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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인간의 경제학 - 경제 행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 탐구
이준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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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참 재미난 경제학 책을 읽었다. 경제학 책이 이렇게 술술 읽힐 수 있는가. 사실 이 책은 경제학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경제학 책이라면 으레 등장하는 복잡한 수식이나 도표는 물론이거니와 머리를 지끈하게 만드는 고상한 이론들마저 등장하지 않는다. 또 이 책이 쉬이 읽히는 다른 이유로는 심리학 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한 내용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사랑이나 미움,기쁨이나 슬픔 같은 인간의 체취가 완전히 제거된 존재다. 그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물질적 측면일 뿐이며, 그는 오직 물질적 동기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있다.”

경제적 인간의 전형으로써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건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합리성(rationality)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둘째는 이기심(self-interest)이다. 자기밖에 모르고 남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심과는 조금 다른 의미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전통경제학은 이 두 가지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36.5 인간의 경제학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이 과연 완벽히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라 말할 수 있는가? 실로 터무니 없는 소리다. 생각해보면 나조차도 하루에 즉흥적이거나 운에 의지한 선택을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른다. 사람의 행동은 관찰할 수 있지만 사람의 머릿속은 들여다 볼 수 없다. 전통경제학 이론이 현실과 괴리감을 갖게 되는 중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경제학이 있다. 행태경제이론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한다. 인간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다양한 케이스에서 나타나는 행위를 현실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즉 사람냄새가 나는 경제학을 지향한다. 이 책의 제목이 36.5 인간의 경제학인 이유이기도 하다.


“휴리스틱 : 현실의 상황을 판단하는 일이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먹구구식 원칙. 지적 능력과 정보의 부족을 메워주는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사물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방해하는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음.”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면 우선 그와 관련하여 완벽한 정보와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논리적으로 따져 보고 경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인간 개개인들이 때마다 완벽한 정보를 갖추고 고심 끝에 판단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배움,직업,환경,성격 등이 다 제각각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휴리스틱, 즉 어림짐작 또는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해 버리고 만다. 조금만 계산해봐도 뻔한 문제들 조차 말이다. 때로는 자신의 기억이나 경험에 의지해 판단하기도 한다.

주식투자에서 대박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투자한다면 대박이 가능할까? 불가능할 것이다. 주식에는 각 종목마다 기본가치가 있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그 기본가치에 견주어보아 가격이 싸면 사들이고, 가격이 비싸면 팔아버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모든 주식이 기본가치를 기준으로 크게 벗어나질 못하게 되고 대박의 가능성은 차단되게 된다. 때문에 기본가치보다 크게 낮은 주식을 사들여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모든 투자자들이 다 합리적이진 않다라는 가정하에 가능한 일이 된다.

사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는 행태경제학이 시초가 아니다. 그 유명한 존.M.케인스가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론, 즉 자신감,공정성,부패,화폐착각,이야기라는 다섯가지 요소를 통해 처음으로 설명했으나, 기존의 경제학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고 말았다. 근래에 들어 케인스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으나, 이것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케인스가 거론 된 것이지(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케인스의 심리학적 분석 때문은 아니다.

행태경제학의 역사는 이제 10년 남짓 되었다. 책의 저자인 이준구교수도 전통경제학자이지만 이제서야 행태경제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고백한다. 바로 인간의 본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행태경제학의 매력 때문이란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행태경제학을 더욱 발전시키고 널리 알려야 하는 목표와 이유가 있다. 전통경제학이 기존에 설명해주지 못했던 부분을 속 시원히 말해주는 것 이외에도 정책이라는 면에서 그렇다.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정책의 틀을 짠다면 지금과 같은 낭비를 줄이고 더욱 효율적이고 또 인간적인 정책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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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경제학 - 세계적 현상, 부동산 버블과 경제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다
로버트 J. 쉴러 지음, 정준희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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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브프라임 문제를 곧 끝날 단막극으로 생각하고 싶겠지만, 사실 그것은 비극적이고 복잡한 장막극의 1장일 뿐이다. (p.67)”



