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던 찰나 손이 스르륵 옆으로 비껴 내려오며 왼뺨을 넉넉하게 감쌌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무언가 훅 다가오는 느낌이 들더니, 오른쪽 얼굴에 간질간질하게 머리카락 느낌이 났다. 귓가에 들리는 고른 숨소리. 놈의 얼굴이 지척까지 다가왔다."봐도 되는데."낮게 잠긴 목소리가 귓가에서 나지막이 속삭였다.
찰나에 오만 생각이 들었다. 깊은 망설임이 가슴을 채웠다. 나는 여전히 눈을 꽉 감은 채 입을 열었다."안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