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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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니시자와 야스히코 작가의 국내 신작입니다.

국내에서는 아마 일곱번 죽은 남자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 않나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인격전이의 살인이나 신의 로직 인간의 매직도 꽤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닷쿠&다카치 시리즈는 물론이구요.


특이한 설정들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해당 작품들에 비하면 본 작품은 꽤나 전형적인 본격추리처럼 보입니다. 도입부에서부터 주인공에 대한 사건의 묘사가 시작되어 지루함이 없었네요. 


살인 사건의 희생양이 될뻔한 주인공은 의식을 잃으면서 가까스로 범인에게 반격하여 목숨을 구합니다. 당시 범행현장은 사실상 열린 밀실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범인은 사라지고 경찰은 범인을 붙잡지 못한 채,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범인이 왜 자기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했던 주인공은 범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한 경찰관의 도움으로 5인의 추리 전문가들의 모임 연미회에 초대되고, 5인의 탐정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추리를 내세우기 시작합니다.


본문에서도 은근슬쩍 언급하는데, ABC살인사건으로 시작하여 독 초콜릿 사건을 거쳐 다시 주인공의 입장에서 ABC'D'살인사건으로 돌아가는 전개가 꽤 재미있습니다. 잔인한 묘사는 비교적 초반에만 나오기 때문에 그러한 장면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비교적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편.


독 초콜릿 류의 소설이 각 탐정들의 추리가, 그들 각자가 전제하고 있는 가정이 다른 상태에서 논리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중간중간에 혼란스러워 질때가 있는데, 주인공의 생각을 빌려 탐정 각각의 모순점들을 적절하게 지적해 주기도 하고, 새로 드러난 사실 판단에만 집중하면 흐름을 잃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반전을 알게 된 후 특정 등장인물의 묘사만 추려서 다시 읽어보면, 작가는 얼마나 미소를 지으며 해당 파트를 썼을까 싶네요.. 결말까지 알고 난 뒤에 느낀 (혹은 이해를 못한) 추리에서의 헛점이라면, 왜 굳이 협박장을 ㅇㅇ에게 보냈을까 하는 정도? 범인의 최종 목적이 ㅇㅇ라면 굳이 ㅇㅇ에게 협박장을 보낼 필요는 없지 않나 싶구요. 


역자분도 후기에서 살인동기의 '어이없는 악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픽션상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요즘 일어나는 범죄들이 참.... 진주 방화범의 사형 선고가 며칠 전이었으니까요.


간만에 작가님의 본격추리를 읽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반전이 특히나 좋았는데 왜 주인공이 범인의 생존여부가 아니라 동기에 집착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깔끔하게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 정도 각색은 해야지. 아니면 설득력이 없을 테니까.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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