2년 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위기로 인해 가장 주목 받게 된 2명의 학자가 있다. ‘닥터 둠’이라고도 불리 우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얼마 전 세계경제가 W자형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해 낙관론 일색인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으며, 다른 한 명은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의 고안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이다. 이 두 명은 위기를 진작부터 사전에 경고해 왔으며 지금도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속속들이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보고 있노라면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말 세계를 뒤흔들었던 위기는 이대로 끝나가는 것일까? 그리고 이제는 인플레이션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출구전략에 몰두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인가? 아니 그전에 새삼스럽지만 꼭 되물어야 될 질문이 있다. 우리는 이 위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그 동안 취해왔던 일련의 조치들은 올바른 것인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버블(풍선식 거품)이 아니라, 프로스(맥주식 거품)다. 국소지역에 모여 있는 작은 거품으로 미국 경제 전체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기는 어려운 ‘프로스’말이다. (p.79)”



서브프라임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장기간 유지된 초저금리? 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추앙 받다 위기 후 한 순간에 역적으로 몰린 사람이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다. 통화정책의 책임자였던 그는 장기간 동안 금리를 아주 낮게 유지시켜 거품을 키운 주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저금리기조를 단기간 동안 유지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올렸어야 맞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기엔 애매한 사실이 그때는 닷컴버블로 인한 주식시장붕괴 상태였다.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개인적으로도 90년대 일본식 버블붕괴의 학습효과로 본다면 꼭 틀린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일본은 버블붕괴 후 저금리기조를 비교적 짧게 유지하다 금리를 인상했는데, 이것이 충분치 못했으며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진 원인중 하나라는 분석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쉴러 교수는 이것을 버블의 ‘산물’이지 버블의 원인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서브프라임위기는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모기지 대출업체들, 관대한 신용평가기관들, 안일한 대출자등 3가지 요소가 고루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의 발달로 위험성이 큰 채권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아도 된 모기지 업체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대출해주지 못해 안달이었고, 신용평가업체들은 그 채권들을 패키지로 묶은 정체불명의 물건에 A등급 도장을 찍어주기 바뻤다. 그리고 대출자들은 집값이 끝도 없이 올라갈거란 환상에 사로잡혀 자신의 소득수준에는 아랑곳 않고 모기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아 집을 사들였고, 시장을 통제,감독해야 되는 규제기관들은 위험가능성에 대해 안일한 사고로 대처했다.







“사회적 전염 때문에 붐이 계속되리라는 믿음을 강화시키는 이야기들, 소위 ‘새로운 시대’에 관한 이야기들이 점점 신빙성을 더하게 된다. 그러나 사고가 사회적으로 전염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사고가 어떤 식으로 전염되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더욱 간과하기 쉽다. (p.81)”



생각은 전염된다. 부동산시장에 낙관론이 떠돌고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는 전염되기 시작한다. 여기에 언론이 가세해서 부풀리기까지 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 또는 ‘새로운 기회’라는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이것은 끝 모를 가격상승기대와 맞물려 다시 광범위하게 전염된다. 그로 인해 ‘가격상승 – 이야기 – 가격상승’ 이라는 순환고리가 만들어 진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와 관련된 문제다. 수치로 계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때문에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은 전통(주류)경제학자들로부터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합리적인 기대’와 ‘효율적인 시장’을 내세우는 전통경제학은 모든 경제현상, 특히 버블에 관하여 명확한 설명을 못해 줄 때가 많다. 심리학적인 분석, 즉 행동경제학이 근래에 들어 주목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기존의 정책이나 이상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이 불타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손놓고 앉아서 어떤 방법으로 불을 끌 것인지 논의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는 이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먼저 빨리 불부터 끄는 것이 옯습니다.(p.147)”



천문학적인 액수의 구제금융이 투입됐다. 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오히려 이걸로는 부족하다고까지 주장한다. 추가부실위험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지금, 까짓것 더 때려 부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하나는 가장 방만한 영업을 한 금융기관들이 구제를 받았다는 점. 즉, 방탕한 생활을 해 따끔히 혼나야 할 이들이 오히려 병석에 누워 극진한 간호를 받고 있다. 나머지는 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라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응급환자들)을 그냥 방치해 시장의 원리에 맡겼어야 옳은 것일까. 그렇게 하기엔 너무 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 이것은 해당기관의 파산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그 규모와 파급력 면에서 경제시스템 전반에 신뢰도 상실과 같은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금융 민주주의 : 금융혁신의 이익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사회 (p.59)”



