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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원
김하인 지음 / 이른아침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이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무렵이 언제인가?
이 질문에 나는 한..... 다섯살?...
글쎄 난 별로 내 어릴 적 기억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가장 어릴 적 기억이 나 다섯살 때 울 엄마가 집에서 우리 막내 여동생을 낳은 기억이 최고로 오래된 기억같다.그런데 이 저자 김하인은 정말 황당하게도 자신이 정충으로 있을 때부터 기억하고 있단다... 그게 말이되나? 그리고 자신의 성격이 나빠진 이유가 자신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그 뱃속 즉 엄마의 자궁의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서란다. 그게 말이 되나?
하지만 말이 되지 않아도 좋다.
이 이야기는 어찌 되었든 저자의 상상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기에 나 같은 사람은 딴지를 걸 수 없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정말이지 유쾌하고도 황당한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작자의 동화 같은 이미지 구성과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문체에 단숨에 읽어 버릴 수 있는 -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난 임신 중이다. 임신중이기에 작중화자가 정충으로 있을 때부터를 이야기한 그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내 뱃속 아가도 이런 생각을 할까? 저자가 보았듯 뱃속에서도 잠망경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내 자궁의 환경을 좋다 나쁘다 판단하고 있을까? 정말 세상은 태어날 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며 세상 밖에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이야기 도중은 참으로 가난한 세상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듯하나, 이 책 제목에 나와있듯 그래도 세상은 사랑이란 단어로 인해 태어날 만한 곳임을 은연 중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으며 이 책을 덮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