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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돈 만들기 - 삶의 진정한 기쁨과 가치에 기여하는
데이비드 보일 지음, 손정숙 옮김 / 디오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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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제천간디학교를 졸업한 루디아가 며칠 전 강화에 놀러왔다.  루디아는 지난해 인턴과정을 대전의 지역화폐 사무실에서 경험했고, 지금은 제천간디학교에서 그 지역화폐를 학생들과 함께 가르치고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시도해 보고 나아가 학교가 속한 덕산면으로 확산시키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참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재무상담사로서 사람들이 돈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많이 본다. 400만원 버는 신혼부부도 생애설계가 어렵고, 1억 5천만원 버는 변호사도 목표한 자금을 다 못 모으는 것은 마찬가지다. 돈이란 그런 것이다. 그나마 재무상담을 통해 전 생애를 거쳐 돈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미리 가늠해 보고 소비와 저축을 새로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모든 문제를 다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잘 살펴보면 사실 돈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돈 아닌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더 많다. 또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효용성을 따지지 않고 돈을 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다가 현재의 세계 금융위기를 보면서 돈 문제에 대해 더 근본을 생각하게 됐다.  

이럴 즈음에 읽은 <행복한 돈 만들기>는 내게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켜준 책이다. 딸 친구가 시도하고 있는 지역화폐에 대한 여러 사례도 소개된다. 내가 사는 강화에서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맘을 먹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늘 지니고 있는 보통의 자산, 다시 말해 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기술과 능력 그리고 보살핌과 애정과 같은 기존의 좁은 경제학이 인식하지 않았던 잃어버린 자원들을 복권해 인생의 질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평소 내가 재무상담을 하면서 가졌던 문제의식과 통하는 지적이다. 이렇게 개인의 삶도 돈이 적게 들면서 더 행복한 방식으로 바꿔나가면서 아울러 세상도 개조해 나갈 것을 주장한다.  

'문제의 해법은 은행이나 정부에게 화폐 창출과 관련된 더 많은 힘을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필요한 화폐를 만들어 내는 길을 찾는 것이다.'  

아침에 대전 계신 어머님은 내게 전화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술했더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 너 때문에 내가 다시 건강하게 살게 됐다."  

암 진단을 받은 어머님을 모시고 나는 지난 2월에 정농회 회장인 임낙경선생님이 진행하는 건강교실에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어머님은 그때부터 건강이 많이 회복되셨고, 정농회 농산물과 야채스프와 겨우살이 물 등을 드신다. 좁은 경제학으로 따지자면 나는 3~4일 정도 노동시간과 몇 십만원을 썼다. 그런데 그 효과를 돈으로 치면 몇 천만원으로도 모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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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회사 - 직원과 CEO가 함께 행복하고 함께 성공하는
존 에이브램스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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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최근 경기불황 탓에 명예퇴직을 한 후배가 어제 찾아왔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면서 그동안 회사 일에만 전념했던 삶을 돌아보고 사회에서 다양하게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박원순 변호사와 아름다운 가게, 도법스님, 보노보혁명, 인도의 보청기 회사, 그라민은행 등.  

후배는 자본주의 사회 태동기에 기업 전에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들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신자유주의와 탐욕적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이 시대에 새로운 기업모델을 꿈꾸는 선구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명대학들에서는 그런 선구자들을 양성하는 학과들을 운영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실 그러고보니 내 큰 애가 다닌 제천간디학교가 그런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학교다. 대학은 아니고 중고등학교지만 이미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고교 첫 졸업생들인 내 아이의 친구들은 모두 대입검정고시도 보지 않고, 각자 자신의 할 일을 찾아나섰다. 해외봉사활동을 나간 친구, 사회적기업인 노리단에서 일하는 친구, 춤을 공부하는 친구 등 다양하다. 내 아이도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선구자들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존 기업이 어떻게 더 잘 운영될 수 있는지도 역시 관심사다.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모형인 기업, 또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업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바치는 삶의 터전이다. 그 터전이 단지 돈 버는 곳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일찌기 유럽의 협동기업 모델을 실험해 보려 했다가 크게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런 시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더 풍부한 경험과 철학으로 내용을 채워야 할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가슴 뛰는 회사>는 말 그대로 가슴 뛰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다.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제 미국 동부의 한 섬에서 지역사회와 밀착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건축회사 얘기다.  

