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
한유석 지음 / 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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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고우리가하는말
#한유석
#달 #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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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한달에 한두번은 지인과 혹은 홀로 한잔 기울이는 걸 즐기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술자리에서 내가 하는 말의 품격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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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차분하게 "술마시고 내가 하는 말"을 읊조리고 있는가?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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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즐겨 술자리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소주에 흔히들 먹는 안주를 곁들이는데 한유석 작가의 주종과 안주를 따라갈 수가 없을 뿐더러, 이야기 또한 이리 품격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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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흑맥주를 두고 '하나의 액체속에 남성성과 여성성이....' 라는 문장을 어떻게 완성시킬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난 진정한 주당은 아닌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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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술이 얼큰하게 올랐을 때 돌아와서 그날의 취흥을 글로 남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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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하다. 사람 사이에도 숨을 고를 필요가 있기에. 더 오래 만나기 위해. 더 소중해지기 위해. ...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것은 타이밍의 영역이라면, 사람과 사람이 이어가는 것은 스페이싱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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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내 곁의 공간을 내어주지 않으면 사람과 이어갈 수 없겠구나. 멀리 떨어뜨려서도 끊어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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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에는 봄을 머리로 글로 만났기에 봄바람이 나지 않았다. 마흔을 넘기니 봄바람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제 봄은 한참을 들여다보는 눈의 온기로 핀다는 것을 알게 되니 뛰쳐 나가지 않는 것은 봄에 죄를 짓는 일이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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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봄바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봄을 한참 들여다보지 못해서구나. 눈의 온기로 코로나도 물리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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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많은 와인이 나오는데, 와인보다는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더 좋아하는 나도 꼭 마셔보고 싶은 와인이 생겼다. 이름도 어려운 '도멘 아 에 페드 빌레인 레 끌로(DOMAINE A. ET P.DE VILLAINE Les Clous)'. 바로 이 문장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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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의 노래 <제비꽃>의 너처럼 소박하고 여리되 자유롭고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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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향미를 가진 와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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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
#책을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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