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 - 나답게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문장들
이동섭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평점 :
**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 받아 적는 개인적인 의견이 담긴 리뷰입니다 **
책제목: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
글쓴이: 이동섭
펴낸곳: 더퀘스트
쓸쓸한 계절이다. 나무들은 싱그러웠던 초록빛의 잎을 한껏 다양한 색채로 물들여 놓았다. 이 절정의 순간이 지나면 이내 하나둘씩 떨어질 것이다. 이미 거리엔 먼저 떨어진 잎들이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흩어져 가고 있다.
지금은 가장 예쁜 모습으로 나무를 꾸미고 있는 그 외의 잎들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리지 못하고 결국은 사라질 것이다. 잎을 상실한 나무는 또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며 긴겨울을 버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게 되겠지.
그리고, 반복.
우리내 인생도 마찬가지.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그렇다. 돌아보면, 모두에게 봄날은 있다. 이미 지나 온 사람, 아직 오지 않은 사람. 이미 지나 왔어도 인지하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 계절의 변화처럼 규칙적인 사이클로 반복되지는 않지만, 고행이 있으면 언젠가 보상을 받기도 하고 그 반대의 상황을 겪기도 한다. 보통은 고생 끝에 낙이라는 말처럼 힘든 것을 먼저 겪으면 좋겠지만, 삶은 그리 원하는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삶이 쉬운 사람이 있을까? 당연한 없다.
대부분의 가진자는 그만큼 잃을게 많아 지키기 위해 힘들고, 못 가진자는 소유하지 못해서 힘들다.
삶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행복과 불행은 '나' 자신에서 출발한다.
즉, 행복하고 안정된 삶. 균형을 이루는 삶. 그 기준은 외부 (다른 사람들, 외적인 물질, 돈, 명예 등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왜냐, 당연한 말이지만 내 삶의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이기 때문이다. 좋은 것만 보여지는 SNS 등을 통해, 타인의 괜찮은 삶을 엿보기 너무 쉬운 세상이기에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많이들 우울감을 겪는다. 달리 생각해보면 누구나 자기의 괜찮고 좋은 결과론적인 삶을 보여주기에 어떻게 이루었는지에 대한 과정설명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
남과 비교하기에 앞서 나에게 먼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의 삶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순위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 는 예술인문학자인 이동섭님의 나를 나답게 살아가도록 가이드 해 주는 책이다.
예술인문학자답게 과거의 멋있었던 화가나 작곡가 등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이 자신을 사랑하며 완성했던 멋진 예술 작품들과 인생을 들려준다.
모지스 할머니의 삶은 유명하다. 예전에 모지스 할머니 그림을 보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져 좋았던 기억이 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 중년을 지나... 70세 부터 화가로서의 제2의 인생을 산 그녀. 만약에라도 자신이 원했던 꿈을 펼치지 못했더라면 진정 행복한 삶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대로 삶을 살아냈고 무려 30년가까이 오랜 시간 원없이 그림을 그리며 마지막까지 행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그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다니, 그런 그녀가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다.
다음은 그녀를 행복으로 이끈 그녀의 말들. (P 83,85)
" 나는 삶의 역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삶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죠."
베토벤의 자존감도 그를 최고로 만들었다. (P 66-67)
자존감의 판단 기준은 자기 자신이다. <웰링턴의 승리> 의 평가에 대한 베토벤의 속마음은 ' 너희들이 내 음악이 좋다고 해서 내 음악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너희들이 별로라고 해서 별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내 음악은 너희들의 판단과 상관 없이 존재한다. 내 음악은 오로지 내가 판단한다' 엿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감은 상대적이고 자존감은 절대적이다.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자를 누구도 존경하지 않는다. 언제나 나는 내 편이어야 한다.
마네의 스스로와의 경쟁도 인상적이었다. 예전엔 경쟁은 남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경쟁은 나 스스로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마네의 경쟁 상대는 마네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 화가와 평론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생각과 실력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마티스의 일화도 흥미로웠다. 간병인이자 후에 모델이 된 모니크와의 우정과 사랑이야기. 서로를 깊이 이해하여 사랑이상의 우정, 우정 이상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로자리오 성당에 그들의 결과물이 존재한다.
코코 샤넬의 일화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숫자가 5인데, 샤넬도 그랬다니 반가웠다. 그래서 향수이름이 샤넬넘버5였을 줄이야. 그녀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믿어 결국엔 세상에 알렸고,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 그녀가 세상에 없는 지금까지도 샤넬 이름만으로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삶에 닿을 수 없다. 남이 만든, 세상이 만든 프레임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때론 치사한 방법으로 세상이 나를 시험할지라도 사랑하는 내 자신을 잃지 않도록, '자아'를 잃지 말아야 한다.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나자신과 나의생각, 나의 일, 주변사람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
힘든 세상이라 온전한 나를 위한 삶이 부쩍 강조되는 요즘,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나처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