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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만 그래? - 빨간머리 마빈의 억울한 이야기 ㅣ 햇살어린이 8
루이스 새커 지음, 슈 헬러드 그림, 황재연 옮김, 이준우 채색 / 현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세번째 마빈과의 만남~
마빈의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마빈이 점점 괜찮은 아이로 느껴진다. 처음엔 그저 어리숙하고 다소 엉뚱하기도 한 그저 그런 10살의 남자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왜 나한테만 그래?>를 읽으면서 꽤 괜찮은 녀석이구나 싶다.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 기대가 되고 말이다.
<왜 나한테만 그래?>는 요즘 아이들이 많이 공감할수 있는 내용인 왕따 이야기다.
마빈보다 힘도 세고 덩치도 큰 클래런스와 월볼을 하다가 마빈은 클래런스의 공이 선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클래런스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마빈이 코를 파고 있었다고 장난을 치고 말았다.
그 걸 듣고 있던 다른 친구들은 그 이야기가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르고 키득거렸고, 삽시간에 마빈은 코나 파는 아이로 전락해버렸다.거짓이 금새 기정사실화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클래런스는 더 기고만장 해져버렸다.
친구들도 마빈을 더럽다며 피하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닉과 스튜어트도 마빈의 편에 서주지 않고 오히려 마빈을 피했다.
그리곤 헤더의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라는 설문에 닉과 스튜어트는 서로의 이름을 댔다.
마빈이 얼마나 실망스럽고 속상할지.. 마빈의 입장이 내 아이라면 얼마나 가슴 아플지... 괜히 내 속이 상하는 부분이었다.
닉이 마빈이랑 가장 친하다고 하면 아이들이 자신도 코를 파는 애라고 여길까봐 마빈에게 거리를 두었다고 하는 모습도 요즘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 시선때문에 용감해지지 못하는 아이들...진실의 편에 서지 못하는 아이들...
비단 책속의 에피소드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비슷한 일들이 교실안팍에서 얼마나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을까?
또 그것으로 억울하게 고통받는 아이들도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마빈은 그냥 포기하고 풀죽어 다니지 않았다.
자신의 어려움 속에서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 자신의 문제를 깔끔히 해결해 냈다.
마빈은 자신의 설문 조사 숙제로 아주 좋은 문제를 생각해 냈다.
바로 " 코를 파본적이 있니?"였다.
그 질문에 친구들은 모두 곤란해 했지만 결국 yes라는 대답을 할수 밖에 없었다.
마빈은 노스 선생님은 물론 교장 선생님에게서도 yes라는 대답을 받아냈다.
세상에 코를 안파는 사람은 없으므로..
클래런스만 빼고...
결국 거짓말을 한 클래런스는 친구들에게 도리어 야유를 받았다.
이제 다시 마빈은 정상적인 마빈의 자리로 돌아왔다.
슬퍼하고 자책만 하지 않고 현명하게 해결책을 찾아 문제를 극복해 낸 마빈.. 왠지 빨간머리, 주근깨 투성이 마빈이 근사해 보인다.
친구란 어려울때 옆에 있어 주는 것이라는 아빠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과연 나는 진정한 친구가 얼마나 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로 남아있을까? 생각하니 왠지 자신이 없다.
살다보면 억울한 일도 생길 것이고 , 사소한 오해로 친구를 잃을 수도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 할 것이다.
결국 그런 문제 앞에서 절망하고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필요할 것같다.
마빈은 조금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자신의 문제를 가족과 함께 상의했다. 그러는 중에 해결책도 튀어 나왔다.
아이에게 나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문제가 생겼을때 숨기고 싶은 부모가 아니라, 말해도 도움도 안되는 부모가 아니라, 함께 문제 해결책을 찾을수 있는 부모, 해결해주리라 믿을수 있는 부모...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그럼 내 아이도 마빈처럼 현명하게 잘 풀어나갈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빈... 너 참 멋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