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이선주 지음, 김소희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2월
평점 :

제목과 책 표지만 보고는 할머니와 손녀가 알콩달콩 하는 이야기 인 줄 알았다.
이제 초 4인 딸과 함께 쭉~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은 '나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쉽게 '자기결정권'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는 자기 결정권을 빼앗아가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폭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우리는 상시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7살 때...
그때는 이마를 다 덮게 앞머리를 내린 스타일을 하고 있었는데...
더위를 유난히 타는 아이라 여름에 앞머리를 옆으로 꽉 묶은 후 뒷머리까지 다시 묶어서 시원하게 유치원에 보낸 적이 있다.
그런데, 같은 반 여자친구가 "너 앞머리 올리니까 미워!" "안 어울려!" 등등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우리 딸이 삼복더위에도 자기는 절대 앞머리를 안 올리고 유치원에 가겠다는 거다.
자기 앞머리 올린 거 안 올린다고...
몇 년 뒤엔 "엄마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너나 올리고 다니지 마!"라고 할걸! 이란 말을 했다.
어린 맘에도 그 친구의 말은 폭력이었고 그 작은 폭력에 우리 딸은 나는 앞머리를 올리는 게 안 어울려 하며... 다른 사람의 정의해 준 모습을 내 모습으로 받아들였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원 선생님께 전화드려 이러이러 하니 선생님이 우리 딸에게 앞머리 올린 거 잘 어울린다고 올리고 오라고 해주세요!라고 했을 거 같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자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주고 있다.
여태까지는 그게 옳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 다양하고 집요한 가스라이팅에 노출될 수 있고...
자기결정권을 앗아 가려는 폭력에 노출될 수 있으며...
그런 것들은 믿을 만한 어른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헤쳐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제고 엄마는 너를 도와줄 사람이다. 너를 믿어줄 사람이다. 내 편에 서줄 것이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주어야겠다.
하긴...
엄마인 나부터...
내 마음대로 아이를 휘둘러서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게 되는 게 아닌지 늘 경계하고 나 자신을 검열해야겠다.
언제고 '나다움'을 지켜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본보기가 되고...
아이를 응원해야겠다.

여자는 어때야 한다는 세상의 기대에 눈치 보지 말고, 나답게 살아가는 딸이 되길 엄마는 응원한다!

투 머치 토커가 별명인 우리의 주인공 혜지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잘 해결하고 할머니도 잘 만날 수 있을까?
할머니는 왜 사라지신 걸까? 왜 그러실 수밖에 없으셨던 걸까? 우리는 과연 할머니에게 돌을 던지는 게 옳은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리뷰)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