앞서 얘기한 구제금융은 단기적인 처방이다. 위기에 대한 조치가 구제금융으로 끝난다면 다음에 올지도 모를 버블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될 것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장기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즉 가난하고 충분히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모기지 업체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대출을 받았듯이 저렴한 재무상담 서비스를 보편화시켜야 한다. 즉 누구든지 금융정보에 손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금융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으로 인해 자신의 재무,경제 상태를 충분히 알고 고려해서 대출을 받으면 비극을 피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상품안전위원회 같은 금융 감시기구를 설립하여 규제와 감독이 이루어 져야 한다. 또한 부동산 선물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부동산을 유동성이 풍부하고 냉혹한 시장의 원리에 맡겨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 아래 두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지금의 첨단 금융기술은 소수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주고 있다. 그렇다면 부의 불균형을 가속화 시키는 이 기술을 매장시켜야 할까. 아니다. 거꾸로 이 기술은 모든 사람들을 보다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렇게 쓰여야 한다. 대중들의 분노가 금융시장을 향해 있고, 그들은 위기를 몰고 온 첨단파생상품들을 들먹이며 오히려 시장의 퇴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재현을 막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과감히 발전을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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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 차란의 위기경영
램 차란 지음, 김정수 옮김 / 살림Biz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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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4일

경제위기에 관한 의견들이 어느덧 회복론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지표로 미루어 보아 세계경제가 곧 위기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필요한 실물부문에 공급이 되지 않고 자산시장으로 쏠린 거품상황이라든지, 상업용부동산 부실위험과 늘어나는 실업률문제등을 경고하고 있다. 위기가 언제 끝나는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는 대공황이후로 최악의, 아니 적어도 지난 30년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에 높여 있으며, 우리가 가진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여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의 경영서적들은 위기가 아닌 상황을 가정하고 쓰여졌지만, 지금은 한달, 아니 과장해서 일주일 앞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위기상황이면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 램 차란은 책 전반에 걸쳐 현금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막히는 문제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불황으로 인한 소비자의 구매패턴의 변화로 판매량이 급감하는경우, 회사의 신용등급하락으로 인해 차입여건이 악화되는 경우, 불황에 맞지 않는 회사의 규모로 사내유보현금이 빠르게 고갈되는 경우 등등. 현금흐름이 막혀 멀쩡한 기업이 흑자도산하는 뉴스를 불황기에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금, 오직 현금만을 외치며 현금을 중심으로 전략을 다시 짜라고 조언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면 작은 이익은 기꺼이 포기해야 한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제품라인을 줄이거나 공장을 폐쇄하는 것, 고객기반을 정리하는 것, 수익성이 높은 부문에 주력하는 것 등. 어디까지나 위기상황이므로 회사의 생존과 재도약을 위해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해 볼만한 사항들이다.



위기상황에선 앞을 예측하기 힘들며 상황이 급변하기 일쑤다. 저자는 위기시의 회사를 농구팀에 비유했는데, 집중성이나 속도, 긴박감, 또는 유연성이 없으면 경기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모든 것이 동시상황으로 진행되며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요구되는 시기이므로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든다.



농구경기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패스, 슛, 수비, 서로간의 의사소통, 전략이 막히게 되면 재빠르게 이루어지는 작전타임까지. 저자는 의사소통이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영업,판매사원들은 소비자와 고객사들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사람들이므로 현장에서 생기는 변화들을 재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경기에 따라 소비자의 성향이 변한다든지, 공급업체나 구매업체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정보들은 놓치지 않고 회사의 경영진과 공유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이것을 토대로 경영진은 회사의 전략을 수정할 수 있으며, 이제는 수정된 전략이 현장에 전달되어 반영이 되어야 한다. 이는 소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며, 회사의 전략회의가 수시로 열리고, 중장기목표와는 별도로 단기목표를 수립하여 유연하게 대응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제 역할을 해내야한다. 기업의 리더인 CEO부터 자금을 관리하는 CFO, 최전방에 있는 영업과 마케팅부, 후방에서 지원하는 각지원부서들과 기업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경영관리부,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R&D, 그리고 이사회까지. 램 차란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각구성원들이 취해야 할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조언해주고 있다.



