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자극적이고 신기한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소설의 첫인상은 '뭐야, 전형적이잖아'라는 생각이었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고 친구가 없는 소년과 활발하고 적극적인 예쁜 소녀의 만남, 전형적인 boy meets girl 서사라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여자애가 너무 남자애한테 들이대는 거 아냐? 너무 남자애가 줘도 못 받아먹네! 어휴, 남자애 얘 좀 중2병인 듯... 이런저런 비판적인 생각을 하면서도(생각해보니 이런 생각이야말로 남자 주인공과 비슷한 태도였던 것같다) 어쩐지 재미가 있어 다 읽어보기나 하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는데, 세상에. 정말로 울뻔했다.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상투적인 순간들이 모여서 어쩐지 눈물을 차오르게 만든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 '내'가 '너'를 닮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소설 내내 부인하려고 하다가 결국 끝끝내 인정하고 마는 주인공처럼. 나도 결국 마지막엔 인정하고 말았다. 이 소설은 정말 멋지다고. 쉽고 가벼운 소설처럼 보이지만 생과 사, 그리고 인생과 선택에 대한 묵직한 교훈도 얻을 수 있다. 굳이 교훈이 아니더라도 읽고 감동할 수만 있다면 멋진 소설 아닐까. 그리고 이 소설은 그 점에서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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