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절 - 42곳 사찰에 깃든 풍물과 역사에 관한 에세이
장영섭 글.사진 / 불광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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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들이 해마다 붐을 이뤄서 계속해서 나오는 것처럼, (심지어 같은 여행지일지라도!) 

절에 관한 에세이나 여행기도  생각보다는 훨씬 많다. 개중에는 불교학자가 학술적 설명에 초점을 맞춰서 쓴 것도 있고, 작가나 사진작가 등이 단상을 엮어서 낸 책들도 있는데, 

이 책의 미덕은 우리가 여행기에 기대하는 서정성과 예민한 감성 뿐만 아니라, 근사한 사진집을 넘어서는 지적인 자극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42곳 사찰에 깃든 풍물과 역사에 관한 에세이라는 소개는 학생 논술용 교양도서 같은 느낌을 주지만 결코 정보전달에 그치지 않다.  

내용의 깊이와 형식적 아름다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저자는 철학과 졸업후 불교신문에 입사하여 2권의 책을 낸 기자이다. 

글은 현역 기자답게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절 분위기에 맞게 담박하다.  

문장은 간결함에서 빚어나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뒷표지에도 소개된 함안 장춘사는 <자연을 약탈한 공간의 크기가 곧 문명의 수준이다>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長春을 가지고 풀어놓는 글솜씨가 맛깔스럽다. 

 여행기라고 하기엔 아까운 이 책의 내용은 아마 몇 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게 처음처럼 읽힐 것이다.

이제야 겨우 내 얘기를 쓴다는 말엔 저자의 말에서 자부심과 앞으로의 욕심을 읽을 수 있었다. 

시작이 좋았다. 다음 책도 기대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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