전에 읽었지만 다시 이 책을 샀다. 최근에 재무상담을 하는 고객이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이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기업경영,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얼마나 자신의 뜻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가슴 뛰는 곳인가! 어쩔 수 없는 노동을 하며 살 게 아니라, 늘 가슴 뛰는 설레임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경제가 어렵다는 이때, 투자로 쉽게 돈을 벌어 남보다 더 물질을 누리려다 낙담하는 이때, 함께 일하며 행복한 기업과 사회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한결 더 가슴을 쿵쾅거리게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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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마운틴 이야기 -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 작은 회사
존 에이브램스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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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새로운 사회운동을 갈망하다 읽은 몬드라곤이야기.

10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사우스마운틴이야기를 통해 느낌이 새롭게 살아온다. 그 동안 여러 기업체를 다녔다. 협동기업을 실험하다 망하기도 했다. 고생도 많이 했고 반성도 깊어졌다. 그리고 여전히 올바른 기업을 만들어 보고 싶은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우스마운틴이야기는 작은 기업이라도 어떻게 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즐겁고 보람되게 일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여건이 안돼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무색하게 한다. 사물과 현실에 대한 올바른 관찰과 진지함이 중요한 관건임을 느끼게 한다.

지금도 이 땅에서 올바른 노동과 기업을 만들어보고픈 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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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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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인가 보다. 지금은 돌아가신 이오덕선생님이 주도하셨던 글쓰기연구회 연수에 참여한 적이 있다. 각자 쓴 글을 돌려보고 느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모둠의 좌장격이었던 선생님이 내 글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교훈적인 냄새가 납니다."

당시 나는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난 그저 평범하게 느낌을 썼는데, 왜 교훈적이라고 할까? 시간이 많이 흘러서야 내 삶과 내 글이 상당히 교훈적이고 결론을 내려는 투라는 걸 깨달았다. 교훈적 내용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닥터란 책은 자칫 지식 또는 교훈으로 흐를 위험을 피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가지게 했다. 문제의식이 있으면서도 읽기 편했다.

책을 보면서 의술에 대한 전문적인 측면보다는 그 과정에서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인 의료문제에 대해 보통사람들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그러면서도 깊은 문제의식이 깔려있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렇게 된 공로를 두 가지 들 수 있다. 첫째 작가가 진솔하다는 것이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늘어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의료과정의 한 참여자로서 진지하게 따라가고 있다. 나는 그저 맘을 놓고 그가 지나가는 정신의식을 열심히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전혀 부담없이 말이다.

두번째는 그가 소설적 기법을 상당히 도입했다는 것이다. 사실과 느낌의 나열에서 나아가 사건과 자신의 문제의식을 다소 긴장감과 기대감을 높여가면서 전개하고 있기에 소설에 준하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재무설계 분야에서도 보면 저자가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을 많이 본다. 학교에서 지식을 공부하듯이 금융지식을 얻으려는 독자들에게는 그런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문가가 되려는 게 아닐 바에는 돈 문제를 자신의 삶과 연관지으면서 좋은 느낌이 살아나면 좋은 것이다.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고 말이다.

닥터를 읽으면서 재무설계 분야에서도 닥터 저자와 같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느낌을 소설적 기법을 조금 가미해서 재밌게 책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이 땅에서 정말 돈도 많이 들고 사람들의 행복과 직결되는 사회문제인 의료체계에 대해 더 풍부하고 올바른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뜻에서 나는 올바른 의료를 고민하는 의료인 몇 분에게 책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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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2.0 -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경제학의 재발견'
노르베르트 해링 외 지음, 안성철 옮김 / 엘도라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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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맡긴 아이를 늦게 찾아가는 부모들 때문에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애를 먹는다. 그런 부모를 규제하는 방법은 뭘까?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벌금을 매기는 것이다. 그러나 벌금을 매겨도 부모들의 행태는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벌금제를 시행한 다음부터 부모들은 전보다 더 많이 늦었다. 단지 더 늦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늦는 부모들의 태도가 더 태연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경제적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 주류경제학의 기본 가정인데, 그 가정에 정반대인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벌금을 매기자 더 늦게 오는 부모

경제학자는 이렇게 해석한다. 전에는 늦는 게 교사와 부모의 인간관계 문제였다. 그런데 벌금제에서는 돈의 문제가 되었다. 부모는 늦은 것에 대해 돈으로 벌충하면 된다. 따라서 교사에게 늦었다는 미안함을 느낄 필요도 없어져 오히려 당당해 졌다. 돈을 지불한 것에 대한 권리가 생긴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흔한 일이지만, 경제적인간이라는 경직된 경제학 가설에 대한 경제학적인 분석이란 점에 의미가 있다.

 

 

택시 안에서 이 얘기를 해주자 같은 직장의 팀장은 깜짝 놀란다.
“어 그러면 지각하는 사람에게 벌금 매기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네요?”

