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시장 내책꽂이
나윤하 지음, 이준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벼룩시장은 가보았지만 도깨비 시장은 어떨까요?
진짜 도깨비들이 모여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하면, 으스스하기도 하고  호기심으로 몰래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들것 같아요.
나윤하 작가의 첫 책이기도 한 <도깨비 시장>은 첫 작품이라고 하기엔 정말 재미있었고 신선했는데요.
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되기도 하답니다.





어느 산골 마을에 늙은 어머니와 살고 있는 나무꾼 소년이 있었어요.
나무꾼 소년은 지게를 지고 산에 가서 땔감으로 쓸 나무를 해 팔아서 양식을 마련했지요.
나무를 팔러 시장에 갈 때마다 어머니는 늦지 않게 집에 오라고 했어요.
어두워지면 도깨비들에게 홀릴 수도 있으니까요.
나무꾼 소년은 그런 어머니의 말을 믿지는 않았어요.
시장에 도착한 나무꾼 소년은 나무를 하나도 팔지 못했어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을때, 웬 할머니가 엄청 낡은 구리 비녀와 땔감을 바꾸자고 했어요.
착한 나무꾼 소년은 어머니 생각도 나서 할머니의 집까지 나무를 가져다 드렸지요.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호랑이의 울음소리마져 들려오자 나무꾼 소년은 덜컥 겁이 났답니다.





자신의 뒷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자 두려움에 정신없이 뛰던 나무꾼 소년은 불빛을 발견하고 그 쪽으로 열심히 뛰었어요.
 불빛이 가까워지자 그곳에 상인들이 좌판을 벌이고 밤시장을 열고 있다고 생각했죠.
안심을 하고 밤시장으로 들어선 나무꾼 소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그곳은 도깨비 시장이었던 거에요.
도깨비 시장엔 온갖 도깨비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었죠.





정신없이 뛰어오며 몸과 지게에 온갖 이파리와 가지들이 엉켜 있어 도깨비처럼 보였던 소년은 정신을 바짝 차리면 살아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무꾼 소년은 도깨비 시장을 둘러보았는데요.
신기한게 가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낡고 오래된 것들이 대부분 이라 이상하게 생각했죠.
알고 보니 도깨비들은 물건이 낡으면 낡을 수록 더 좋아한다네요.
도깨비가 사람으로 둔갑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기운이 묻은 물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래요. 그러니 도깨비에게는 사람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물건일수록 비싸고 가치가 있는 것이죠.
나무꾼 소년은 도깨비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도깨비와 힘을 겨뤄야 할때는 왼쪽다리를 걸어야 하고  도깨비가 주는 금화와 도깨비 방망이는 받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던 중 도깨비들은 사람 냄새를 맡게 되고 나무꾼 소년은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말지요.
도깨비들은 나무꾼 소년을 혼내주겠다고 달려 들자 소년은 자신이 갖고 있던 낡은 비녀를 생각해 냅니다.
소년이 꺼내 든 낡은 비녀를 보자 도깨비들은 진귀한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고 너도 나도 비녀를 사겠다고 합니다.
금화를 주겠다고 하고, 도깨비 방망이를 주겠다고도 하지만 소년은 모두 거절을 하지요.





소년은 자기가 가진 낡은 지게와 지게 작대기까지 내놓으며 소원을 말합니다.
소년의 마을에 너른 논밭을 만들어 주고 , 큰 저수지도 만들고, 냇물을 가로지르는 튼튼한 돌다리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의 욕심이 아닌 마을 전체를 위한 소원.... 소년이 정말 멋진것 같아요.
그날 소년의 마을에는 수백개의 도깨비불이 번쩍이며 날아다녔습니다.




다음날 산골 마을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너른 논밭과 저수지와 튼튼한 돌다리까지 하루아침에 생겼으니까요.
나무꾼 소년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어머니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대요.
그리고 부자가 된 뒤에도 물건을 오래오래 아껴 썼다고 하네요.
언제 도깨비 시장에 또 가게 될지 모르니까요.

요즘엔 예전에 비해 풍족해진 탓에 아이들이 물건의 귀중함을 잘 모르죠.
저희 아이들만 해도 그렇거든요.
장난감은 한두번 가지고 놀면 심드렁해지고,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사고 싶어 안달이 나지요.
그래서 저도 가끔씩은 집근처 벼룩시장을 찾아 아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물건이 없을까 살펴보는데요.
나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낡은 물건이 때로는 큰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걸 느낄수 있었는데요.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고물상에서 발견되었던 '농경문 청동기'를 생각해 내더라구요.
뭐 딱히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오래된 것들 중에는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물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겠죠.
도깨비들이 다소 어리석어 보이긴 하지만 도깨비들이 지킨 약속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진것은 정말 기분 좋은 결말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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