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젊음의 파열, 그 투명한 고통'이라는 문구가 작은 크기로 제목 위에 적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마찬가지로 '길 잃은 젊음'을 소재로 잡고 있는 무라카미 류는 하루키보다 더 극단적인 '파멸'된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그저 지금 텅 비었어. 완전히 비어 있어. 옛날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비어서 아무것도 없어. 텅 비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단 말이야. 그래서 잠시 동안은 여러 가지 일들을 있는 그대로, 되어가는 대로 보고 있을 참이야. 여러 가지를 그저 봐두고 싶어."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p.165 그들의 주인공 모습은 비슷하다. 완전히 비어 있다. 무엇인가를 바라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본능적인 욕구로 그 허무함을 메꾸려 하지만 한 순간의 쾌락은 결국 더욱 더 큰 상실감을 안겨줄 뿐이다. '류'가 택한 방법은 마약이다. 그는 흐물흐물한 환각 속으로 숨어들어간다. 그리고 텅 비어져 남들에 의해 조종당하는 '인형'이 된다. 자신의 꿈을 상징하는 '궁정'과 '도시'를 상상해보지만 지금의 그가 꿈꾸는 곳은 죽음 또는 타락이라고 볼 수 있는 '검은새'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는 새벽 공기에 물들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되어버린 피가 묻은 유리 조각이 되고 싶어한다. 그는 어둠이 아닌 푸른 하늘을 나는 새가 되기 위해 '한없이 투명에 가꾸운 블루'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