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전거 - 피천득 동화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8
피천득 글, 권세혁 그림 / 현북스 / 2014년 5월
평점 :
피천득의 동화로 만든 단 하나의 그림책 <자전거>
피천득 선생님의 서거 7주년을 기념하듯 <자전거>가 우리에게로 조용히 달려왔네요.
피천득 선생님은 작은 체구에 유난히도 순수하고 섬세한 분이란 생각이 드는데 이 동화 역시 참으로 그분 답다 싶었네요. 문득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솟았어요.
어린 시절 이해도 잘 못하면서 읽었으니 지금 읽으면 한구절 한구절 진심으로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
정감 넘치는 그림과도 참으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손에서 놓치 못하고 자꾸 자꾸 들여다 보게 되네요.
이 책이 피천득 선생님의 시문집 <금아 시문선>에 실린 '자전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선생님이 가장 좋아했던 호가 거문고를 타는 아이라는 뜻의 '금아'라고 해요.
'금아시문선'을 찾아보니 수필이 여럿 보이는데요. '자전거'도 보이더라구요.^^
다른 동화가 있다면 꼭 읽어 보고 싶네요.
남이는 칠성이의 두발 자전거를 타고 싶습니다.
칠성이는 어머니가 아시면 큰일 난다며 안된다고 하지만 남이는 조금만 태어달라며 떼를 쓰지요.
결국 칠성이는 남이를 자전거 앞채에 앉히고 나는 듯이 자신도 올라탔습니다.
정겨운 그림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네요.
천천히 운전했지만 바람에 불려서 미끄러져 가듯 소리도 아니 내고 달아났습니다.
아....이 표현들 너무 좋다...
게으름 뱅이 세발 자전거에 비할 바가 아닌 요 자전거 맛...
남이는 칠성이가 마냥 부럽습니다.
조금만 타기로 하구서는 자전거 맛에 내릴 줄을 모르네요.
나무 전봇대며 국밥집의 가마솥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순사가 등장하는 걸 보니 오래전 이야기가 맞네요. 순사가 있을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갑니다.
문득 궁금했어요.
자전거에 타고 있음 왜 순사가 잡아갈까요?
순사를 지나치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탄 남이... 이번에는 자전거바퀴에 제 신발이 스치며 내는 소리에 재미를 느낍니다.
칠성이는 다친다고 하지 말라하는데 남이는 그 소리가 좋아 자꾸 대고 싶었어요.
결국 남이와 칠성이는 자전거에서 떨어져 다치고 마네요.
남이의 발에는 붕대가 감겨 있고 엄마는 우는 남이에게 사내대장부가 다치는 것은 예사라며 달래줍니다.
엄마가 남이를 달래는 소리도 참으로 정겹습니다.
" 인제 알고 보니까 내가 못난이를 낳아 놓았네! 울기는 왜 울어? 오늘 밤에 엄마가 꼭 안고 자면 내일 아침에는 감쪽같이 나아 버릴텐데!"
문밖에는 걱정이 되어 돌아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던 칠성이가 있었습니다.
태우면 안되는데 꼭 타고 싶어하는 남이를 태운 죄밖에 없는데 이렇게 죄인처럼 서있던 칠성이를 보니 마음이 딱합니다.
하지만 남이는 엄마에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칠성이를 야단하지 말라고 하고 칠성이는 좋은 아이라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안심이 됩니다. 엄마도 칠성이에게 남이는 괜찮다며 안심시켜주구요.
남이는 울던 것도 잊고 칠성이를 방으로 부릅니다.
자전거를 탈 때 했던 약속을 잊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칠성이에게 벽장 속 장난감들을 구경 시켜 주기로 한 약속말이지요.
벚꽃과 목련이 만발한 책속에는 자전거 한대로 일어난 일들이 담겨 있습니다.
넘어지고 다치고 하지만 그 안에는 따스한 마음들이 녹아 있네요.
게으름뱅이 세발 자전거 대신 씽씽 달리는 두발 자전거가 타고 싶은 남이의 마음과, 다칠세라 걱정하지만 남이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자전거를 기꺼이 태워주는 칠성이의 따스한 마음...
그리고 다친 남이를 두렵지 않게 달래주는 엄마의 마음까지...
하나하나 이쁘지 아니한게 없네요.
피천득 선생님의 동화를 읽으니 참으로 행복해집니다.
잠실에 있다는 피천득 선생님의 기념관에 가봐야겠어요.
<자전거>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