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
도미니크 보나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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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에서 알게 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라는
로맹 가리의 책을 읽고
유니크한 문체와 세상을 바라보는
자유주의적,허무주의적 염세주의적 시각,
그럼에도 끝까지 놓지 못한
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에 매료되어
그의 인생 자체가 정말 궁금해졌고
삶을 속속들이 전부 다 알고 싶어졌다.

 

로맹가리에 대한 전기를 @@도서관을 비롯 해 @@시내

어느 도서관에서도 찾을 수 없어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몇 주 기다린 끝에 드디어 내 손으로 들어 온 도미니크 보나의
로맹 가리...... 전기문 치고는 대단히
문학적인 이 책을 일주일에 걸쳐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언어 다른 성(性) 다른 문화속에서 살다간

그를 다시 천천히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로맹 카체브( Romain Kacew), 로맹 가리(Romain Gary),

뤼시에 브륄라르, 포스트 시니발디, 에밀 아자르 ..
그를 부르는 다섯 가지의 다른 이름.

소년 카체브는 그를 목숨처럼
아니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어머니의 보살핌과 열성

속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성장한다.

천성적으로 언어에 대한 감각이 탁월했기에 자연스럽게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며 혼란스러운 세상속에서

그만의 '마법의 성'을 만들기 시작한다.

 

청년 로맹 가리는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맛보았을 오만가지 감정들에 철저하게
휘둘여주면서도 어떤 단체나 파에 속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유와 소수자의  편에
서서 행동한다.
또한 소수가 다수가 될 경우엔
서슴없이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만의
마법의 주문을 찾아서 떠난다.
자유 프랑스 공군, 서기관, 공보관, 영사,
영화 배우, 영화 감독 등 그가 쓴 감투는
여러 가지 였으나 그에게 있어 가장 잘
어울리고 자연스러운 것은  작가였다.

 

1980. 12.2 권총으로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기까지
총 27개의 책을 쓴 작가 로맹 가리는
이 땅과 이 하늘 그리고 자신을 물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그의 피부 그의 뼈 안에서
심한 갑갑증을 느낀다.
'자유'라는 단어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도
이해되어질 길도 없는 작가 로맹 가리..
그의 작품은 그런 그의 숨결과 손길 그리고
영혼이 때로는 거칠고 따스하게 또 때로는
격렬하고 신랄하게 와서 박힌 아픈
흔적이며 그를 그답게
표현하는 유일무이한 도구이다.

 

나는 그가 쓴 책을 딱 한 권 읽었다.
한 권을 읽었지만 그 속에서 로맹의 모든 
것을 희미하게나마, 그치만 완전한 실루엣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전기를 읽고
내가 느낀 감정들을 다시 확인했다.
그건 나의 이해력과 독해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로맹의 책 하나 하나가 그만큼
강렬하고 그와 거의 닮았다는 뜻이다.
그 특유의 문체에서 묻어나는 자유의 갈구는

로맹 가리 자신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해서 )그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도 벅차오르는
큰 기쁨을 선사한다.
알 수 없는 깊은 슬픔과 함께.

 

누구의 삶이든 그 속에서 극명하게
대립되는 모순이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되고도 남을 나이에
로맹 가리를 만난건 내게 있어서 행운이다.


그를 정의하는 여러 갈래의 목소리 속에서
내가 반한 로맹 가리인  작가 로맹 가리를
내 방식으로  이해하고 바라보고 사랑하고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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