이번달 들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출구전략(Exit Stategy)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는 향후에 전개될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유동성을 흡수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회복세가 올지 반대로 인플레이션에 침체까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지 확신할 수가 없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램 차란이 마지막에 언급한 대로 제2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것만은 확실한데, 위기가 아직 끝난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저자의 조언대로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할 때임을 잊지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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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도널드 R. 키오 지음, 김원옥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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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장 뻔한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살아가면서 뻔한 얘기를 수도 없이 들으며 산다. 뻔한 것들은 대부분 원칙적, 기본적인 성격의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쉽사리 관심이 가지 않는다. 왜? 너무 뻔하니까.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얘기가 아니라면 별 정감이 안가는 것이 사실이다.



실패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 모험을 중단하고, 입장을 절대 바꾸지 않으며, 자기자신을 외부와 격리시키고, 한 치의 오류도 없는 사람인 척하며, 법은 적당하게만 지키고, 생각할 시간을 갖지 말며, 전문가와 외부 컨설턴트를 무조건 믿고, 관료주의를 사랑하며, 헷갈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라 - 저자가 역설적으로 조언해 주고 있다. 망하고 싶으면 이런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하나같이 대단할 것 없고, 기본적인 원칙들이다. 소위 뻔한 얘기란 말이다. 하지만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조차도 지키지 못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거나 곤경에 처한 기업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으니 말이다. 책에는 제록스를 비롯하여 수많은 기업들의 사례가 나온다. 그중 최근까지 뉴스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GM도 포함되어 있다.



GM(제너럴모터스)은 제조업강국이자 자동차왕국인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도요타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기업회생절차까지 밟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GM이 무너진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근본적으로 판매부진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고, 노사문제와 은퇴한 노동자에게 지급된 과다한 연금과 의료보험등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문제들이 상존했는데, 무엇보다 GM은 모험을 하지 않았다. 기름값이 물보다 저렴한 미국에서 연비따위는 고려될 리가 없었고 체격이 큰 미국인의 체형에 맞게 차체는 크고 육중하게 셜계되었다. 90년대에 이미 경쟁사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출시되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GM은 요지부동이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을 잡지 못한 크나큰 실책이었으며, 고유가와 그로인한 소형차 선호현상이 일어나며 판매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거기에다 GM은 관료주의의 천국이었으며, 하나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데 터무니 없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거기에다 존폐의 위기를 결정하는 중대한 자리(의회)에 기업의 CEO는 수백억짜리 전용기를 타고 천연덕스럽게 나타날 정도니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이 갈 정도이다.



반면 뻔한 원칙들을 지켜내어 살아남은 기업들도 있다. 저자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코카콜라가 그러한데, 글을 쓰는 본인은 사실 코카콜라라는 회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코카콜라원액의 제조비법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단 두사람만이 존재하는데, 코카콜라를 만들때 마다 두사람이 만나서 제조를 한다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어렸을 적에 들었을 뿐, 본인이 주지하지 못하는 동안에 이 거대한 글로벌기업 역시 숱한 풍랑을 헤치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다.



위기를 헤쳐나가거나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데는 혁신적이거나 이른바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찾기 마련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냉혹하게 적용되는 현실에서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거나 별 볼일 없는 방법에 믿음이 갈 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에 앞서 저자의 말에 우선 귀를 귀울여야 한다. 아니 사실은 틈나는 대로 상기해야 한다. 바로 뻔한 10가지 습관말이다. 우리의 기업이, 또는 나 개인이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기본적이고 남들 보기에도 뻔한 원칙조차 지켜지지 못한다면 여기에다 무슨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한들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겠는가? 이것은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저자는 실패하는 10가지 습관에 이어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1가지 습관을 이야기 한다. 바로 열정이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잦은 이직이 일반화된 오늘날 열정이라는 개념이 많이 퇴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멋지게 성취해 내기 위해선 열정이 반드시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비록 실패하는 습관으로 인해 넘어지는 우를 범한다 해도 실수를 깨닫고 열정을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다시 일어나 힘차게 달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은 스스로 세상에 적응한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  –조지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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