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회사 - 직원과 CEO가 함께 행복하고 함께 성공하는
존 에이브램스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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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최근 경기불황 탓에 명예퇴직을 한 후배가 어제 찾아왔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면서 그동안 회사 일에만 전념했던 삶을 돌아보고 사회에서 다양하게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박원순 변호사와 아름다운 가게, 도법스님, 보노보혁명, 인도의 보청기 회사, 그라민은행 등.  

후배는 자본주의 사회 태동기에 기업 전에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들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신자유주의와 탐욕적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이 시대에 새로운 기업모델을 꿈꾸는 선구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명대학들에서는 그런 선구자들을 양성하는 학과들을 운영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실 그러고보니 내 큰 애가 다닌 제천간디학교가 그런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학교다. 대학은 아니고 중고등학교지만 이미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고교 첫 졸업생들인 내 아이의 친구들은 모두 대입검정고시도 보지 않고, 각자 자신의 할 일을 찾아나섰다. 해외봉사활동을 나간 친구, 사회적기업인 노리단에서 일하는 친구, 춤을 공부하는 친구 등 다양하다. 내 아이도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선구자들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존 기업이 어떻게 더 잘 운영될 수 있는지도 역시 관심사다.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모형인 기업, 또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업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바치는 삶의 터전이다. 그 터전이 단지 돈 버는 곳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일찌기 유럽의 협동기업 모델을 실험해 보려 했다가 크게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런 시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더 풍부한 경험과 철학으로 내용을 채워야 할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가슴 뛰는 회사>는 말 그대로 가슴 뛰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다.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제 미국 동부의 한 섬에서 지역사회와 밀착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건축회사 얘기다.  

전에 읽었지만 다시 이 책을 샀다. 최근에 재무상담을 하는 고객이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이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기업경영,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얼마나 자신의 뜻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가슴 뛰는 곳인가! 어쩔 수 없는 노동을 하며 살 게 아니라, 늘 가슴 뛰는 설레임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경제가 어렵다는 이때, 투자로 쉽게 돈을 벌어 남보다 더 물질을 누리려다 낙담하는 이때, 함께 일하며 행복한 기업과 사회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한결 더 가슴을 쿵쾅거리게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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