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시대 - 쎄시봉 친구들의 음악과 우정 이야기
조영남.이나리 지음 / 민음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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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서울시 종로구 무교동 골목에 있던 음악 감상실 ‘쎄시봉’, 그곳에서 다섯 남자가 만났습니다. 저마다 다른 음색을 지녔지만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똘똘 뭉쳐 ‘청춘 대중문화’의 부흥을 일으키며 70년대를 감미롭게 물들였습니다. 그 후 2011년 환갑을 넘긴 그들이 MBC-TV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를 통해 다시 모이면서 세대를 초월하는 쎄시봉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조영남이 털어놓은 쎄시봉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우정과 음악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이 책에는 수많은 LP레코드, 인기 DJ와 아마추어 가수들의 노래가 가득했던 음악다방들, 통기타 1세대 탄생 배경, 미8군 쇼단 이야기까지, 억압된 정치상황과는 대비되는 그 시절 대중음악사, 문화사 등이 흠미로운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당시 쎄시봉은 단순한 음악 감상실이 아니라 청춘들의 놀이터이자 공연장을 겸한 문화특구였습니다.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와 포크송. 지나간 7080문화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960년대 무교동 음악다방 쎄시봉은 이제 70년대 대학문화의 대명사가 됐고 쎄시봉 멤버들의 콘서트는 연일 성황을 이룬다는 소식입니다. 쎄시봉과 쎄시봉 멤버들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이야기되고 있는데, 그 맏형 격인 조영남 님이 그 시절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방송과 콘서트를 통해 소개되며 전국에 ‘통기타 열풍’을 일으켰던 세시봉 친구들의 음악과 우정 이야기를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이 세시봉의 추억을 들춰내서 쓰고, ‘중앙일보’ 이나리 기자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세시봉의 시대를 조망했습니다. 

조영남님은 이장희,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김민기 등 1960년대 무교동 음악다방 세시봉에서 함께한 친구들과의 우정과 음악, 낭만을 담았습니다. 이곳에서 인연을 맺은 전 부인 윤여정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세시봉이 주는 음악적인 가치에 대해 서양 음악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세시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한국의 비틀즈였다고 말합니다. 

‘쎄시봉 시대’ 말미에는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님이 세시봉 시대의 음악적 가치와 현재 열풍의 의미를 해석한 글을 달았습니다. 책 속 인물 사진 일부는 조영남이 세시봉 막내로 꼽는 유명 사진가 김중만의 작품입니다.

이 책을 통해 세시봉 친구들이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여러 가지가 걸러서 나오는 창조물을 만드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이 여유가 있고 다양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사실과 치열했던 그들의 삶 속에서 진주 같은 명곡들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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