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김도헌 지음, 이병률 사진 / 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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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인줄 알았다. 아니면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는 '섬에서 살아보기' 류의 글일 줄 알았다. 다 읽은 지금, 이 책의 장르가 뭔지 모호하다. 소설인가?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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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추크'섬에서 살고있는 김도헌 작가의 글이다. '달출판사'에서 펴내는 책들은 소위 힐링에세이를 닮지않아 좋다. 이 책 역시 힐링이라기 보다는 「사람이 뭐라고 생각해?」 내지는 「사람의 생명의 본질이나 속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첫머리에서부터 대놓고 물어보고 그걸 차분히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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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이 세상에서 사십년 가까이 생존에 성공했다면 충분히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생명의 속성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자격이 있는 것 같아서 물어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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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까지 살면서 이렇게 대놓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는 않았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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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크섬에서 만난 베네딕이라는 인물과 관계를 쌓아나가면서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사변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고귀한 핏줄'이라는 '베네딕'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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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그저 저 하늘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알수없는 내일로 안내해주는 존재만으로 충분한거야. 그러니 이곳 사람들이 나를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것으로 충분하지.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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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천연덕스러운 반문으로 자신의 실재와 실체에 대한 질문을 맺어버리는 베네딕. 여기서 이 글의 장르는 '에세이의 탈을 쓴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 한다. 그 배경은 '추크섬의 전설'. _
에세이이든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픽션이든.
그게 중요하진 않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점차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가 마음에 새겨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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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시선에 매여사는 우리들에게 이 책이 던져주는 이야기가 파도 같다. 태산같이 높고, 어둠의 침묵을 보여주는 파도이기도 하고, 미풍에 살랑이는 파도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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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마라. 네가 빛을 발하고자 한다면 너만의 빛을 밝히면 된다. 너의 빛이 세상에 의미가 있다면 언젠가는 세상사람들이 너의 빛에 공명할거다. 세상은, 우주는, 그렇게 빛을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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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읽었던 '정이현' 작가의 「우리가 녹는 온도」에서 "인간의 생명은 좀 더 길 뿐, 결국 눈으로 만들어진 저 눈사람의 숙명과 다를 바 없다. 언젠가 죽을 걸 알면서도 오늘을 사는 것처럼」의 마무리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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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섬에서 살고 있는 김도헌 작가는 내게 '빛을 밝히라' 고 이야기한다. 이제 나는 나의 빛은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하는구나. 어찌되었건 이 세상에서 오십년 가까이 생존에 성공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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