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아기의 여행 - 이원수 단편 동화 햇살어린이 3
이원수 지음, 김태연 그림 / 현북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이원수 작가님의 장편 동화 <산의 합창>, 중편 동화 <유령가의 비밀>에 이어 단편 모음인 <별아기의 여행>까지 읽어보면서 이 책이 울 아이들의 가슴에 가 닿을수 있을까 ?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너무 오래된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배경과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이해는 될까? 싶더라구요.

이 시대를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보낸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아이보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 따뜻한 화로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나오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은 8개의 단편동화의 모음인데요.

8편 모두 따스한 느낌이 들어요. 독특한 이원수 작가님의 시선이나 표현들이 읽으면 읽을수록 좋아요. 요즘 책에서는 느낄수 없는 감성이 담겨 있어서 저는 참 맘에 드는 책이랍니다.


 

8편의 단편 동화중에 제목과 같은 <별 아기의 여행>을 소개해볼게요.

별나라에서 자란 아기 스스가 지구에 와서 보고 듣고 겪는 이야기인데요.

설정이 참 이쁜것 같아요. 별나라의 아기가 지구에 온다는 게 참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그 별나라 아기가 한국에 온것도 다행이구요.^^

스스는 아이들이라면 원하고 꿈꾸는 모습을 하고 있어요.

유리처럼 투명해 보이기도 하고 몸의 빛깔이 때에 따라 여러 가지 빛깔로 변하며 공중에 떠서 날기도 하고 총알처럼 빨리 달리기도 해요.

스스는 이제 지구를 둘러봅니다. 스스는 눈이 내리는 모습도 보고 나뭇가지에 조그마한 움(새싹)이 기지개 켜는걸 볼수 있었고 언 땅속에서 씨앗들이 몸부림 치는 걸 볼수 있었어요.

스스는 생각합니다. 아. 지구는 온통 살아있구나... 지구는 사람뿐만 아니라 땅덩이 속까지 살아있구나 ..


 

요 그림은 어린 왕자같은 느낌이 들죠?

스스는 지구에 넘치는 사랑도 느낍니다. 해가, 꽁꽁 언 나뭇가지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 넣어주고, 언 얼음에도 호오호오 입김을 불어 넣어줍니다.

언 땅에도, 아이들이 밟아서 더러워진 눈에도 해는 입김을 불어줍니다.

그리고 썰매를 타던 소년이 동생의 언 손에도 입김을 불어줍니다.

스스는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이 사랑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알고 해를 시샘하던 마음도 녹았습니다.

스스 자신의 가슴에도 해가 와서 안기는걸 느낍니다.

정말 표현이나 느낌이 너무 아름다운것 같아요. 해가 지구에게 입김을 불어 넣어준다는 표현...정말 최고에요..

살아있는 지구, 사랑이 가득한 지구.. 그리고 스스는 어떤 모습의 지구를 만나게 될까요?

스스는 지구에 담긴 정다운 마음도 느끼며 이젠 지구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스스의 마음이 표현되기 시작해요.

그중에도 전쟁놀이중이던 용이의 이야기가 참 가슴이 아파요.

베트남 전쟁터로 떠난 형을 만나고 싶은 용이에게 스스는 형을 만나러 가도록 도와줍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베트남으로의 여행을 통해 용이는 형을 만날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지구에는 사랑도 있고 따스함도 있고 정다움도 있지만 그에 함께 전쟁으로 인한 죽음같은 불행과 슬픔과 고통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요.

별 아기 스스가 지구에서 보았던 것들은 바로 우리의 모습같아요.

이 이야기 외에도 7편 모두 참 따스하고 정겨운 우리의 이야기랍니다.

엄마가 읽어주면 마치 전래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시대적으로 힘든 시기가 배경인지라 책을 읽으면 마음이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이 많이 읽고 공감하긴 어려울지라도 이런 시대가 있었다는 것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쉽게 읽히고 신나고 가벼운 책을 벗어나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수 있지만 따스한 감성을 자극할수 있는 동화를 읽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것 같아요.

이원수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이분의 감성이 참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혼자 읽기보다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은 책인것 같구요. 좋은 글은 시대를 초월하기 마련인데 이 동화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에 가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살며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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