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우리들의 시간들 청소년 권장 도서 시리즈 2
김경구 지음, 이효선 그림 / 틴틴북스(가문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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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구 청소년시집 <풋풋한 우리들의 시간들>을 읽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들~
이 시집을 아이들이 읽을 시간이 있을까? 시집을 읽으며 눈물 흘리고 공감하던 시절의 감성을 지금 아이들도 받아들여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럼에도 이 시집을 읽으며 분명 공감하고 위로받고 치유가 될 아이들도 있을 텐데 그 아이들의 손에 이 시집이 꼭 들려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더군요.
저야 옛날 감성이라 시들을 읽으며 풋 하고 웃고 가슴이 찡해지던데 마냥 순수하고 철없는 직진의 시절이 청소년 시절인데 그런 감성들을 즐기지 못하고 경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안타깝다는 사실을 이 시집을 읽으며 더 통감하게 됩니다.


 

첫 시부터 서글프네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줄 달린 인형>
나는 내 아이의 팔 다리에 줄을 걸고 아이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가장 순수할 수 있는 시간은 누군가를 진짜 좋아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요즘은 워낙 빠르게 만나고 헤어지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크게 아파하지도 않는 듯하던데 이런 시 읽으면 그래도 아직은 이런 친구들이 더 많겠지? 믿고 싶어져요.
누군가가 그리워 잠도 들지 못하는 그런 순수함이 많은 친구들의 마음속에 꽃 피었으면 좋겠네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울컥하게 되더군요.
요즘에도 분명 이런 선생님이 계시겠죠?
진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선생님은 이런 선생님이 아닐까 싶어요.
직업으로서의 선생님이 아닌 진짜 어른 같은 선생님 한 분만 인생에서 만나도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요?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이 학생은 아마도 열심히 올바른 길을 걸어가지 않았을까, 선생님의 그 3만 원이 자꾸 생각나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엄마의 등 뒤의 보이지 않게 쌓여가는 외로움을 이해해줄까?
정신없이 살아오다 이제야 뒤돌아보니 허무하기도 한 엄마이자 아내의 삶!
엄마의 눈물처럼 반쯤 고여있는 술병의 술이 그 우울감을 다 달래주지는 못하더라도 술 한 잔에 털어내고 싶은 그 마음은 깊게 공감이 되는 시였어요.
아이들도 자신을 찾고 홀로 서려고 애쓰는 시기라서 엄마를 돌아보기는 힘들겠지만 가끔은 살펴봐주기를~~
반쯤 고인 엄마의 눈물이 흘러넘치기 전에 손잡아 주기를~~
 

 


그러니까 결국 치유는 사람이고 사랑이란 생각이 듭니다.
힘들어도 버티고, 고통스러워도 견디고, 슬퍼도 눈물을 훔치고, 아파도 웃을 수 있는 건 역시 사람이고 사랑 때문이에요.
내 옆의 사람이 없다면 그렇게 열심히 살 이유가 있을까요?
그들과 함께 행복하고 싶어서 두 배로 세배로 더 힘을 내고 있는 나를 보면 그렇습니다.
결국 사람, 결국 사랑!
 

 

 

그래서 때로는 두렵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갑자기 떠날까 봐~
나 좋아한다고 총각김치 하면 익기 전에 얼른 가져다 먹으라는 엄마, 그 김치 오래오래 먹고 싶으니 오래오래 사시길~
<백합꽃> 시를 읽으며 코 끝 빨개지도록 눈물을 삼켜봅니다.
 



가장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극장 화장실>
이렇게 철없어 보여도 이런 밝고 건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상 앞에서 청소년 시기의 대부분을 보내겠지만 그럼에도 순간순간 작은 일탈을 하고 그 작은 일탈로 행복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무사히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참 감사할 것 같아요.
 

 


나를 다 이해하기는 힘든 시기, 내가 왜 이러는지 다 알 수 없는 시기, 내가 뭘 원하는지를 잘 모르겠는 시기, 그래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시기!
다른 건 다 몰라도 너희들의 지금이 이런 시기라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견딜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냥 등을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요.
괜찮다고, 누구나 다 그런 거라고, 엄마도 아빠도 다 그런 시기를 거쳐 어른이 된 거라고, 어른이 된다고 해서 다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모르고 여전히 찾고 있다고~
그러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까요?
마음속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아기 때를 지나 가장 본능적인 시기, 그래서 가장 순수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하죠.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우리 때와 비교해보면 경험하고 느껴야 할  수많은 상황과 감정들을 통제당하고 제제당하고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하니 그 안의 분노 조절을 어찌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요?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기도 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거의 없으니 더 불안하고 힘들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풋풋해야 할 너희들의 시간을 함부로 쓰지 말았으면, 분명 혼란스러움 속에도 길이 있을 거라고, 이런저런 경험과 감정들을 느끼면서 좋은 어른이 되는 거라고, 그렇게 어른이 되면 그 시절이 다시 그리워질 거라고,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이 시집과 함께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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