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흉년 - 하 박완서 소설전집 3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1993년 5월
평점 :
품절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화난다. 사회의 악, 삶의 고난등을 동정하지 않는 글쓰기, 거기다 냉소적인 주인공들의 시선이 합해져 줄곧 읽으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가장 가까운 가족 구성원들 간에 긴 세월동안 끝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세뇌가 되어 개개인의 삶에 어떻게 나타나는가를,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객체이기에 자립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거기에 자연계의 필연인 신(新).구(舊)의 주도권의 변화가 주인공의 성격대로 첨가된다.
각 가족 구성원들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서로가 객체임을 인정해 주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끝으로 흉년이 있다면 반대로 풍년,평작이 있기에 조금은 안심된다 할까?

출간한지 오래된 작품들을 읽다 보면 기가 차기도 하고 씁쓸한 경우가 다소 있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사회의 부패와 사기행각들로 인해서다. 광복 후 과거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넘어가는, 눈 감아주는 사회의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은 계속 얼토당토 않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리라 생각된다.
이 작가의 노년의 작품을 한 권 읽었는데 그때는 이 작가에 대한 어떤 생각도(선입견) 있지 않은 상태였고 또 아직까지 특별하게 남는 기억이 없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들을 차분히 다 읽어 볼 생각인 요즈음은 과연 노년에 씌인 작품들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까 궁금하다. 그리 편치 않은 작품들을 줄곧 읽게 되는 이유는 작가의 필력에 있겠다. 읽으면 빠져들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