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전학생 마리 햇살어린이 20
이진하 지음, 정문주 그림 / 현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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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리는 외계인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지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가는 자아가 강한 평범하지 않은 아이였을까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옳게 사는 것인지  정리해주기가  어렵네요.
평범하게 순응하며 편하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맞서 싸워야 하는 건지...
사실 답을 알면서도 그 길이 쉽지 않은 길이기에 아이에게 이 길로 꼭 가야 한다고 말해주기가 엄마 입장에서는 힘드네요. ​그래도 마리의 행동들은 속시원한 건 어쩔수 없네요.^^


 
 
 외계인 같은 마리가 있다는 것은 그 반대의 아이도 존재한다는 것이겠죠.
늘 당당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마리와 달리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이솔이가 있답니다.
친구들과 노는 대신 책을 읽거나, 공상을 하거나, 공책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죠.
이솔이의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그런 이야기를 쓰는 이솔이의 외로움은 어땠을지...
저는 딸아이가 이런 친구들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마음 넓은 아이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현실은~~^^​
 


 
 
마리의 등장은 처음부터 남달랐죠.
남자아이처럼 짧고 토마토 꼭지처럼 묶은 머리, 파란 자루같은 커다란 옷, 가방 대신 들고 있는 검정 비닐 봉지 ...
그리고 무엇보다 ' 마루마' 별에서 왔다는 이상한 자기 소개...
이솔이는 그런 마리가 단지 가난하다고 생각했어요. 어울리지 않는 옷과 비닐 봉지때문에 그렇겠지요.
하지만 놀랄 일들은 이제부터 였지요.
수업 시간에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싶다고 당돌하게 말하는 것이며,이상한 통역기​를 달고 있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마리는 이솔이의 그동안 몰래 써왔던 이야기들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 해주었지요.
친구가 없던 이솔이는 다소 이상하기는 하지만 마리가 친구가 되어 주어 덜 외로워졌답니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것은 자신의 힘든 상황을 재치있고 당당하게 극복하는 마리의 왕따 극복법이랍니다.
물론 현실에서 이러기는 쉽지 않겠지만 마리가 왕따에 대처하는 행동들은 속시원하기까지 합니다.
왕따 이야기를 책에서든 읽으면 참 답답하기까지 한데...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없었으면 참 좋겠다 싶어요.
마리처럼 당당하게 이겨나 갈 수 있는 아이들이 많아 왕따가 없어지면 더 좋겠구요.​


 
 
더 시원했던 것은 교장선생님에게 맞서는 마리의 모습이랍니다.
아무도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현실에 맞서지 않지만 마리는 달랐어요.
무조건 복종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없었죠.
교장선생님의 길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무조건 들어야 하고 적어야 하는 만성적인 상황... 누구나 싫어하지만 누구도 나서서 바꾸려 하지 않았던 현실을 마리는 그냥 넘기지 않았어요.
교장 선생님께 자신들에게도 말 할 권리를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선생님들의 방해와 아이들의 무관심속에서 마리의 요구는 무산되는 듯 보였지요.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어요.
마리를 만나서 였을까요?
마리를 통해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조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못했던 이솔이였어요.
누구라도 영웅처럼 나타나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해주기를 기다리던 이솔이는 순간 자신도 누군가가 대신 말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에 이솔이는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자신이 썼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누구든 이 자리에 올라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 일로 학교도 변화하고 이솔이도 변화하게 되는데요.
이솔이의 작은 용기로 큰 변화를 불러 오게 된것이죠.

 
 
 
그 일로 마리와 이솔이는 영원한 친구가 됩니다.
이제 이솔이는 외롭지 않을거에요.
비록 마리는 마루마 별로 돌아갔지만 말이죠.
얼마 후 마리에게서 편지를 받은 이솔이는 마리가 자신을 마루마 별로 초대할 거란 걸 알게 되었지요.
언제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이솔이는 마리를 기다리겠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큰 힘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마리처럼 당당하고 용기있는 단 한마디가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시작은 참 어렵고 힘이 들지요.
두려워서, 혹은 부끄러워서,  누군가가 대신 나서주기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마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속시원했는지 몰라요.
무엇보다 조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줄 몰랐던 이솔이의 변화는 마리가 이솔이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죠.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마리처럼 당당하게 그른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변화시켜 갈 수 있는 용기있는 어른으로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마리가 외계인 같은 아이가 아닌 평범한 아이가 보여지는 세상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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