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성장 판타지 소설 <푸른 빛을 띠는
아이들> 읽어봤어요.
지식과 감성에서는 어른들의 책들을 많이
출간하던데 요즘은 아이들을 위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어 두 아이의 엄마로서 반가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특히나 역사 소설은 독서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적인 효과에 있어서도 만족감이
높답니다.
이 책은 역사 속 위인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모험을 즐기며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내가 역사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 서윤이는 가정이 화목한 편은
아니네요.
엄마와 아빠가 자주 다투시고 그걸 듣고 싶지 않아 귀마개를
끼고 잠이 든답니다.
늦잠을 자서 학교에 늦은 서윤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트럭과 부딪힐 뻔하게 되는데 그 순간 서윤이는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요.
자신이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디즈니랜드에 와있는 자신을 보게 되죠. 그런데 자신에게 푸른 눈빛으로
무언의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지만 그 주변의 기이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외면하고 그것이 모두 꿈이라고
생각해버리죠.
잠에서 깨어난 서윤이는 자신의 방에 누워있었고 본인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요.
자신에게 간절히 구원의
눈빛을 보내던 소년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 서윤이는 괴롭기만 합니다.
그
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동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딘가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요.
그런데 경주에 지진이 일어난 후 서윤이의 얼굴에 투명한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이 푸른 빛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서윤이네 반으로 전학 온 남자아이에게서도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했어요. 그 아이의 이름은 태현일이었고 푸른 빛의 아이였죠.
두 아이는 서로에게서 푸른 빛이 나는 공통점을 찾았어요. 그리고 두 아이가 손을 맞대자 그곳에 있던
아이들 모두 시공간 이동을 하게 됩니다.
서윤이는 잘 몰랐지만 현일이는
뭔가를 알고 있더라구요.
한반도의 지진으로 시간판이 부서지고 그렇게
떨어져 나간 시간판이 과거로의 통로를 만들고 있는데 그것들을 찾아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놓아야 하지만 검은 그림자들도 그것을 찾고 있다는 점과
그들이 과거로 들어가 푸른 빛이 나는 아이들을 제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서윤이도 알게 됩니다.
디즈니랜드에서 푸른 빛이 나는 아이가 왜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바라봤는지 이해가 되었지요.
우연찮게 시공간 이동을 하게 된 기영이와 희진이는 어쩔 수 없이
서윤이와 현일이와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어디서 역사 이야기가 나올까 했는데 바로
나오더군요.
아이들이 시간 이동한 곳이 바로 영조와 사도세자가 있던
시대였어요.
영조의 귀하고 총명한 아들 사도세자가 노론 소론의 당파싸움에
희생자가 되어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약용의 아버지 정재원이 자신의 아들이 정치와 먼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귀농이라 이름 지었다는
사실을 읽어볼 수 있답니다.
이름을 귀농이라 짓는다 한들 타고난 총명함을
감출 수 있겠어요?
책 읽기 좋은 곳으로 가서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던
귀농이는 검게 변해버린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가 자신을 헤치려 하는 시온이와 마주하게 되는데 살려달라 소리치는 귀농이의 목소리를 듣고 서윤이와
아이들이 도와주게 됩니다.
그리고 귀농이를 괴롭히던 시온이와 함께 또
다른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어른이 된 귀농이는 정약용이
되어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된답니다.
현일이는 검은 그림자로부터 귀농이를 살려내고 다시 온
곳에서 정약용을 만나 것은 그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서용보라는 사람의 그림자가 심상치 않았는데, 서용보라는 사람이 궁금해 찾아보니 정약용이 서용보의
비행을 고발한 것이 악연이 되어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검은
그림자의 지배를 받는 서용보 때문에 아이들도 다치고 정약용도 묶여서 고생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임금의 어명이 내려와서 서용보와 수령은 포박당하고
아이들은 서윤이의 푸른빛으로 그곳을 빠져나가게 됩니다.
역사와 판타지가
어우러지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계속되더라구요.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후 자취를 감추었던 현일이는 일 년
만에 서윤이 앞에 나타났는데 그 이후 현일이는 이전과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답니다. 굉장한 장난꾸러기가 된 것이죠.
그런데 이것도 다 이유가 있었더라구요.
한반도의 또 다른 시간판 조각을 찾기 위해서였고 이 조각판 때문에 아이들은 또다시 시간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김구 선생님의 어린 시절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역시나 검은 그림자 무리가 가만두지를 않는군요.
아이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어른이 된 창암 김구 선생님과
윤봉길 의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역사 속 인물을 실제로 만나게 된
아이들은 그들을 돕고 싶지만 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지요.
동화로 읽고
있지만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여전히 숙연해지는 무게감으로 다가오더군요.
또 아이들의 역사 개입으로 역사가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뜨거운 역사의 현장 이야기가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네요.
함께 여행을 했던 아이들은 현실로 돌아오면서 기억을 잊었고
다만 서윤이와 현일이만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났던 기억을 하고 있어요.
그
아이들은 푸른 빛을 띠는 아이들이기 때문이지요.
과거의
핵심 인물들을 현재의 아이들이 만나면서 역사를 경험하는 역사 동화로서 나름의 재미가 있는 책이었어요.
시간 이동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의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된 이후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설정도 좋았고
검은 그림자로 표현이 되었지만 우리의 역사를 어둡게 만드는 사건, 인물들을 대변한다는 생각에 그것들로부터 아이들이 정약용과 김구를 지켜내는
모습도 역사를 지키고 이어가는 것은 아이들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더군요.
이야기의 흐름이나 표현이 살짝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아쉬운 것도 있지만 푸른 빛을 띠는
아이들은 우리의 나라를 이끌어 갈 어린이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가 푸른 빛을 띠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더라구요.
역사 판타지로서의 재미가 있는 책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