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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돌이 우리 형
존 D. 피츠제럴드 지음, 하정희 옮김,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엔 그저 얄밉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만 상황을 이끌어가고, 언변이 청산유수에다 돈버는 일에는 천재적인 톰...
우리 딸이 남동생에게 톰처럼 행동할때가 더러 있어서 톰의 행동이 어떤 식인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불쌍한 동생 존이 늘 당하기만 하기에 똑똑한 톰의 편이기 보다는 늘상 당하기만 하는 존의 편에 서주고 싶었다.
하지만 톰의 비상한 머리에는 감탄이 들기도 했다.
어찌나 얄궂게 구는지 오죽하면 형들보다 먼저 병에 걸려 자신이 건강해지고 형들이 아픈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 물론 이 일도 톰에 의해 하나 좋을것 없는 일이 되어 버렸지만...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톰형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결국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마는 존... 아.. 안타깝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얄밉게만 보이던 톰이 점점 매력적으로 바뀐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톰은 자신의 머리를 이용해 훌륭한 일들도 해내고 다른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프랭크와 앨런이 해골동굴에서 길을 잃었을때 , 어른들은 포기했지만 톰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얻을 그 무엇이 있긴 했지만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친구들을 찾아낼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멋지게 그들을 구해낸다. 물론 자신의 이득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스에서 이민 온 바실리우스가 미국아이들에게 적응할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물론 자신의 이득을 놓치지 않았다.
바실리우스가 맞아가면서 자신감을 찾고 자신이 잘 할수 있는 것을 발견하게 하고 언어를 가르쳐 주고..
바실리우스를 제대로 가르치는 모습을 볼때는 톰이 너무 근사하기도 했다.
그저 놀리고 왕따를 시키는 다른 친구와 다르게 약한 자 편에 서서 도와주었으니까..
물론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바실리우스의 변화는 톰에게도 변화의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애비 아저씨 사건을 통해서 톰은 전혀 다른 아이로 느껴진다.
한낱 자신의 꾀만 믿고 남을 이용하는 아이가 아닌 약속을 지키고 누군가의 자존심도 지켜줄수 있는 멋진 남자처럼 느껴졌다.
또한 톰은 정의롭기도 했다. 자신의 뜻을 쉽게 굽히는 아이가 아니었다.
학교에 새로 오신 스탠디시 선생님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기도 했다. 물론 방법론적으로는 좋지 못했지만 정의감이 넘치는 모습 역시 톰의 근사한 면이기도 하다.
톰의 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일은 바로 앤디의 일이다.
앤디는 파상풍때문에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의족을 끼고는 어떤 일도 할수 없었고 자신을 못쓰는 빗자루라고 한 아빠의 말로 상처를 입고 자살을 기도한다.
어이없게도 존은 자살이 무엇을 의미하는 줄도 모르고 그저 앤디를 돕는 다는 착한 마음에 앤디의 자살을 돕기로 한다.
아이의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물론 지금의 아이들은 이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이 1896년대라 가능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수세식 변기의 등장도 그렇고 아이들이 집안일에 많은 도움을 주는 모습도 그러하다.
요즘 아이들이 전혀 접할수 없는 새롭기도 하고 낯선 모습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하다.
여튼 톰은 앤디와 존의 자살 장면을 목격하고 도움을 주기 시작한다. 물론 이것 역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앤디가 걸을수 있도록 도와주고, 앤디가 집안 일을 할수 있도록 도와주어 자신이 쓸모없는 빗자루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앤디의 장점을 찾아 그 장점으로 누구보다 잘할수 있는 일을 찾아주고 자신감을 갖고 삶의 의지를 갖게 해주었다.자살을 하려던 앤디를 살고 싶게 만든 것이다. 와.. 멋지다 톰... 근사하다 톰...
물론 이 일 역시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톰은 앤디의 진심어린 감사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존의 말대로 톰은 이상한 병에 걸린걸까?
겸손해지고 착해졌다.
속에서 아주 좋은 느낌이 느껴진다고 했다. 깨끗하고 따뜻해진 느낌, 성탄절 다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무언가가 찾아와서 속에서 아주 좋은 느낌이 일어났다고 했다.
역시 언변이 뛰어난 톰의 표현답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톰에게 일어났던 좋은 느낌을 받아 새롭게 태어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톰이 느꼈을 그 아주 좋은 느낌, 깨끗하고 따뜻해진 느낌을 이 책의 독자들이 느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모두는 아니더라도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그런 변화가 생긴다면 참 좋겠다.
자신의 꾀와 좋은 머리를 자신을 위해서 보다 누군가를 위해서 썼을때 더 자신이 얻는게 많다는 걸 아주 재미있게 담은 <꾀돌이 우리형>
아주 짧은 시간내에 읽을수 있을만큼 재미와 감동과 교훈을 두루 담은 책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