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놀이터 햇살어린이 10
임문성 지음, 이은영 그림 / 현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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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아직 잠들어 있는 둘째 아이가 깨기를 기다리며 이 책을 집어 들었어요.

옆에서 조용히 책을 한장 한장 넘기는데 가슴이 참 뜨거워 지더라구요.

순식간에 읽어버렸네요.

표지에서 주는 느낌이 조금은 서글퍼 보였지만 내용도 달빛처럼 은은하게 감동스러웠어요.

옆에서 쌕쌕거리며 천사처럼 자고 있는 아이를 다시금 들여다 보며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줘서 참 고맙고, 제가 아이들 옆에 있을수 있어서 참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네요. 

 

 

자유로워 보이는 이 아이... 바로 단아랍니다.

단아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아이에요.

꿈속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하늘을 날것 같았는데 그 순간 할머니가 깨워서 속상하기만 한 단아..

그래요. 꿈이란 늘 결정적이고 꼭 보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는 순간에 깨어 버리고 말아요.

저도 그런 적 너무 많아요. 그저 꿈일 뿐인데  그 아쉬움이란...

단아 역시 현실에선 민들레 조차 볼수 없지만 민들레가 보이고 그 민들레 처럼 날수도 있었는데 꿈에서 깨어 버렸으니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수 없었겠지요.

꿈속에서는 맘껏 볼수 있으니 늘 자고 싶은 단아...  

그런 단아를 두고 엄마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빠도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고 없지요. 

단아는 외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할머니는 작은 문구점을 하세요.

단아가 먹기 편하게 늘 밥을 비벼 놓는 할머니... 비벼 놓아 맛을 제대로 느낄수 없는 그 밥이 싫어 엄마의 맛난 밥상이 그리운 단아...

할머니는 그런 밥상을 차려두고 문구점으로 가십니다.

할머니는 단아에게 가게에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자장면도 사먹자고 하셨지만 단아는 따라 나서고 싶지 않았어요.

가게에 앉아있으면 아주머니들의 생각없는 말에 상처를 받게 되니까요. 그 말을 듣고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이 낫다고 느끼는 거겠지요.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들이 누군가에는 촌철살인이 될수도 있는데 말이죠.

 

 

할머니는 언제나 텔레비젼을 켜두고 리모컨을 단아 옆에 두십니다.

심심한 단아를 위한 할머니의 배려겠지요.

단아는 텔레비젼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듣게 됩니다.

오늘 밤 슈퍼문이 뜨고 그 슈퍼문이 뜨는 날에는 신비로운 기적이 일어난다며 소원을 빌어보라고 하네요.

 슈퍼문? 신비로운 기적? 소원?

단아는 소원을 빌기는 커녕 달빛을 받아 은은히 빛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엄마가 그리워 울고 말았어요. 

그런 단아의 모습을 하늘에서 지켜볼 엄마도 울고만 있을것 같네요. 

 

 

 

단아는 '망막 색소 변성증'이라는 병에 걸려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어요.

엄마는 그런 단아의 곁을 늘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고 친구들은 그런 단아를 마마걸이라며 놀리기 시작했어요.

돋보기 같은 안경을 끼고 손전등까지 들고 공부를 하는 단아를 심봉사라고 놀리기도 했지요.

그런 단아를 위해 새벽 기도를 나선 엄마는 그만 트럭에 치여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왜 늘 불행은 한꺼번에 다가 오는 걸까요?

한참을 자고 일어난 단아는 배도 고프고 할머니가 말한 자장면도 먹고 싶어 할머니에게로 가기로 합니다.

집에서 가까우니 혼자서 충분히 갈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엄마와 함께 다니던 그 길에는 단아가 모르는 새에 도로가 생기고 말았어요.

결국 단아는 차에 치일뻔하고 자전거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어요.

그때 누군가 단아에게 손을 내밉니다.

"괜찮니?"

다행이 근처의 할머니가 오셔서 단아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어요.

눈 먼 단아에게 세상은 건널수 없는 강과 같고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먼산처럼 느껴지네요.

 

 

 

슬프고 힘들땐 잠이 제일 좋은 보약이지요.

단아에게도 잠은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같은 거겠지요.

저녁도 먹지 않은 채 잠을 자던 단아는 맑은 달빛에 눈을 뜹니다.

옆에서 입을 벌린채 잠든 할머니가 보였어요.

마당에 나오자 둥근 달님이 달빛을 뿌리고 있는게 보였어요.

그래요... 단아가 보고 있어요.

슈퍼문의 기적이 단아에게 일어난 걸까요? 

단아는 집밖으로 나가 봅니다. 그리고 놀이터로 갑니다. 이렇게 지척에 있었는데 낮에 그렇게 고생을 한걸 생각하니 단아는 속상하기 그지없어요. 

단아는 그네에 타보았어요. 그런데 그네는 하늘을 향해 올라가지 않네요. 늘상 엄마가 밀어주어 단아는 혼자서 그네를 탈줄도 몰랐던거에요. 

그런데 그때 누군가 자신의 그네를 밀어줍니다.그 아이의 이름은 양동이라고 하네요. 짧은 머리에 어울리지 않는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있어요.그리고 차가운 손..... 

그 날 밤 동이와 단아는 친구가 되어 달빛을 구경했어요. 동이는 단아에게 자개가 예쁘게 장식된 손거울을 선물로 줍니다. 그 거울에 달빛을  모아봅니다. 그 달빛은 단아를 지켜줄 수호신이 될거에요. 

 

 

동이가 있어 참 좋았는데 동이는 내일 떠나야 한대요.

이제 좋은 친구가 생겨 너무 좋았는데 동이는 서울로 가야 한대요.

동이와 단아는 이제 헤어져야 하는데 단아의 눈도 점점 시야가 좁아져요.

슈퍼문의 기적은 여기까지 일까요?

동이는 단아에게 마음의 눈으로 보면 다 볼수 있다고, 네가 본 것들을 모두 기억해 보라고 ,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 두고 보라고 말해줘요.

그리고 오늘처럼 달빛이 밝은 날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동이와 아쉽게 헤어진 단아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다음날 할머니는 단아가 가지고 있던 손거울을 보게 됩니다. 할머니 눈에 익은 그 손거울은 단아의 엄마의 것이었지요.

그래요 .동이란 아이는 바로 단아의 엄마의 어릴적 모습이었던  거에요.

그렇게 엄마는 단아에게 힘을 주고 싶었던 거겠지요.

그것이 꿈이었든 ,기적이었든 단아에게 엄마가 늘 지켜보고 있다는 걸을 알리고 싶었던 거겠지요.

단아는 이제 세상으로 나설 용기가 생겼어요. 이제 마음의 눈으로 볼수 있는 힘이 생겼으니까요.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엄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진짜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행복한 웃음을 볼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단아가 희망을 갖고 미래를 꿈꿀수 있게 되어 다행이에요.

이 책이 가진 슬픈 기운보다 희망을 노래하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절망하고 원망하고 좌절하고 포기하면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아요. 

 희망을 가지고 좋은 면을 보고 노력하면 더 멋진 변화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며 단아를 늘 응원하고 싶어요. 이 책의 단아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단아같은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네요. 적어도 단아 옆에서 단아를 불쌍히 여기며  무심코 내뱉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줌마가 되지는 않을려구요. 세상의 힘든 아이들에게 슈퍼문의 기적이 있기를... 조심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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