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니 큐큐클래식 2
오스카 와일드 지음, 조동섭 옮김 / 큐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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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저는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근무 중입니다.<: 자화자찬은 민망하지만! 도서관에서 제가 제일 일을 잘 하는 것 같아요.ㅋㅋㅋㅠㅠ 그래도 다른 근로학생들에 비해서는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이기 때문이겠죠...?ㅎㅎ

 신간코너에 새로 책이 들어왔는데, 서가에 책들을 꽂아 넣다가 화려한 표지에 이끌려서 살펴보고는 저자가 오스카 와일드임에 깜짝 놀란 책, <텔레니>입니다! 저는 오스카 와일드를 제법 좋아하는 독자예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인상깊게 읽었고 작년에는 동화 <캔터빌의 유령>을 읽은 독서경험이 있지요.(: 어렸을 때는 <행복한 왕자>와 <별에서 온 아이>를 만화책으로 읽었었어요! 그림체가 너무나 예뻐서 황홀해하면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ㅎㅎ <별에서 온 아이>는 저희 집에 있는 펭귄클래식 출판사 문고로 다시 접하기도 했는데 만화책에서는 생략되어 있던 결말에 충격과 비탄을 느꼈던 감각이 선명하군요.ㅜㅜ '모두들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결말로 지어주면 안 되었던 이유가 있었을까요...! 사고방식이 단순한 독자여서 마냥 해피엔딩만을 바라고 있군요.ㅜㅜㅎㅎㅎ

 

 <텔레니>는 상당히 에로틱한 소설이어서 읽으면서 깜짝 깜짝 놀랐어요! 기발하고 아름다운 성적인 묘사도 돋보였고 지나치게 단어 선택이 적나라해서 귀엽다는 생각마저 들면서ㅋㅋㅋ 웃음을 자아냈던 묘사도 있었습니다.<: 저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소설을 나름 적지 않게 접한 편인데요. 동성과의 성관계를 이렇게 많은 페이지에 걸쳐서 거리낌없이 드러낸 소설은 처음이네요! 제 기준에서 <텔레니>의 가장 야한 장면을 읽을 때-사실 거의 전부 야하기는 합니다.ㅎㅎㅎ-광화문에서 버스를 기다리느라고 벤치에 오도카니 앉아 있었는데요. 바람이 제법 불어서 덜덜 떠느라 얼굴을 붉힐 법한 순간들을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다지 부끄럽다거나 거부감이 든다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동성애에 아무 반감을 느끼지를 않아서!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오스카 와일드가 쓴 소설이 맞나?! 하는 생각은 계속 들더군요! 찬란하고 화려한 묘사와 섬세한 필치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느꼈던 오스카 와일드 특유의 미적 감각에서 비롯된 것임이 틀림없어 보였지만, 실제로 동성 연인까지 있었다고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드러내보이면서 책으로 간행하기에 마저 개의치 않았다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의심스러웠거든요! '옮긴이의 말' 부분에서 역시 지적하고 있는 점이더군요! 하지만 또한 지적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텔레니>에서 나타나는 아포리즘의 색깔은 오스카 와일드 고유의 것임에 분명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의문점을 막론하고라도 그가 쓴 글이로구나, 친밀하고 애틋하며 퍽이나 그리운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저는 오스카 와일드의 글은 멋스럽고 아름다운 것은 물론, 더부룩하거나 질리는 느낌 없이 가독성 좋게 죽죽 뻗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워낙에 글을 읽는 속도가 더딘지라 특별히 두껍지도 않고 책 전체의 크기도 작은 편인 <텔레니>를 전부 읽는데 사흘이나 걸리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지치는 일 없이 즐겁게 정독할 수 있었네요.(: 매력적인 남자 '텔레니'는 깊게 얽히지는 못할지라도, 언젠가는 스쳐 지나가는 일로나마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들게끔 하는 캐릭터였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다지 많은 사람들을 곁에 두지 못한 저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동경심을 품게 하거나 진솔하고 사랑스러운 진심으로 꼭 껴안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많은 인물들을 엿볼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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