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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세상은 ㅣ 알이알이 호기심그림책 6
히도 반 헤네흐텐 글.그림, 엄혜숙 옮김 / 현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단순한 도형놀이 책이 아니에요>
<빨강,노랑, 파랑 색깔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모양으로 이루어진 놀라운 세상을 만나 보세요>
이 두줄을 읽고 호기심 반, 기대감 반을 가지고 책을 열어보았어요.
순간 너무 단순하고 간결한 내용에 에이.... 이거 완전 애기 책이잖아... 하고 생각했는데요.
그건 어른의 생각이었어요.
아이들은 요거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특히 부록으로 들어 있는 놀이퍼즐은 아주 유용하더라구요.
그리고 생각보다 아주 심오한 뜻이 담긴 책이랍니다. 애기 책이 아니에요. 어른들이 봐도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거든요.
처음에는 색깔만 있었을거야.
빨강 , 노랑 , 파랑~~
페이지에 단지 요 글자만 적혀 있어요.
이거 뭐지?
색 다음엔 모양이야기~
빨강, 노랑, 파랑은 이렇게 말하지요.
고마워, 서둘러, 모양이 되니 멋져~~
그리고 모양들은 작은 조각들로 나누어 집니다.
작은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동그라미, 작은 세모로 이루어진 세모, 작은 네모로 이루어진 네모 ~
왠지 딸아이 수학 공부를 하는 것같은 느낌도 들구요.
조각으로 나누어진 도형들은 서로 모여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냅니다.
물건,동물,식물, 모든 사람들...
날아다니는 새, 서로 사랑하는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흔적을 남기고 소리를 내는 것들, 굴러가고 날아가고 밀어내고 들어올리는 것들, 모든 집, 도시들, 빛처럼 빠른 탈것들~~
이 모든 것이 작은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죽으면 다시 작은 조각들로 돌아간다는 사실....
모양이 되었던 것들은 다시 흩어져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작은 동그라미들은 모여 하나의 동그라미가 되고, 작은 세모들은 모여 큰 세모를, 작은 네모는 모여 큰 네모가 됩니다.
결국 모든 것은 처음으로 돌아가며 나를 이루고 있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나'라는 것을 만들어 낸다는 걸 알려주는 것같기도 합니다. 심오하게 생각하면 아주 심오한 메세지지요.
우선은 모양퍼즐로 책에 나오는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 봅니다.
요거 똑같이 하는 것도 은근 재미를 느끼더라구요.
책에 나온대로 아들이 만든 것들이에요.
보고 따라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 어렵지 않게 해냈네요.
요거는 아들이 만들어 낸 것중 일부인데요.
물건을 들어올리는 기중기와 배, 그리고 휠체어를 탄 사람이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책에서 나온 것들에게 살짝 응용한 것들이 많더니 시간이 흐르니 놀다가도 한번 만들어 보고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형상화 해 내더라구요.
글쎄요. 어린 아들이 이 책에 담긴 심오한 뜻은 잘 이해는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단지 조각들이 모이면 하나의 모양새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히해했겠지요.
작은 조각 하나는 의미가 미미할 지라도 그 작은 조각들이 모이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도요.
이 세상의 작은 것들도 그 나름의 쓸모가 있고 또 하나보다는 여럿이 더 큰 의미를 만들어 낸 다는 것도 살짝 이야기 해주었답니다.
세상을 이루는 작은 조각들은 죽어 사라지고 또 새로운 조각이 태어나고 ....
그렇게 세상은 모양새의 변화는 없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는 변화가 순환되고 있겠지요.
어렵지만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표현한 참 똑똑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