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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 -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저학년) ㅣ 신나는 책읽기 44
김애란 지음, 박세영 그림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제 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에 빛나는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이에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팥죽 할멈과 호랑이>를 패러디한 작품인데요. 원작에 못지않게
상상력 가득하면서도 찐한 감동이 있는 작품이네요.
우리 어릴적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옛이야기 듣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런 일들이 쉽지 않죠?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듯, 한밤중의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의 잔잔하고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라
한번 읽고 마음에 쏙 들었어요~^^
돈벌러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엄마가 만들어준 담요를 아라와 미라는 소중히 여깁니다.그 담요는 엄마의
냄새가 여전히 남아있어 엄마가 그리울때 아라와 미라를 위로해주는 건데 말이죠.
아라가 일곱살이던 지난해 지리산으로 이사온 아라네는 송어도 키우고 약초도 키우며 살고 있는데요. 이
산골에는 비슷한 또래가 경모뿐이라 아라와 미라는 경모가 담요를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경모를 찾아나섭니다. 하지만 경모는 자신이 담요를 숨기지
않았다고 하면서 구미호라 불리는 호박죽 할머니가 우리를 끌어들여 간을 빼먹으려는 미끼로 가져갔다고 말하지요.
구미호를
겁먹게 하는 딱지를 들고 호박죽 할머니 집으로 온 세 아이들~
씩씩하던
아이들은 할머니 집이 가까워질 수록 발걸음도 느려집니다.
슬쩍 할머니집
안을 들여다 보는 세 아이의 뒷모습이 미소짓게 하네요~^^
겁은 먹었지만
경모는 할머니에게 담요를 찾으러 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라의 담요를 '이놈이' 라는 이름의 할머니집 개가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하네요.
이놈이는 자기집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게 으르렁 거립니다.
얼마전 할머니가 강아지들을 다 팔았더니 밥도 잘 안먹고 있는 이놈이도 담요를 내어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라, 미라도 딱하고 이놈이도 딱하고~
결국 아라는 담요를 찾아오지 못했답니다.
저녁밥을
먹으며 아빠는 내일 하룻밤을 다녀올 곳이 있다며 호박죽 할머니댁에서 자라고 합니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데 거기서 자라니요. 아라는 아빠를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지만 아빠는 할머니가
아이들을 예뻐하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네요. 엄마 없는 동안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할것 같아서 착한 아이가 된 아라는 엄마가 어서 돌아와 이제
착한 아이를 그만하고 싶어집니다.
아빠는
떠나시고 아라와 미라는 호박죽 할머니댁에 가려는데 도무지 무서워 참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경모에게 같이 가자고 부탁합니다. 다행이 경모
엄마도 허락해 주시네요. 세 아이는 할머니 집안으로 들어 서고 부엌에서 호박죽을 쑤고 계시는 할머니를 몰래
훔쳐보네요.
할머니가 늘상 쓰시는 선글라스도 부뚜막위에 올려져
있구요.
이 선글라스도 짠한 사연이 담긴
선글라스랍니다.
할머니는 어느새 아이들이 몰래 들여다 보고 있는걸
아셨네요. 아이들은 할머니와 함께 새알심을 같이 만들기 시작합니다.
맛있는
호박죽을 먹으며 아이들은 그동안 할머니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봅니다. 왜 선글라스를 끼시는지 말이죠.
할머니는 중국에 가 있는 아들이 사 준 돋보기 선글라스라며 자랑을 하는데요. 그 선글라스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같은거겠죠? 아라에게 엄마가 만들어준 담요처럼요.
아이들은
할머니가 호박죽을 드시지 않는 걸 이상히 여겼는데요.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할머니는
" 오늘은 올랑가, 어쩔랑가? 약속한 날이긴 헌디." 하는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러했어요.
할머니가
지난 봄에 장군바위 옆 더덕밭에서 더덕을 캐는데 뒤에 멧돼지가 나타냈대요.
그래서
돌아보니 할머니가 어릴 때 덫에 걸린 녀석을 살려주었던 멧돼지가 커서 나타난거죠.
그런데 이
녀석이 은혜를 갚을 생각을 않고 배가 고프다며 할머니를 잡아먹어야 겠다고 하네요.
할머니는
호박이 누렇게 익으면 호박죽 한 솥단지 끓여 놓을 테니 한가위가 지나고 첫 보름날 와서 호박죽도 먹고 할머니도 잡아먹으라고 멧돼지를 살살
달랬답니다.
멧돼지는
할매도 먹고 호박죽도 먹으면 겨우내 안 먹어도 배가 부르겠다며 절을 하고 가버렸대요.
그런데 그
날이 오늘이었던 거죠.
아이들은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할머니를 멧돼지로부터 지키기로 합니다.
경모는
딱지로, 미라는 요요로, 아라는 아까 만들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새알심으로 멧돼지와 싸우겠다고 하는데요.
드디어
멧돼지 발소리가 쿵쿵 들리고, 찰떡같이 약속한 날을 잊지 않고 왔다며 멧돼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제부터
멧돼지와 아이들과 할머니의 추격전이 벌어지는데요.
콩밭,
들깨밭, 옥수수밭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멧돼지를 따돌리려 애를 씁니다.
드디어
아라의 새알심이 멧돼지의 눈을 맞자 산 쪽으로 도망쳐 버리는데요.
이놈이의
컹컹 짖는 소리에 모두 이야기속에서 현실로 돌아오네요.^^
아이들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며 식은 호박죽을 먹습니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선글라스도 써봅니다. 무서워 하던 아이들이 할머니와 많이 친해진 듯하죠?
할머니는
아들이 사준 선글라스가 망가지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되고, 밖에서는 이놈이가 새끼들이 보고 싶어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할머니도
아들이 보고 싶고, 이놈이도 새끼들이 보고 싶고, 아라도 엄마가 그리운 밤입니다.
그리운
사람들이 보고 싶은 밤, 방구석에 있던 늙은 호박이 둥둥 떠오르고, 아이들은 호박을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 그리운 사람을
찾아 떠나네요. 선글라스를 챙겨 쓰고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커다란
호박을 타고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을 모두 만나고 왔으면 좋겠네요.
호박죽
할머니댁에서 벌어지는 하룻밤 신 나는 모험~
팥죽
할멈이 호박죽 할머니로, 호랑이가 멧돼지로 변한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는데요.
그런
이야기 속에 아라가 엄마를 그리워 하고, 할머니가 아들을 그리워 하는 모습은 짠한 여운을 주었답니다.
호박을
둥둥 타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만나고 왔으면 하는 바램도 갖게 되는 결말이었는데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인 만큼 저학년이 읽기에 재미와 감동이 가득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