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무 위 고아 소녀 ㅣ 청소년시대 1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영미 옮김 / 논장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고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때문에 슬픈 성장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통념, 편견 같은것이 작용했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그 편견과 통념을 깨는 시원함을 가졌다.
고아지만 없는게 가족밖에 없는 고아라니... 고아이니 가족이 없는건 당연하겠지만 부자고아란 단어가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 하지만 그것이 더 맘에 들었다 .왜 고아는 외로운 존재인데 불쌍하고 안타까운 존재이어야만 해? 소설이지만 이렇게 그 편견을 깨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영화로 보았던 빨간 머리 앤이 자신의 지난 시절( 그당시 11살 이었던 앤)에 대해 마릴다 아주머니에게 털어놓는데 참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여기저기에서 돌봄을 당해야 했고 가난하게 고아의 인생을 살아야 했던 슬픈 앤의 독백은 단단한 마릴라 아주머니의 마음도 움직였으니까...
그런 평범하고 그렇고 그런 고아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기분 좋게 이 책을 읽어 갈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가족만 없고 모든게 다 있는 삶과 가족은 있으나 가난한 삶... 과연 무엇이 더 행복한 삶일까 하고 말이다. 나에게 하나의 삶을 선택하라면 난 무엇을 택해야 할까? 쉬운듯 어려운 선택이 될것 같다.
클라라가 미국에서 만난 의외의 가족 제러마이아 할아버지와 함께 한 3주간의 시간동안 클라라는 파리에선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운전, 자전거, 초경, 그리고 지미와의 키스까지..
그리고 클라라는 제러마이아 할아버지의 열정을 통해 , 할아버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대한 시각을 바꾸었다고 했다.
인생을 살면서 내 인생을 변화시킬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날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운인가.. .난 그런 사람이 있었던가 싶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의 내인생과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클라라가 할아버지와 친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뭔가 있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할아버지가 클라라의 할머니의 첫사랑이었던 것이다. 억지같은 우연일수도 있겠지만 우연은 언제나 억지스러운것이 아닐까?
할머니가 유산처럼 남겨준 편지를 통해 클라라에게 사랑은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고 인생을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또한 할아버지의 선물인 연장통의 연장들의 꼬리표를 읽으면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 책이었지만 나에게도 참 많은 인생의 팁을 알려주었다. 나도 내 아이에게 혹은 내 손자손녀에게 남겨줄 인생의 팁을 마련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좀더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것은 지금 내게 삶을 함께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이고 그 가족으로 인해 내 삶이 혼자일때보다 더 열정적이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나무 위 고아소녀 클라라가 미국에서 보낸 3주간의 시간동안 몸과 마음이 모두 성장했고 결핍을 충족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