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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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 아마리 종활 사진관 by 아시자와 요 -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삶과 사랑이 기록되는 곳

*평점 : ★★★★반


나를 가리키는 숫자가 3의 후반을 달리고, 어느덧 4를 달게 되면서 죽음에 대해서 이제는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은 바닷가 저 멀리에 있는 등대와 같으나, 어느새 70을 넘어선 내 소중한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나이도 나이지만, 8년 넘도록 병원에 계시니 더욱 그러하다.

은연중에 소중한 이와의 이별을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담아두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말기를 바라고 있는 매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집은 것은 아니었다.

일상에서의 작은 기적이 생기는 이야기가 담긴 소설일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일상의 판타지를 만날까 싶은 거였다.

그렇게 깊은 생각없이 읽게 된 「아마리 종활 사진관」..


(P. 16) 인생의 마지막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인데, 납득이 안 되는 사진이면 슬프잖아요.


하나는 할머니를 장례를 치른 후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찍었던 '종활 사진관'을 찾는다.

할머니의 유언장에 엄마의 이름만 빠진 것에 충격을 받은 엄마를 위해 할머니의 발자취를 찾은 거였다.

아마리 사진관의 유메코와 도톤보리 그리고, 아마리와 유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할머니가 엄마에게 남긴 봉투 하나를 받는다.

엄마 이름으로 남겨진 봉투.. 거기에 붙어있는 가치가 어마한 우표 한 개..

하나의 할버니는 유언마저도 퀴즈로 준비한 것이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뒤를 따라 오게 된 사진관, 하나는 사진관의 헤어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취직한다.

삶 속에서 죽음을 만나는 곳, 사랑과 이별이 맞닿아 있는 사진관에서 네 가지의 미스터리하고도 기적같은 이야기, 우리 평범함 가족들의 이야기을 만난다.


(P. 150) 오해가 풀렸다고 떠난 가족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멈춰 있던 시간은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P. 204) 똑같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용서받길 원하는 사람과 이제 두 번 다시 아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제목에 나온 '종활'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일본인들의 죽음 준비' 즉,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이란다.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책을 읽기 전에는 그 뜻을 알고서도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누구나 죽음은 자신과는 먼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싶다.

자꾸 삶과 죽음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된다.

또, 소중한 사람의 떠남에 대해서도 남아있는 이들의 슬픔에 대해서도..

소중한 사람이어서 너무 가까운 내 가족이어서 남들에게보다 더 함부로 대하고 상처를 주는 일이 더 많다.

사랑하는 만큼 미움도 커지고, 서운함도 커지는 사이인 미묘한 관계의 '가족'이란 이름을 가진 작은 사회.

이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책을 덮으며 아니 책을 읽어 내려가며 자꾸만 엄마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내 엄마와 죽음을 연결짓는다는 것은 마치 죄를 짓는 것 같고, 무척이나 정없는 사람같고, 마치 기다리는 사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만나야하는 이별이고, 슬픔이고, 눈물일 것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 좀 더 좋은 모습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욕심이 아님을 느낀다.

고인을 회상하는 실마리가 된다는 '영정사진'...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현재 우리 정서상 맞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 엄마는 어떤 사진으로 영정사진을 하지?

조금 더 좋은 모습이셨을 때 준비해놓을걸...하는 후회마저 들게 되었다.

엄마 역시 지금 병원에 있는 모습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보여지는 마지막 모습은 아닐거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마음이 심란해진다.

엄마 당신마저도 지금의 모습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에 담기기 싫어하는 마음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책, 생각지도 않게 감동이다.

곱씹을 때마다 책의 구석구석마다 내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생각나게 하고,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종활'..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이별하는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게 해 줄 수 있는 가치있는 단어이다.

소중한 사람이 있는 모든 이들이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줄 최고의 선물!>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하게 해줄 '진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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