지각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 지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꼭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코노미 2.0’은 이처럼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경제적 가설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를 하는 책이다. 그런데 그것이 단지 웃자는 차원의 역설이 아니라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기존 주류경제학의 기본전제인 경제적 인간, 다시 말해 돈을 중심으로 사람이 움직인다는 주장에 대한 반기를 들고 있다. 그 논리전개는 개인과 집단의 심리행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특히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경제적 행위가 달라지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언젠가 중국 외교관의 면책특권과 한국 경찰의 음주검문이 쟁점이 된 적이 있다.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이야말로 그런 면책특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경제학자들이 그 뉴욕에서 면책특권을 활용해 주차위반을 하는 외교관들을 분석해 보았다.

 

외교관들은 누구나 주차위반을 해도 벌금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외교관들이 그런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별로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출신국가의 부패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


면책특권이 있어도 주차위반을 하지 않는 외교관

 

 

1997년부터 2002년의 5년 동안 쿠웨이트 외교관들은 1인당 246회의 주차위반을 했고, 이집트 외교관들은 139회, 차드 외교관들은 124회씩을 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독일 외교관들은 1인당 딱 1번 주차위반을 했다. 스위스, 네델란드, 스칸디나비아 외교관들은 딴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가장 주차위반을 많이 한 외교관들의 출신국 10개국은 국가별 부패 순위에서도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반대로 부패 정도가 낮은 국가의 외교관들은 자신의 특권을 남용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로부터 연구자들은 이런 결론을 도출한다. 사회적 부패의식은 그 국민들에게 깊숙이 뿌리박혀 있고, 벌칙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축구경기와 같은 경제와 동떨어져 있는 듯한 주제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른 연구결과들을 보여준다. 이긴 팀에게 2점이 아니라 3점을 주면 골이 더 많이 나서 흥미진진한 축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유럽의 프로리그를 분석한 결과 정 반대였다.

“더 큰 골 차이로 이기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스페인 리그를 분석한 연구자들의 말이다. 규칙이 바뀌기 전 1골차 승부는 31%였지만, 규칙이 바뀐 후에는 40%로 늘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조사한 결과 경기당 골 수는 2.9개에서 2.8개로 줄었다. 또 1대 0으로 끝난 경기가 12%에서 14%로 늘었다. 왜 이렇게 의도와 다른 결과가 일어난 걸까?

3승점제가 오히려 공격축구를 방해

 

 

새로운 규칙은 경기 초반에만 영향력이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진다. 이기고 있는 팀은 새로 골을 넣기보다는 수비를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규칙이 바뀌기 전에는 동점골을 먹으면 승점 1점을 잃지만, 이제는 승점 2점을 잃게 된다. 그래서 선제골을 넣은 다음에는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투입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심지어 반칙과 경고 횟수도 늘었다고 한다. 이기는 팀에 점수를 더 준다는 매력에 대한 반작용이 처음 의도한 이점을 상쇄해 버린 것이다.

“골 득실차에 따라 추가점수를 주면 되겠네요.”
책 얘기를 들은 후배의 제안이다. 바둑에서는 승패만 따지는 게 원칙이지만, 내기바둑에서는 집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개인재무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게 된다. 소득이 많아져 저축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은 3승점제로 바뀌어 경기 초반 서로 먼저 골을 넣으려고 하는 시기와 비슷하다. 이긴 팀이 2점을 잃지 않기 위해 수비를 강화하는 것처럼, 소득이 늘어나면 지출도 따라서 늘어난다.

효율만을 따진다면 가족을 해체해야

 

 

‘이코노미 2.0’를 읽으면서 나는 ‘경제적 인간’이란 명제를 새삼스럽게 되돌아보았다. 과연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가? 내가 그렇게 살았던가? 전혀 아닌 것은 아니지만, 나와 사람들의 삶이 그렇게 편협하지는 않았다.

“협동조합 하면 왠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난 연초 강화의 한 모임에서 아는 사람이 한 말이다. 순간 이런 반론이 떠올랐다.

 

“정말 효율을 따진다면 가족을 해체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족이야말로 경제적 효율을 따지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철저한 협동조합이라는 것이다. 이때만 해도 내게 경제학이나 경제학자는 효율성만을 따지는 집단으로 여겨졌다. 그런 내게 ‘이코노미 2.0’은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경제학자들도 많다는 인상을 남겼다.

현실과 동떨어진 거시경제학 또는 난해한 수학공식 같은 경제학으로만 생각했던 경제학이 이 책을 읽으면서 친근하게 다가왔다. 특히 개인의 재무문제를 상담하는 나로서는 더욱 더 인간의 모습을 한 경제학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사람 냄새는 나지 않으면서 경제적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이 책에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아, 경제학자들이 다 그런 효율 만능주의자는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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