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사또 송보의 목민심서 정복기 - 리더십의 필독서 목민심서
박윤규 지음, 최현묵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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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목민심서>가 태어난 지 이백 년 되는 해라고 합니다. <목민심서>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이 목민관, 즉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指針)을 밝히면서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저서로서 48권 16책으로 된 필사본인데요.
다산 정약용하면 목민심서는 늘 함께 떠올려지는 상징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지요.
훌륭한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음에도 <목민심서>를 직접 읽기는 어려운데, 이 책은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어볼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송보라는 꼬마 현감이 꿈속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송보는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상의 인물이랍니다.
허수아비 상감의 말동무나 되어주라는 상징적인 인물로 어린 송보를 과거 급제를 시켰는데 송보가 상감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는 바람에 권력자들이 송보를 강진이라는 바닷가 마을로 귀양살이나 다름없는 발령을 내 버린 것이었죠. 강진은 아전과 향관들이 억세기로 소문난 곳이라 송보는 자신이 없었는데 다산 정약용의 무덤을 찾았다가 잠이 들어 꿈속에서 정약용 선생을 만나게 되었고 힘을 얻을 수 있었지요.
 

송보가 강진으로 가는 길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유배 가시는 길과 같다고 해요.
그래서 송보는 다산 정약용 선생과 둘째 형 손암 정약전 선생이 각자 유배지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묵었던 주막에서 두 분을 애도하는 글과 함께 술상으로 올리고 절을 했답니다.
송보는 어리지만 강단이 있고 야무지더라구요.
정약용 선생이 든든한 힘이 되어 주기도 했겠지만 사나운 나주 목사 고광택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 꼬마 현감이지만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나이는 어리지만 나랏일을 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고 또 두려움을 떨쳐내고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 모습을 책 속에서 내내 볼 수 있었기에 현실에서도 이런 인물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라게 되더군요.
 



이 책은 정약용의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한 12가지 도리를 담은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송보라는 어린 현감을 가상의 인물로 세워 동화로 재구성한 책이랍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란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가 지켜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  어찌 세월이 이리 변해도 예나 지금이나 백성이든, 국민이든 바라는 관리의 모습은 같을까 하는 거였죠.
정약용 선생님은 정말 시대를 초월한 천재이자 현자란 생각이 듭니다.
각 주제에 따라 그 주제를 어떻게 현실에서 적용하는가를 송보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요.
잔잔한 감동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답니다.
이런 공무원, 이런 정치가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겠죠.
  


제2장 율기
먼저 나와 가족부터 바르게 다스려라

정치인들이 가족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 사람 자체는 참 훌륭한데 가족들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이건 참 도리가 없음에도 그 또한 가족을 다스리지 못한 그 사람의 문제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죠.
손은 안으로 굽는다 하여 가족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것을 해결함에 있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쓰게 될 유혹이 큰데 정약용 선생님은 그 문제 역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계셨네요.
꼬마 현감 송보 역시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대로  강돌이의 잘못에 대해 벌을 내리게 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규율이 서고 앞으로 다스림에 있어 현감의 선택을 믿고 따르겠지요.
남의 잘못엔 칼같이 대하고, 자기에게 가까운 사람들에겐 너그러이 대한다면 누가 그 사람을 믿고 따르겠어요.
 

제6장 호전
세금은 공정해야 한다

요즘 우리 사회의 실정에 너무나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많이 버는 사람에게는 많이 걷고, 적게 버는 사람에게는 적게 걷고, 걷어야 할 곳에서 걷고, 걷지 말아야 할 곳에서 걷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이 나라는 어째 있는 사람들은 요리조리 세금을 피하고, 없는 사람들의 지갑은 유리처럼 투명하게 하여 세금을 걷어가니 내면서도 불만이 생기는 듯해요.
송보가 직접 마을을 돌며 토지를 정리하고 높은 이자를 낮춰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이 또한 감동적이었어요.
이런 정치가, 이런 공무원은 어디 가야 찾을 수 있나요?
 


제 9장 형전
형벌은 신중하고 공평해야 한다

우리가 이 시대가 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불평등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나와 비교를 하게 되니 그렇기도 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있는 사람들은 큰 죄를 짓고도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죄에 비해 벌은 적게 받는 경우도 많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돈이 있거나 없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같은 죄에 대해 같은 벌을 받으면 내가 받는 벌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뭔가 억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죠.
올바른 형벌은 민심을 사로잡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어요.
목민심서는 진짜 정치가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네요.
베트남 독립전쟁의 영웅 호치민도 목민심서의 열렬한 애독자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정치가들은 어떨까요?
국회의원 필독서로 했으면 좋겠네요.
 


책 말미엔 목민심서의 의의, 다산 사상의 핵심,  연보가 정리되어 있어요.
읽어보면 책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거예요.

어린이를 위한 목민심서라고도 할 수 있는 <소년 사또 송보의 목민심서 정복기>읽어봤어요.
<목민심서>라고 하면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대표 저서라고만 알고 있지, 우리가 읽게는 잘 안되잖아요.
관리들을 위한 책이고 보니 내가 관리자가 아닌데 굳이 이런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어떤 인물이 좋은 관리인가를 우리가 알고 있어야 그들이 그렇게 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을요.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는데 알아서 해주는 정치가는 별로 없기에, 국민들이 능동적으로 좋은 정치가를 뽑고 지켜보고 판단하고 때로는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기도 해야 하므로 좋은 정치가의 덕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이 책을 읽으며 정약용 선생님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송보라는 꼬마 현감 같은 존재가 현실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그립더군요.
다만 그런 사람이 툭 튀어나올 확률이 드물기에 그런 사람을 찾고 선택하고 응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린이들은 <소년 사또 송보의 목민심서 정복기>를, 정치가들에게는 <목민심서>를 필독서로 권장하고 싶네요.
그럼 이 세상이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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