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박치기 의원 - 국회의원 직업가치동화 4
이병승 지음, 김숙경 그림, 허은영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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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감동받았어요.
어쩌면 박치기 의원 같은  국회의원을 바라는 그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간절해졌다고 보는 게 맞아요.
얼마 전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들을 뽑기도 했었는데요. 사실 그들에게 큰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최고의 선택이라고 보기엔 최선의 선택을 했는데요.

그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어요.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이란 박치기 의원 같은 모습이라고요.
 

실컷 자다가 나온 듯  까치집 머리를 하고, 어찌 보면 구질구질해 보이기까지 한 모습을 한 채로 우재 앞에 나타난 박치기 의원의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네요.
우재는 학교 운동장을 독점하는 조기 축구회 어른들에 대해 건의하려 박치기 의원의 사무실을 찾았어요. 우재는 돈을 내고 운동장을 쓰는 어른들 때문에 축구를 할 수 없어 담임 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 말해봤지만 소용이 없자 국회의원인 박치기 의원을 찾아온 거예요.
그런 우재의 이야기를 듣고 박치기 의원은 조기 축구회장에게 전화를 거는데요.
자신에게는 꼬맹이라고 무시하던 축구회장이 국회의원의 말엔 180도 돌변하는 모습을 보며 국회의원의 힘을 알게 되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우재라는 녀석도 보통이 아니에요.
자신이 요구한 내용이 빠르게 해결이 됐음에도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더라구요.
자신뿐만 아니라 조기축구회도 같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축구장을 하나 더 만들기를 요구하는데요. 보통의 아이라면 자신만 축구를 할 수 있게 되면 좋다고 생각할 텐데 그렇지 않으니 보통은 아니죠?
우재가 정치적 감각이 있다는 걸 박치기 의원도 느꼈고 그래서 우재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자신의 어린이 보좌관이 되어달라구요.
자신이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제대로 하는지,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지, 경솔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부정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지를 체크해서 경고를 해주라고 하지요.
우재와 박치기 의원의 케미가 기대가 되네요.
 



여기를 읽으면서 딸아이 얘기가 생각났어요.
자신의 반 회장이 공약은 해놓고 회장이 돼서는 하나도 지키지 않는다고요. 회장이 되어서는 모범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구요.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식의 공약이 아이들도 문제라는 인식이 있는데 하물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더욱더 문제가 되겠지요. 게다가 우재가 어린이 보좌관 역할을 하면서 알 수 없는 말들이 많다고 느끼자 공부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부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그것이 알고 싶고 궁금하고 배우고 싶다고 스스로 느낄 때 진짜 동기부여가 되고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걸 텐데 우리는 그럴 경험의 기회도 그럴 시간도 주지 않고 있으니까 문제인 것 같아요.
 

책을 읽다 보면 정치 관련 용어들이 많이 나온답니다.
예산, 안건 산정, 법안, 발의, 표결, 국정감사, 인명 동의안 등 일상 용어는 아니지만 정치 용어도 배우게 되는데요. 잘 모를 수 있으니 아이와 함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법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서로 다른 생각이 격렬하게 충돌한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tv에서 정치인들이 싸우는 모습은 많이 봤지만 대부분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당의 이익을 위해서인 경우가 더 많았죠.
물론 모든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법안이 있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현실의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뢰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더 많아지기를 ....
 


박치기 의원은 우재에게서도 배웁니다.
당론과 정치적 소신 사이에서 갈등하던 박치기 의원은 우재의 한마디에서 해답을 찾는데요. 아이에게서도 배울 수 있는 그런 열린 마음이 국회의원으로서 꼭 필요한 자질 중 하나가 아닐까요?
정말 박치기 의원을 현실의 각 정당에 보급하고 싶어집니다.
 한 명의 힘이 미약할 수 있으나 그 한 사람이 씨앗이 되어 꽃을 피우고 그 꽃이 지고 씨앗을 다시 많이 만들어내면 큰 변화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째 현실에서는 이렇게 만족스러운 국회의원을 보기가 힘들까요?
박치기 의원 같은 국회의원은 그저 책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환상일 뿐일까요?
저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누군가는 국회의원을 꿈꾸게 될 테고 그 어린이가 박치기 의원 같은 작은 씨앗이 될 거라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그런 국회의원들이 모여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게 되지 않을까요?
갑자기 희망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우재는 박치기 의원의 어린이 보좌관을 하면서 정치란 무엇인가를 조금씩 알게 되지요. 그리고 배운 것을 토대로 <어린이 정치 연구회>를 운영해보았어요.
처음엔 박치기 의원 사무실에서 시작했고 점점 참여자가 많아지면서 학교에서 토론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자 교장선생님의 반대가 시작되었지만 우재는 그에 굴하지 않고 교장선생님을 설득할 방법을 찾아 계속 도전하고 투쟁합니다. 역시 우재는 정치적 감각과 재능이 있는 아이였어요.
 



정치를 하면 권력이 생겨서 좋을 것만 같지만 그 면에는 그 권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때도 있고 그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지요.
선한 의도로 행했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하고 또 자신이 아버지의 정치적 악행을 오픈하면서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하는 부분도 그래요. 하지만 박치기 의원은 그런 순간에도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인간적 양심에 따라 선택을 합니다.
그런 박치기 의원을 보면서 역시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에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납니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용돈처럼 사용하는 국회의원들, 국민이 준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자신의 목을 빳빳하게 만드는 데만 사용하는 국회의원들, 의무는 버리고 권리만 챙겨서는 사리사욕만 채우는 국회의원들... 물론 정말 최선을 다하는 국회의원도 있겠지만 그런 국회의원의 감동 스토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아요.
박치기 의원 같은 사람이 한두 명만 있어도 참 행복할 것 같은데 말이죠.
적폐 청산법, 지금 국회에서는 안되는 걸까요?
 

우재의 꿈은 국회의원입니다.
멋진 멘토가 있으니 분명 개념 있고 소신 있는 국회의원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새벽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달처럼, 그렇게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하고 완성을 향해 달리는 박치기 의원과 우재를 저도 응원합니다.
그리고 현실에도 그러한 국회의원이 있기를, 이렇게 멋진 꿈을 꾸는 아이들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국회의원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부록으로 더 들어있어요.
사실 이 내용이 없더라도 이 책은 직업 가치 동화로서 충분히 가치를 가지고 있답니다.
질문에 체크해보면서 적성 찾기도 해보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으로서 선택을 해보는 과정에서 어떤 가치가 중요한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가치 찾기도 있지요.

정치인에 대한 사전적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정치인이 진짜 어떤 일을 해야 하며 어떤 소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를 아는 게 더 진정성 있게 국회의원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란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꿈이 되려면 국회의원이 가지게 될 권력보다 국회의원이 이 세상에 어떤 가치 있는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큰 힘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죠.
직업 동화는 참 많아요.
하지만 이렇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직업 동화는 많지 않을 거예요.
직업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책들과는 다르며 직업에 대한 객관적 정보 나열이 아닌, 그 직업이 가진 고뇌와 고통까지 보여주지만 그래서 그 직업이 할만할 가치가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답니다.
앞으로 출간되는 다른 직업도 기대가 돼요. 그 책들에서는 또 어떤 감동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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