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거짓말쟁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2
강숙인 지음, 김미정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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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주인공이 거울 속으로 들어가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판타지 종류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책의 내용을  말하자면 연극인이 꿈이었지만 교사가 된 아버지 밑에서 연극반 활동을 하는 딸, 희주의 이야기이다. 백설공주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희주에게 여왕을 시키고, 딸의 친구인 나래에게 백설공주를 시켰다는 것이 이 책의 전체 내용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자아이라면 나래나 희주가 아니더라도 백설공주 역할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연극이 아닌 역할 나누어 교과서만 돌아가며 읽는다고 해도 나 역시 못된 왕비가 아닌 백설공주가 되고 싶다. 그래서 희주의 아버지가 ‘거울은 거짓말쟁’이라고 말해주는 부분을 읽을 때까지 나도 희주가 된 것처럼 목이 따끔 거렸다. 꼭 백설공주 이야기가 아니라 교과서에 나오는 극본을 보고 서로 주인공을 맡고 싶어 했던 심정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뿐 아니라 책을 읽을 누구라도 희주의 마음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백설공주를 맡고 싶은 희주의 마음, 희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인데도 배역을 미리 알려주지 않는 아버지, 여왕을 맡게 되어 슬퍼하지만 희주의 마음을 모르는 척 하시는 아버지, 그럼에도 희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잘 표현해내는 책 전체적인 내용과 세세한 묘사가 책 표지 그림과도, 푸른색의 색깔과도 참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책 속에 나오는 아버지의 과묵하면서도 자상한 모습이 지금 이 시대의 살갑고, 체험학습 같이 가고, 부엌일을 도와주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과 달랐기 때문에 어릴 적 나의 아버지를 많이 떠올리게 한 것도 이 책의 큰 의미 중에 하나일 것이다.

2~3줄 안에 책 전체 줄거리를 이야기 할 만큼 짧은 이야기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추억은 표지의 여자아이를 볼 때마다 살곰 살곰 떠오른다. 그리고 나처럼 어른인 독자가 있다면 그 역시 이 책을 잡는 순간 추억 속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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