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들은 너무 납작하고 단순해서 진짜 감정의 근처에도 닿지 못했다.
겨울에는 신기한 눈이 내리고, 겨울나무는 아름답고, 겨울나무는 우아하고, 눈을 맞으면 더 우아해지고, 쨍한 겨울 하늘도 좋다. 입김도, 담요도, 귤도 좋다.
외국에 나가보고 싶다. 내가 전혀 모르는 언어 속에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아기였을 때, 한살 때의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고 들었는지 너무 궁금하다. 그때 내 귀엔 어른들 말이 어떻게 들렸을까? 그때가 기억나면 좋겠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지만 명확하지 않고 느슨하다. 외교관처럼 딱 떨어지는 게 없다. 모르겠다. 그냥 지금이 좋다. 하루하루를 꼭꼭 눌러서 살 수 있는 만큼 다 살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