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그는 어리둥절하고 겁먹은, 타락한 소년 같았다. 마치 그 자신이, 다른 누구도 아닌 조반니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여기까지 와버렸으니 이 이상으로는 갈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의 짧은 인생 여정이 흔해 빠진 칼 한 자루로 끝난다는 것을 못내 믿을 수가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냉혹한 전망을 온몸의 근육 하나하나가 거부하는지 벌써부터 뒷걸음질을 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