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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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먼저 꼼꼼히 살펴보았다. 
개구쟁이 얼굴에 지우개 상자를 들고 있는 모습이 '요녀석, 너 장난꾸러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상 위에 있는 맘모스 지우개를 비롯해서 케익모양, 동물모양, 무지개모양 지우개 등 여러가지 모양의 지우개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최정인님의 그림이다. 아싸! ^^)

차례를 보면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1-10까지나열되어 있다. 
몇가지만 적어보면 아래와 같은데
차례만 읽어보아도 이 이갸기가 
지우개따먹기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공감될 법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칙4)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라. 
(법칙1)꼭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릴 것. 
(법칙7)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 것. 
(법칙9)지우개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법칙10)지우개 따먹기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 

책 내용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마음 푸근하게 읽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법칙4)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라.  (p.32)

  "축구 할 때도 규칙이 있고, 농구할 때도 규칙이 있듯이 지우개 따먹기 할 때도 규칙이 있다고!"
  "무슨 규칙인데?"
  민수가 내게 바짝 다가와 물었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4. 지우개 따먹기 놀이할 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딴 지우개를 일부러 발로 밟거나 칼로 자르거나 창문 밖으로 던져서는 안 된다."


(법칙10)지우개 따먹기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 (p.96-97)

  "양준혁."
  준혁이는 나를 보더니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상보, 어쩐 일이야?"
  나는 맘모스 지우개를 준혁이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너무 커서 내 지우개 상자에 들어가지 않아. 그리고......."
  나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준혁이가 물었다.
  "그리고 뭐?"
  나는 들릴락말락하게 말했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10을 지키려고....... 지우개 따먹기 법칙 10. 지우개 따먹기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 지우개 따먹기를 하면서 친구와 싸우지 말 것. 친구와 싸우게 된다면 '지우개 대장'이라는 명예로움 이름은 더렵혀지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딸아이와 함께 지우개 따먹기 놀이도 해보았다. 
둘째가 언니에게 지우개를 따먹혀서 울고 있을 때 
'지우개 따먹기 법칙 10"을 이야기 해주자 
책을 세 번이나 연거푸 읽은 언니는 
상보가 준혁이에게 지우개를 돌려준 것처럼 
동생에게 지우개를 돌려주었다.
투닥투닥 싸우는 우리 딸들에게 마치 마법같은 일이었다.

지난 번 읽었던 '샌드위치 바꿔먹기'처럼 '지우개 따먹기 법칙'도
책을 읽은 딸아이에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스스로 느끼도록 도와주고 있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 된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최근 나와 큰 딸이 읽은 이 두 권의 책은
무엇보다 값진 마음의 양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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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탄 할머니 이야기 보물창고 21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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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나 먼 길을 걸어서요? 차 타고 가면 되잖아요."
  "차가 있어야 타지."

  (중략)

  "버스가 달려왔다구요? 차가 없다면서요."
  "그러게. 그것 참 이상하구나. 어쨌거나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니까 이상해도 할 수 없어."



뒤죽박죽 엉터리 이야기이지만 할머니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어디로 튀어서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알 수 없는 데다가 
군데군데 아이가 끼어들며 묻는 말에 따라 
이야기가 바로바로 방향을 바꾸어 처음 시작과는 주제조차 바뀌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언제들어도 재미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 앞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졸라대던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 아이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듣고, 함께 이야기를 만드는 장면을 떠올렸다.

TV 드라마때문에 어쩌면 요즘 할머니들은 이야기 하는 법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게임과 수많은 그림책들 때문에 요즘 아이들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청하는 것조차 모를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수많은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찾아내고
수많은 아이들이 할머니와 함께 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아름다운 경험을 해볼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의 주인공과 내가 그리고 나의 딸이 할머니와 함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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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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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로 시작되고 후무스 샌드위치로 끝이나요.
 
 
사이좋게 지내던 두 여자아이가
상대방의 샌드위치를 먹어보지도 않고 
이상하다는 편견을 가지는 것에서 문제가 생기고
샌드위치를 바꿔 먹어보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다시 친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감자 한상자 때문에 이혼한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시댁에만 감자를 한 상자 보내고 친정에는 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물론 감자 한 상자 이전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겠지만
그런 소소한 부분을 평소에 챙겨주지 않은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결국 감자 한상자로 끝이 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이야기는 감자 한상자에서 시작되고 감자 한상자로 끝난다.

나에겐 딸이 둘 있는데 누가 더 예쁜지, 누가 갖고 있는 물건이 더 좋은지 자주 묻곤 한다
나는 언제나 둘 다 예쁘고, 둘 다 좋다고 말하지만
이렇게 서로를 견주어 물어보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는 분홍 치마에서 시작되고 빨간 치마로 끝나게 된다.

