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좌절을 하고 내가 좋은 엄마가 아닌것 같은 불안감에,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건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때가 참 많았다.

자존감 빵빵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많은 육아서를 뒤지고,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색하게 좋은 엄마를 흉내내던 나...

자존감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지만 어쩌면 엄마의 자존감은 바닥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냥 '나' 에서 '아내'라는 감투를 쓰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 엄마'라는 감투를 준비도 안된 채 쓰고는, 이제 막 걸음마 해야 할  엄마가 전력 질주를 하려고 했으니 오죽했을까 ?

 이 책을 읽고 알았다.

보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통은 늘 기준이 된다. 보통 이상이거나, 보통 이하이거나..

그 보통의 선을 지키는 것이 엄마는 늘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다 마음에 와 닿았다.

이렇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영재가 되고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어요~

그런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내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지, 나는 지금까지 어떤 엄마였는지, 돌아보고 반성하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 주었다.

저 그림이 가장 먼저 내 가슴에 쿵 소리를 내었다.

제일 힘없고 틈이 나기 쉬운 가장 낮은 곳, 하수구에 아이가 있습니다.

​내가 힘들다고  내 냄새나는 못된 마음을 아이에게 쏟아버린 적은 없었나 돌아보니 ~ 왜 없겠는가... 나도 보통  이하의 엄마이거늘...

내가 힘든데, 너가 엄마를 화나게 했으니 하수구 역할을 해도 당연하지...

그랬을 거다. 내 마음속에서 그 불편함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 안도했을 거다.

하지만 그 하수구가 되어 엄마의 쓰레기 같은 감정을 무방비 상태로 걸러내야 했을 아이의 마음은 갈기갈기 걸레가 되었을 거다.

그랬을 거다.

아이의 마음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엄마 때문에...

아이가 나의 하수구가 되지 않도록 맑은 물만 흘러보내야지...

그래야 보통의 엄마가 되지.

 




나도 늘 고쳐지지 않는게 바로 이거다.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것~

 화가 나면 감정이 화산처럼 폭발해 버리는 것.

그리고 후회하는 것...

그것의 반복...

그런데 이 보통의 엄마는 말한다.

그건 지극히 당연한 거라고~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다만 그 화를 아이에게 퍼붓는 행동이 잘못 된 거라고...

화가 나는 것까지 못된 엄마라고 치부하지 말자. 화가 나서 아이에게 화의 감정을 고스란히 쏟아붓는 행동이 잘못된 거라는 걸 인정하고 고쳐가야 겠다.

이 놈의 화는 왜 1초도 참지 못하고 입밖으로 , 눈빛으로, 표정으로 아이를 겁에 질리게 하는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똑같이 내 배에서 나온 녀석인데 이리 다를까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두 녀석 중 한 녀석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건 또 못견디게 싫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녀석을 키우는 건 각각의 재미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엄마로서 꼭 알아야 할 것은 두 아이의 엄마이면 각각의 아이에게 맞는 엄마여야 한다는 것~

한 아이의 기준을 다른 아이에게 적용하면 안된다는 것..

역시 그런 생각 못했다.

나는 엄마로서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나만의 육아 방침을 정하고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각각의 아이에게 맞는 육아 방침이 있어야 하고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안된다는 점을 이 책에서 상기시켜 주었다.

역시 난 보통 이하의 엄마였어...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만난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읽다가 가슴에 팍 새겨둔 글귀들...

무엇무엇으로 키우기 위해 낳은 아이들이 아니다.

나의 무엇무엇을 위해 만든 아이들도 아니다.

마냥 감사하기만도 벅찬 선물들이다.

마냥 사랑하기만도 아까운 보물들이다.

​잊을 때가 많다. 이 아이들이 내 뱃속까지 온 것만 타의이고 그 다음 부터는 뭐든 아이의 자의라는 걸..

내 뱃속에서 자라는 모든 과정이 아이의 자의라는 걸...

세상에 나오는 것도 다 아이의 때가 되어야 나오는 걸..

내 앞에 내세워 나의 자신감이 되어 주고 내 어깨에 힘을 빡 줄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아이들이 아닌 거다.

그걸 잊으면 아이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함도 잊는다.

그 사실을 자꾸 놓친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을 읽어야 겠다.

 




어느 정도 육아는 익숙해졌다. 물론 여전히 실수하고 후회하고 있는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유아일 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듯하다.

아무래도 엄마로서  거의 10년을 커왔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제 엄마의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교육...

교육 앞에서는 왜 엄마는 부모가 아닌 학부모가 되어 자꾸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지....

그런데 역시 이 책은 명쾌하게 말한다.

왜 가르칠 것인지의  목적과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의 선택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방법.

왜 가르치려고 하는가? 에 대한 목적을 제대로 세워야 선택과 방법도 제대로 세울 수 있을테지.

문제는 늘 그 주체가 아이가 아니란 거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고자 하는 아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늘 배우고자 하는 아이는 제쳐두고 가르치려고만 하니 문제인거다.

아주 당연한 건데 왜 우리는 자꾸 잊는 건지...

물론 이 책의 저자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교육적 주관을 세웠다.

나 역시 아직도 많은 시행착오가 남아 있을거란 걸 안다.

하지만 오늘 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그 다음날이 더 나아지도록 애쓸 것이다.

 




이 책에서 제일 핵심 단어가 바로 '과유불급'이 아닐까 싶다.

뭐든 지나치면 좋을게 없다는 거다.

아이를 키우면서 늘 그 정도껏 이라는 걸 지키는게 참 어려웠다.

보통만 해도 좋겠다고 하지만 그 보통을 유지하는게 참 어려웠다.

그런데 그게 맞는 거였다.

나는 보통의 가정에서 태어나 보통의 아이로 컸고, 보통의 엄마가 되었으니까...

그런데 보통의 엄마를 넘어서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니까 꽤나 힘들고 고단했다.

그래도 그런 노력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이 책은 강렬하고 센 어조로 조언하면서 엄마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책이 아니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이렇게 하면 좋은 엄마가 될거에요~ 라며 지나치게 친절한 책도 아니다.

그냥 담담하게, 그렇지만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의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아이들이 똑똑하게 자랐는지, 창의력이 풍부하고 남다른 아이로 자랐는지 난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저자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고 마음 깊은 사람이 되었다는 거다.

나도 그러고 싶다. 아이들이 얼마나 잘 자랐는가가 중심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이 성장하고 깊어졌는지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

이 책.... 그런 마음을 갖도록 한다. 아이가 중심이 아니라 역시 엄마가 중심이 되어야 변화가 있다는 것을...

그 변화의 중심에 내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