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애정을 갖고 읽고 있는 가문비 어린이 즐거운 동화여행
시리즈에요.
벌써 74번째 이야기가
나왔어요.
가문비하면 딱 느껴지는 이소영님의 그림과 우성희 작가님의 글이
만난 <달려가기는 처음>이랍니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
작품상까지 수상했네요.
하나의 동화인 줄 알았는데 아가페 사랑을 주제로
한 4편의 단편이 모여있는 책이랍니다.
딸아이가 먼저 읽고는 아가페
사랑이 뭐야?라고 묻더라구요.
아가페란 절대적인 사랑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 책에서 말하는 조건 없는 사랑을 이해해보도록 했어요.
처음 소개되는 이야기의 제목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달려가기는
처음>이랍니다.
재상이는 같은 반 지윤이를 좋아하지만 말도 한번
걸어보지도 못했어요. 지윤이가 하고 있는 방과 후 미술반에 들어가서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림 도구 살 돈을 주지 못하는 아빠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죠. 엄마는 동생을 낳다 동생과 함께 세상을 떠났고 아빠는 대목장이 되어 문화재 복원하는 일을 꿈꿀 정도로 기술이 좋았지만 전기톱에 두
개의 손가락을 잃고 말아요.
아빠는 그럼에도 나무로 가구를 만들어 팔면서
죽은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준답니다.
재상이는
그런 아빠가 이해가 되지 않지요. 십자가 깎을 시간에 일을 해서 자신을 키울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사람들은 아빠의 십자가를 가져가고 대신에 그 고마움을 다르게 표현합니다. 컵라면도 주고 고기도 주는
걸로요.
산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지윤이를 봤는데 지윤이는 재상이가
보았던 비쩍 마른 나무를 그리고 있었어요.
지윤이가 그 나무를 그린
이유는 잘 자란 나무 틈에서 그 나무가 외로워 보였고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했어요.
재상이는 그 나무의 특별함을 찾아보고 싶어서 나무에게도 갔고 한참 바라보았고
깨달았어요.
아빠가 떠올랐죠. 나무의 수많은 옹이처럼 아빠 가슴에도 옹이
같은 상처가 많겠구나, 그럼에도 십자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망을 선물하고 있었구나.
재상이는 아빠를 이해하고 되고 지윤이와 대화할 용기도 얻었답니다. 재상이는 지윤이를 향해 뛰었고
누군가에게 그렇게 간절하게 달려가기는 처음이었다고 느끼죠.
이 동화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작가의 의도를 동화 말미에
정리되어 있어요.
작가가 독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 결말의
의도까지 알려주니 동화를 읽으며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조건 없는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신과의 관계에서만
있는 건 아니죠. 동물과도 가능한 것이 아가페 사랑!
그 이야기가
<나는 분홍코야!>에 담겨 있어요.
주인에게 버림받아 죽음
직전에 있던 자신을 데리고 와 정성껏 보살펴준 엄마는 지금 몸이 많이 아프답니다.
엄마는 더럽고 버려진 자신을 받아들이며 모든 생명은 다 뒤하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으며 주님께 받은
값없는 사랑을 흉내라도 내보고 싶다고 했죠.
그리고 그 말대로 자신에게
분홍코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실천 중이었어요.
하지만 엄마는 아팠고 아빠는
면역력이 약한 엄마가 분홍코에게서 병균이라도 옮을까 늘 걱정이었죠. 그러니 분홍코를 좋아할 리도 없구요. 결국 엄마는 아빠를 분홍코에게 맡기며
하늘나라로 떠났는데요. 아빠가 걱정스러워 위로를 하려는 분홍코!
하지만
가마솥에 불을 때는 아빠를 분홍코는 오해를 하고 맙니다.
그래서 풍이와
집을 떠나버리죠.



야생의 삶은 녹녹치 않았고 아빠가 늘 걱정이 되었지요.
그런데다가 점박이가 알려줄 소식은 아빠가 분홍코를 찾기 위해 전단지를 붙이고 있다는 거였어요.
분홍코는 자신이 좋아하는 풍이를 떠나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빠에게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아빠에게 돌려주겠다는 분홍코의
다짐엔 코가 시큰해네요.
전봇대 뒤로 분홍코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이 감동적이죠
엄마를 잃은 아빠의 그 빈자리를 분홍코가 많이
메워주었으면 좋겠네요.
엄마에게서 받은 사랑을 아빠에게도 잘
나눠주길~
이 책의 주제는 아가페
사랑이랍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딸아이는 좀 부담스러워하더군요. "
엄마, 꼭 교회에 나오세요." 하고 전도하는 느낌이라나요.
책은 읽는
사람의 느낌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겠죠. 아직 아가페 사랑을 잘 모를 아이기에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꼭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저는 절대적이고, 조건
없고, 받는 만큼 주고 싶은 그 '사랑'이라는 무한의 힘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이해했어요.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하고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네요.
책은 저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읽는 독자
마음대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우리 아이들도 방학을 앞두고 이
책으로 많이 달려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