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들 -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미래그래픽노블 3
오언 콜퍼.앤드류 던킨 지음, 조반니 리가노 그림, 민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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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가난을 피해 떠날 수밖에 없는 그들을 우리는 안타까워하지만 불법자라며 밀어낸다.

하지만 그들은 불법자들이 아니다.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들을 밀어낸다.

뉴스에서 접하는 실상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우리들. 언제까지 그들의 삶을 외면하고만 있을 것인가. 정말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아이들은 난민들의 실상을 거의 모른다. 몇 권의 난민 관련 책을 보여주었지만 그들이 얼마큼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도 가늠하지 못한다. 심지어 내 아이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었다. 뭐 성장하면서 몸과 마음도 함께 자라나겠지만 세상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 밝은미래에서 출간된 그래픽노블책을 보면서 아이들에게도 효과적인 독서가 될듯했다. 이 책은 그들이 살기 위해 떠나지만 그마저도 목숨을 보장받지 못하는 힘겹고도 안타까운 고난을 담아내고 있다. 그림으로 보는 장면도 이런데 실상은 얼마나 위험하고 고통스러울까.

 

이야기는 챕터별로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이보가 현재 유럽행 보트를 탄 시점에서 어떻게 보트까지 타게 되었는지를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보는 가나 태생으로 삼촌과 형과 누나와 살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가 먼저 떠나고 형마저 누나를 찾아 떠나면서 자신도 형을 찾아 떠난다. 그만큼 이곳에는 희망이 없었다. 오히려 이보에게는 형이 희망이었다. 열두 살 아이가 낯선 길 위에서 겪을 고난이 벌써부터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이보는 누구보다 씩씩했다. 노래를 곧잘 부르던 이보는 자신의 재능으로 행운을 부른다. 버스도 공짜로 얻어타게 되고 결혼식 축가도 부르게 된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 그곳에서 형을 만난 것이다.

 

혼자보다 둘이었기에 서로 의지가 되었다. 사막을 건너기 위해 21주가 걸렸고 건너는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둘은 유럽으로 떠날 뱃삯을 모아 배를 탄다.  난민을 더 받을 수 없다는 그들의 현실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난민들의 여정에서 생과 사는 온전히 운에 달린듯하다. 이보를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의지가 먹히지 않는 현실을 보며 좌절감이 밀려든다. 그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불법자로 취급받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원하는 건 안정된 터전이었을 뿐인데.

 

가난을 벗어나는 국가는 점점 늘어나지만 대신 그렇지 못한 이들을 포용하려는 마음들은 점점 줄어만 가는듯하다. 모두가 잘 살기는 힘들겠지만 고난을 겪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불균형은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되어 인류를 위협할 테니까.

난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된 정보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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