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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특공대 - 동시로 읽는 야채 이야기 ㅣ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5
김이삭.조소정 지음, 우형순.권유진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6월
평점 :
동시를 많이 읽고 외우면 어휘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하던데
아이들은 동시에서 재미를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세상엔 재미난 것들이 너무
많고 자극적인 표현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동시가 주는 그 맛을 즐기기엔 동시의 힘이 약하긴 하죠. 그래서 동시는 어릴 때부터 접하게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게 해서
동시의 맛을 알게 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초등으로 이어지게 하는 거죠.
감사하게도 가문비 어린이에서는 꾸준하게 동시집이 나오고 있어요.
이번에 만나본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5번째 <야채
특공대>랍니다.
<야채 특공대>는 <과일 특공대>와
유사한 구성을 띄고 있어요.
저자도 김이삭님으로 같네요. 물론 이번
책에는 조소정님의 동시들과 함께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아요.
김이삭 시인편과 조소정 시인편으로 나뉘어
있어요.
두 분의 시의 소재는 겹치지
않는답니다.^^
먼저 김이삭 시인의 동시들을
만나볼까요?
시의 재미는 은율과 언어유희에
있지요.
미나리, 무, 쑥갓이 싫다고 반찬 투정하는 아이들을 가지가 혼을
내고 있네요. 이 시를 읽고 나면 가지가지 반찬투정하는 친구들은 가지를 볼 때마다 가지가 혼을 내지 않을까 걱정될지도
모르겠어요.^^
이 시를 읽으면서 채소 중에 추로 끝나는 말을 모아놓으니
재미있구나 싶었어요.
가을 들녘 품은 멋진 오총사 덕분에 우리 식탁도
풍성해집니다.
배추, 부추, 상추, 양배추가 고추를 만나면 더
맛있어지니까요.
양배추는 멀리 서양에서 왔으니 멋진 모자를 씌운
걸까요?^^
이 시를 읽으며 왜 '-추'라는 채소가 많을까
궁금해졌네요.
그냥 동시와 그림만 있는 책이
아니에요.
재미있게도 관련 채소의 그림이나 요리, 종류 등의 깨알 같은
정보도 함께 담겨있답니다.
아들이랑 저는 이 시를 읽고 아래 고구마 사진
보면서 뭐를 제일 좋아하는지 선택해보기도 했어요.
애호박의 꿈을 만나볼 수 있는
시랍니다.
속살 채우고, 넝쿨 키우고, 못생겼다는 말 듣기 싫어 비행기가
되어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다는 애호박~
하지만 안돼~ 너는 다 커도 결국
애호박이니까~^^
조소정 시인의 시도
읽어봅니다.
두 분의 스타일이 어떻게 다르다고 평하기는 어렵지만 조소정
시인의 시가 좀 더 이야기를 하듯 풀어내는 느낌이 있네요.
이 시를
읽으면서 그럴 수 있겠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딱 붙어있던 마늘이
결국 다 쪼개져 껍질까지 벗겨지게 되는데요.
그것들이 형제라면 떨어지면서
슬플 수도 있겠다 싶은 거죠. 마늘의 특징을 시에 잘 녹여낸 것 같아요.
이 시를 읽으면서는 제가 좋아하는 감자전 만들어 먹고
싶어졌어요.
감자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채소로
재미난 동시를 지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어 좋네요.
동시는 짧지만 그 안에 함축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아이의
생각의 크기를 넓히기에 좋은 도구인 것 같아요.
'파'를 가지고도
이렇게 재미난 시를 지을 수 있으니까요.
동시에 그치지 않고 여기 소재가 되는 채소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담겨있어요.
저도 쭉 읽어보니
재미나요.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드는 가장 큰 생각은 동시의
주제는 정말 다양하고 한계가 없으며 온갖 미사여구가 없어도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거예요.
시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니라 자신이 느낀 감정을 표현해주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짧지만 재미난 동시들로
언어의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