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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광고, 소비의 문화사
제임스 트위첼 지음, 김철호 옮김 / 청년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욕망,광고,소비의 문화사> 이책의 원제를 풀이하면, '세계를 놀라게 한 광고 이십편; 20세기를 바꾼 광고. 그것은 어떻게 우리를 변화시켰나>라고 할 수 있겠다..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세 단어를 역자의 수고를 실례하자면 욕망, 광고,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욕망, 광고, 소비란 세 단어는 다시 이렇게 그 과정을 정리할 수 있다.
욕망 -> 광고 -> 소비 -> 욕망 -> 광고 -> 소비 -> 욕망 -> 광고 -> 소비 ->......
광고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매커니즘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는 이책은 광고와 자본주의의 속성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광고를 소비한다는 것이 욕망 충족의 과정이 아니라 욕망 생산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물론 끊임없는 욕망의 재생산으로 소비를 촉진한다는 광고의 커다란 악덕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당대의 문화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문화적 코드의 총체로 읽힌다는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그 분석적 가치를 지닌다.
이책의 저자 '제임스 트위첼'은 광고라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첨단 예술양식에서 '두드러지는-광고의 본성과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례 20가지를 골라서 광고란 무엇인지에 대한 훌륭한 개론서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부분의 개론서가 형식을 갖추어 저자의 지식을 과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지레 겁을 집어먹게 만들어 결국 체념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이책의 미덕, 즉 '실감난다', '알기쉽다'를 넘어 '나도 알 것 같다', '내가 생각하던 것이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건 무슨 광고에서 나오던 것인데..'라는 나름대로의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과 비교한다면 '개론'이라는 이름 자체가 면목없음을 느낄 만 하다.
이는 광고 자체가 우리가 매일 호흡하는 그 무엇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가지는 미덕의 대부분은 저자가 지닌 동시대에 대한 풍부한 감성과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광고의 속성에 대한 이해에 빚지고 있는 것이다.
새삼 한국의 학계에도 진정한 개론서가 보다 많이 출현하기를 아쉽게 기대하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