굳이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은 누구나 겪어본 일이어서
샌드위치는 감자 한상자가 될 수도 있고 분홍 치마가 될 수도 있고
색연필, 지우개, 책상, 준비물, 동화책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딸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한 번은
엄마, 내가 내 치마가 예뻐요? 동생 치마가 예뻐요? 하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딸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이야기 해 주었다.
땅콩잼샌드위치도 맛있고 후무스샌드위치도 맛있는 것처럼
네 것도 예쁘고, 동생 것도 예쁘단다. 

아마 딸아이는 그 때 내가 해준 말을 이해해서인지

요즘은 그런 질문을 안하고 있지만
다음에 또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또 똑같은 대답을 할 생각이다.
땅콩잼샌드위치도 맛있고 후무스샌드위치도 맛있는 것처럼
너도, 동생도 모두 사랑스럽단다. 라고 말이다.

이 책은 샌드위치 하나로 
배려, 이해, 존중, 관용, 포용, 우정 등 다양한 가치들을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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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남자 친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0
김일옥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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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남자 친구'라는 제목 부터 '어머, 낯 뜨거!' 싶다. 출산율은 저조하고, 평균수명은 늘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연애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어머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나이가 들고 나도 한사람의 며느리가 되고보니 책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황혼결혼 이해한다는 영민엄마, 자신에게 아빠가 한 분 이었듯 영민이에게도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한 분이길 바라는 영민아빠, 오토바이타고 멋있게 달리는 할아버지가 마냥 좋은 영민, 할아버지가 좋지만 자식들 보기 남부끄러운 할머니, 할머니가 좋다고 노래자랑나가서 고백하는 씩씩한 할아버지. 
  나는 어렸을 때 나이들면 그냥 살던 대로 살 뿐, 사랑이라는 감정도 없을 줄 알았다. 나이들어 사랑이니 해봤자 주책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내가 나이들어 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은 이제 좀 더 당당해져도 될 만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사랑을 해요?' 하고 반문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

  '도토리를 찾아라'는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찾는 이야기이다. 자전거 잃고 속마음 앓는 도재현의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홈즈 흉내를 내는 호범이와 함께 경고장을 붙이고, cctv를 확인해보려고 하는 등 어린아이들이 생각하는 방법들이 귀엽고 깜찍하다. 

  '낯선 사람'은 혼자서 아파트를 지키는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진우가 낯선 사람을 집 안으로 들였다가 놀라는 장면에선 손에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친구가 장난처럼 '우리 아빠 도둑이거든'하고 한 말이 진짜 일까 거짓말일까 고민하는 모습도 어린아이 답게 귀여웠지만 나역시 순진하게 진우처럼 '강이 아빠가 정말 도둑일까? 아닐까?' 궁금해하며 읽은 것이 사실이다.

'도토리를 찾아라.', '욕 좀 보소!', '앞집 강아지','줄넘기','시소 타기' 등 요즘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짤막한 이야기들을 오가며, 책 장 몇 장에 이야기 속으로 푹 빠졌다가 내 감정을 홀랑홀랑 건져올리는 재미가 참 좋았다. '단편집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이 고정관념이 딱!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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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마중불 -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13
정두리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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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마중물 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옆집 할머니네 샘터에 꿋꿋히 서서 날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갈색 펌프가 떠올랐다. 


 펌프질 할 때,
 한 바가지 물 미리 부어
 뻑뻑한 펌프 목구멍 적시게 하는 물을
 예쁘게도 ’마중물’이라 부르지 

페이지 : 19쪽 <마중물 마중불 중에서>

요즘들어 문득문득 우리 말이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 시에서 예쁘게 마중물이라 부르지 라는 표현을 보고는
그래, 맞다! 정말 예쁘다! 하고 맞장구 치며 시를 읽었다. 
14쪽에 나오는 달챙이 숟가락 이라는 단어도 생소하지만 참 예쁘다고 생각되는 단어이다.



  자판기

  너처럼
  쌀쌀맞기 어려울 거야
  누구랑 말도 섞지 않고
  손을 내밀거나 잡히지도 않고
  쓸데없이 속마음 내보이지도 않는 너

  덤도 없고
  에누리도 안 되고
  꼭 그 깜냥만큼
  퉁 소리 나게 굴려 보내는 너
  그래도 참,
  받고도 아니라고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뭐야

페이지 : 33쪽 <자판기>

자판기라는 이 시는 구구절절 가슴 속을 후벼판다. 그리고 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판기도 아니면서 자판기처럼 행동하진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또한 ’받고도 아니라고 하지 않으니 / 다행이지 뭐야’ 라는 부분에서 세상 인심에 대해서도 떠올려 보게 된다. 아이들은 이 시를 읽으며 이런 부분까지는 생각하진 못하겠지만 자판기와 같은 시 덕분에 어른이 되어서도 동시를 계속 읽고 싶어진다.

이 책에 실린 꽈배기도넛, 지퍼, 화살표, 누운아기별꽃, 으아리꽃에게, 벼알의 잠 등 여러 동시를 읽으면서 참 다양한 소재로 시를 쓰는 구나 생각하며 읽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책 뒷부분 시인의 말을 보니 비슷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마중동시가 되길 바라며’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내 안에서 동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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