주어야 한다."라고 한 의미에 대해 적어보았는데요.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슬퍼하지 않아야 된다는 아이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책에 나오는 문장 중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적어보라고 했더니 <재롱이의 하얀 털이 얼마 전부터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어요>라고 적었어요.
왜 이 문장을 선택했냐고 물었더니 재롱이가 아픈 것이 이 책의 줄거리이기 때문이래요.
제가 원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아이에게는 재롱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의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아이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요즘 반려동물 키우는 친구들도 참 많지요? 또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많을 거예요.
저희 집 아이들도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하는데요.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없다면 시작도 하면 안 되는 거라고, 너희들이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겠다는 마음이 섰을 때, 환경과 여건도 가능해질 때 그때가 되면 한번 생각은 해보자고 하고 있어요.
본인들도 아직은 그럴 자신이 없기에 떼를 쓰지는 않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더 그런 마음이 커진 것 같아요.
죽음이라는 것은 아이들이 크게 생각을 해보지 않게 되는데 반려동물의 죽음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슬픔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아이에게 어느 정도 감정이입이 되어서 함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구나 생각하더라고요.
그래도 재형이가 다시 좋은 친구를 만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이 책이 요즘 아이들의 관심분야에 적절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