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도서로 늘 언급되는(제 기억에 의하면!) 작품,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 저는 목록에서 <구토>라는 제목을 볼 때마다 명작이긴 하나보네... 하지만 나는 영원히 읽지 않아야지... 마음 먹었더랍니다.^^; 세계명작 중에서는 세월이 무색하도록 조금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세련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작품들이 아주 많은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계태엽 오렌지>라든가 <소리와 분노>라든가 <붉은 밤의 도시들>이라든가...사실 고전은 거의 다 재밌습니다, 선입견과는 다르게...) 이 <구토>만큼은 왠지 정말로 재미없을 것 같다는ㅋㅋㅋ 강한 확신이 뇌리를 스쳐서ㅋㅋㅋ 욕심도 안 내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이번 겨울방학 때 접하게 된 이유는ㅠㅠ 순전히 오에 겐자부로 작가님 때문입니다. 언제나 언급하지만 가장 경애하는 작가님입니다. 하, 제가 그 분을 아주 멀리서나마 실제로 뵙게 될 수는 있을는지ㅋㅋㅋ 오에 겐자부로가 대학교 졸업논문으로 사르트르의 작품을 가지고 썼더라고요... 오에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 작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구토>를 모두 읽고 제가 생각한 것은, 오에 겐자부로는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가지고 어떻게 논문을 쓸 생각을 했을까ㅋㅋㅋ 그리고 사르트르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서도 사르트르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책을 정말 재밌게 잘 쓰거든요... 물론 제 기준입니다만... 아, 솔직히 <구토> 진짜 재미없었습니다.ㅋㅋㅋ 초반은 나름대로 느낌 좋은데? 하고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지나치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서술해가는 것 아닌가ㅋㅋㅋ 약간 그 작품 생각났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ㅋㅋㅋ 그것도 교과서에서 읽으면서 아..ㅎㅎ 재미없다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때 학습활동으로 저희들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글을 쓰는 란이 있었지요. 생각없이 썼는데, 잘 썼다고 반 애들하고 국어 선생님께 칭찬받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네요.ㅋㅋㅋ 국어 선생님께서 확실히 글 쓰는 데 재능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너무 감사했습니다.:> 하여튼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도 그때 저를 칭찬받게 했다는 점 말고는 좋았던 게 하나도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ㅋㅋㅋ 지루하고 혼자 뭐라 하나 싶고...ㅋㅋㅋ <구토>도 그런 느낌이었어요.

 

'존재'에 대해서 숙고하고 사르트르의 분신인 듯한 '로캉탱'을 통해서 자신의 철학을 펼쳐나가는 것이 주된 서술 같은데요. 그런데 <구토>를 읽으면서 이 책 속의 거...의 주연 급인 어느 인물을 보면서는, 오에 겐자부로 느낌이 살짝 풍기기도 했습니다. 헛짚는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구토>의 '이 인물'을 보면서는 확실히 오에가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알 것도 같다, 싶더라고요. 사실 '이 인물'은 오에의 작품에서 언급되었던 적도 있고요. 저도 그 작품을 읽으면서 <구토>를 읽을까, 생각했으니... 그나저나 오늘은 오에 겐자부로 작가님의 생신인데요. 하루를 행복하게 잘 보내고 계신지 무척 궁금합니다. 케이크는 드셨는지(은근히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작품에서 초콜릿도 자주 나오는 편이고...) 가족끼리 중화요리를 드시러 가시지는 않았을지, (직접 중화요리를 가장 좋아한다, 고 하신 적은 없지만 오에의 책을 제법 읽었다 하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중식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ㅋㅋㅋ) 아니면 오에의 책이나 말을 통해서 짐작 가능한 식구들의 의연하고 차분한 태도에 어울리게 그다지 특별한 일정 없이 평소대로 보내셨을지... 오에는 주변에 지식인들이 많으니까 그 분들하고 어울리셨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안온하고 따뜻한 하루가 되셨으면 좋을 텐데요. 서울은 눈이 참 많이 내렸습니다. 일본은 과연 어떠할지...? 민족감정을 떠나서 일본은 저와 상성이나 정서가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 느낌이라 (특유의 분위기가 불안하고 무섭습니다...반발심이 일게 하는 기괴함도 허세 같아서 보기 무안하고요.)거리낌이 찾아들 때가 제법 있는데요. 오에 겐자부로에 한해서는, 사랑스럽고 따스한 느낌이 드네요. 노벨 문학상 연설 때인가, 자신을 일본 작가보다는 서양 작가로 인식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했었지만 아무래도 환경이 환경인지라 오에의 작품에도 일본의 정취가 담뿍 묻어나는 편인데요. 아, 물론 오에가 말한 서양 작가로 인식되기를 희망함은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자국을 나무라고 그에 타협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가치관 측면으로써, 이겠지요? 어쨌거나 오에의 작품 내에서는 저는 무엇이든 비평 능력을 잃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ㅋㅋㅋ 언제나, 좋은 일만이 가득하시길... 참고로 <구토>에서 '만약 누가 프랑스의 일곱 번째 도시에, 정거장 근처에, 당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나이가 있다고 말해도, 그에게는 기쁘지도 언짢지도 않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나라면 기쁠 것이다. 그 자가 부럽다.'라는 문장을 읽었는데요. 오에 겐자부로를 떠올리는 저의 심경과 꼭 맞아떨어집니다. 오에 겐자부로 작가님, 생신 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에게 있어 꼭 한 명의 가장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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