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고의 날 햇살어린이 14
박주혜 지음, 강은옥 그림 / 현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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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같이 읽다보니 요즘은 번역된 책도 많지만 창작 동화도 꽤 많아지는 것 같아요.
창작동화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작가가 우리 나라 아이들의 실정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가 더 공감하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의 책을 만들어 낸다는 거에요.
<오늘은 최고의 날> 역시 창작 동화로서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이 처한 상황을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담아냈더라구요.
이런 내용은 외국 책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걸요?
현실을 제대로 비꼬고 있지만 왠지 기분이 나쁜게 아니라 엄마도 아이도 모두 그저 안쓰럽게만 느껴지더라구요.
제목도 참 잘 재치있게 지었어요.
제목에 등장하는 '최고'는 으뜸이란 뜻이 아니라 주인공 남자 아이의 이름이랍니다.
최고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살펴볼게요.


 
 
최고한테는 늘 1등만 하고 상도 자주 받는 형 '제일'이가 있어요.
하지만 제일이에게 비밀이 있는데 그 비밀은 이 학교에서 최고만이 알고 있지요.
상을 받고 있지만 하나도 기뻐하지 않는 제일이의 표정만으로도 뭔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어요.
그림도 상당히 재미있죠?
 


 
 
늘 형만 챙기는 엄마에게 최고는 불만이 많아요.
그래서 엄마와 형의 비밀을 폭로하고 싶어하죠.
엄마는 조마조마해 하고 최고는 곧 폭발할 것 같은 폭탄같네요.
도대체 그 비밀이 무엇이길래...


 
 
과학의 날 표어 그리기 대회가 있어 표어를 제출해야 하는데 엄마는 역시 제일이 것만 대신 해줍니다.
엄마와 제일이의 비밀은 바로 제일이가 상을 받는 모든 것이 바로 엄마가 대신 해준 것이라는 거죠.
제일이가 공부할 시간을 위해 엄마는 그 외의 것들을 대신 해주는 거에요.
상을 받고도 기뻐 할수 없었던 제일이의 심정을 알것 같네요.
엄마가 대신 해준 형의 표어는 깔끔하고 참 좋았어요.
하지만 최고가 열심히 머리를 굴려 만들어낸 표어는 지저분 했지요.
공부하고 돌아온 형이 침대에 누워 잠들어 버리자 최고는 자기의 표어와 형의 표어를 바꾸어 가방에 넣어버립니다.


 
 
최고는 표어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걸 선생님께 들키고 말았는데요.
이상하게 제일이는 또 상을 받게 됩니다.
최고가 열심히 생각하고 그린 표어로 제일이가 상을 받게 되자 최고는 견딜수 없어 그만 대성통곡을 하고 말아요.
그럴수 밖에요. 형이 받는 상은 최고가 받아야 할 상이었으니까요.

 


 
 

최고는 이제 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아요.
형의 숙제가 모두 엄마것인지도 모르는 학교는 더이상 가고 싶지 않았겠지요.
또  하루 종일 우는 동생을 보는 제일이도 맘이 편치 않았어요.
그래서 큰 결심을 하고 제일이는 선생님한테 과학의 날 표어가 자신의 작품이 아닌 동생의 작품임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이젠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겠다고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그런 제일이를 엄마는 꼭 안아주네요. 늘 어리게만 보던 제일이가 많이 컸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제일이가 마음의 짐을 덜어낸것 같아 제가 다 속이 시원하더라구요.


 
 
이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오네요.
제일이는 늘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는 마음의 짐을 덜었고, 최고는 자신의 힘으로 상을 받게 됩니다.

 

 
 
과학실 앞에 붙어 있는 최고의 표어를 보는 최고의 표정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상이란 것은 정말 잘한 사람에게 주어야 맞는 거니까요.
 
요즘은 아이들 숙제가 엄마 숙제라는 말이 있어요.
아이들이 숙제할 시간도 없을 뿐더러 상장을 받게 하기 위해 엄마들이 아이 대신해서 숙제를 해주기 때문이죠.
그런 엄마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내 아이가 제일이처럼 마음의 큰 짐을 갖게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상을 받아서 내 아이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내가 한게 아닌 것으로 상을 받으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질까요?
아마도 최고가 자신의 힘으로 해낸 표어로 상을 받은 것이 더 큰 의미와 효과가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이 책은 아이들도 읽어야 하겠지만 엄마들도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최고와 제일이가 제자리를 찾고 엄마도 무엇이 옳은지를 알게된 해피엔딩이라 속이 후련하네요.
엄마가 해준 숙제로 상을 받는 제일이의 모습을 볼때마다 최고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그 모습은 스스로 열심히 한 친구가  엄마들이 해준 숙제로 상을 받는 친구를 볼때마다 느끼는 감정과 같을 거에요.
내 아이가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은 스스로 해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을 알고 그것으로 인정을 받았을때가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아이의 상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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