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케치북 - 그림에 번진 상처를 어루만지다
김태진 지음 / 어바웃어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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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프로나 육아 프로를 보다보면 늘 아이의 심리 검사의 시작은 그림을 그리는 거였어요.

나무를 그린다거나, 집을 그려본다거나,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을 그려보게 하지요. 그러면 그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행동이나 그려진 그림을 보고 의사선생님은 아이의 심리를 읽을수 있었지요.

참 궁금했어요. 저게 가능한 것일까? 그림이란 하나의 스킬이 묻어나는 것일수도 있는데 그걸 보고 아이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긴 한걸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이책이 더 읽고 싶어 졌어요. 의사 선생님이 아니라 미술 선생님이라서 더 궁금했어요. 의학적으로가 아닌 정말 미술심리를 읽어내지 않을 까하는 궁금증이 컸지요.

그리고 이책을 읽고 나면 내아이의 끄적거림에서 뭔가를 발견해 내고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답니다.

 

책은 세 챕터로 나뉘어 있어요. 첫번째- <나를 만나다>

이 책의 저자 김태진씨는 아이가 방황을 하여 간디학교로 보냈고 그러다 본인도 간디학교로 가서 미술선생님이 되셨대요. 거기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숨겨진 감정과 상처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게 돕고 있어요.

이 선생님도 아이들과 가장 먼저 한것이 나무와 집과 가족이네요.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성격과 심리를 읽어낼수 있다고 하고 또 대체로 정확하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상처를 품은채 어른이 되고 그 자아는 성숙하지 못하고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데 이를 <상처받은 내면아이>라고 해요. 우리 아이들이 어린 아이를 품고 어른이 되지 않도록 도와야 하고, 만약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의 근원을 찾아 치유를 해줘야 어른이 되어서 그 둘레를 벗어날수 가 있어요. 아마 부모가 된 우리들도 마음속에 부모로, 혹은 친구로 받았던 어렸을때의 기억이나 상처때문에 움추리고 괴로운 부분이 있을것 같아요. 그 원인을 찾아 치유하지 않으면 같은 고통을 아이에게 줄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고 부모인 나 자신부터 치유가 필요할것 같네요.

이책에는 아이들의 그림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그림은 단순히 상황만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아이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반영하더라구요. 신기하면서도 아이들의 그림이 나타내는 마음에 가슴도 아파졌답니다.

어항에 가족물고기를 그려보는 게 나와서 아이에게 그려보게 했어요. 울딸은 7살인데 사실 아이의 그림을 보아도 전 잘 모르겠어요. 물고기의 크기는 부모의 서열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크기는 맞는거 같고 물고기의 표정이 밝아보여 우리 가족에 긍정적인 느낌이구나 하고 저혼자 생각했어요.

자신을 어항 맨위에 그리면 자기중심적이고, 수직으로 배열하면 권위적인 가족관계. 수평적으로 그리면 친밀한 관계를 나타낸다고 하네요. 아이에게 어항 그림을 그려보게 해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을수 있을지 모릅니다.

두번째 챕터는< 나를 사랑하다 >에요.

색에도 감정이 있듯이 감정에도 색이 있답니다. 그래서 다양한 색을 만들어 보면 그만큼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기에 좋대요. 아이가 선호하는 색을 살펴보면 아이의 마음을 조금은 읽을수 있을것 같아요.우리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어두운 감정들이 내제되어 있어요. 아이가 어두운 감정을 표현했다고 호들갑 스럽게 반응하면 안되요. 어른이 심각하게 반응하면 아이들은 마음을 꽁꽁 숨길테니까요.

파랑 , 녹색, 보라를 선호하는 사람은 내향적일 경우가 많고, 빨강, 노랑 ,주황을 선호하면 외향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대요. 아이가 어떤 색을 선호하는지 한번 체크해보세요. 아이의 성향을 조금은 알수 있을것 같네요.

아이들은 커가면서 학교생활과 다양한 사회생활을 통해서 많은 상처도 받고 힘든 일도 겪게 될거에요. 그런데 부모가 도움이 되지 못하면 아이들은 의지할 곳이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제복을 입은 어른이 아니라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수 있는 멘토가 필요한거랍니다. 멘토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건데 우리 부모들이 그 역활을 해야겠지요. 내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요.

이책을 읽으며 참 많은 걸 배웠어요. 어느 육아서 못지 않은 책인것 같아요. 아이의 그림을보고 먼가 캐낼것이 없을까 하며 읽다가 많은 반성이 되었어요. 아이를 가르치기만 하려했던 제 자신이 많이 반성이 되었어요. 아이에게 필요한건 가르침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였는데 말이죠.

 

김태진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에도 그림을 그려보게 하고 바닷가 모래밭에도 그림을 그려보게 했어요. 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뻥 뚤리는것 같았어요. 제가 이 아이들의 부모라면 선생님께 넘 감사할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아이들이 느끼는 해방감 같은게 저에게도 느껴지네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꿈에 대해 자주 물어보신대요. 꿈이 내것이 되려면 자꾸 생각하고 그려보고 미래를 상상하고 사람들에게 자기 꿈에 대해 이야기 할수 있어야 한대요. 이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읽었었는데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내것이 된것을 머리속으로 계속 상상하고 그리면 이루어 진대요. 저도 아이들에게 늘 말해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상하고 머리에 그림을 그리라고요.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할지는 모르지만 그런 걸 자꾸 해보다 보면 정말 이루어 지지 않을까 싶어요.

선생님은 그림을 통해서 아이의 감춰진 상처를 발견하시고 또 발산하게도 해주시고 또 꿈도 찾게 해주셨어요. 그림이란 단순히 연필이 지나간 자리는 아닌것 같아요. 아이의 무언의 언어이고 생각의 표현이었어요.

여기저기서 그림이 이런이런 걸 알려준다고 많이 들었어요. 또 어디선 단순한 그림 한두장으로 아이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구요. 둘다 맞는것 같아요.

그림은 많은 이야기를 해줄수도 있고 또 아무 의미 없는 그림도 있을수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것은 그림은 분명 아이의 표현이고 아이가 표현한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이 나타내는 것이 있다면 치유의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는 거에요.

이책에 나오는 다양한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이런 그림을 그리게 하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이 넘 부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상처들이 치유되지 않고 어른이 되면 또다른 아이 어른이 될테니까요.

내아이에게는 이 선생님이 없지만 엄마인 제가 아이의 멘토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도 내면아이가 있겠지요. 저에게도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가 마음속에 있을것에요. 이 책을 한번 더 읽고 나는 어떻게 내 내면아이를 어른으로 만들지 고민해봐야 겠어요.

아이를 더 이해하게 만드는 책. 그림을 단순히 그림으로 보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는 책. <아이의 스케치북> - 그림에 번진 상처를 어루만지다~ 엄마라면 꼭 읽어볼 만한 또다른 성격의 육아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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