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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은 저항이다 - 시스템은 우리를 가질 수 없다
트리샤 허시 지음, 장상미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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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언제, 어떻게 휴식할까? 휴식하는 이유는 뭘까? 나는 계획과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방전됐던 몸을 잠시 누이며 휴식한다. 그렇지만 저자에게 있어 휴식은 삶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낮잠사역은 저항으로서의 휴식에 대한 명상이다. 몸과 영혼의 트라우마와 공포를 일으키는 해로운 체제를 해체하는 힘에 주목한다. 우리는 휴식을 치유와 해방의 핵심 수단으로 본다.
_p.46

저자의 아버지는 과로, 탈진, 건강 소홀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었고, 이는 고스란히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졌다. 여러 역할을 하면서 세월을 보낸 아버지는 흑인이셨다. 그래서 남들보다 부지런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이면엔 정작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없었다.
이후 신학대 첫해를 다니며 휴식의 실험을 시작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의지는 대학원에서 배운 흑인여성주의에서 비롯되었다. 가족과 공동체를 향한 깊은 헌신에 중점을 두는 흑인여성주의는 해방의 투쟁을 주장한다. 즉, 흑인여성주의는 백인우월주의, 자본주의, 폭력과 억압 등의 체제에서 벗어나길 촉구하는 해방의 도구로서 작용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대부분에게 휴식으로 향하는 탄탄대로가 열린 적은 한 번도 없다. 해방을 쟁취할 청사진이나 정해진 틀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쉰다. 거부. 제3의 공간 만들기. 탈주.
_p.65

‘휴식은 저항이다’ 운동으로 낮잠 사역단은 진정한 휴식을 추구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휴식을 하는 이유가 몸의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이다. 휴식은 자본주의 사회로 돌아가 헐떡이는 자신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동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휴식은 무엇일까. 우리는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 한 구성원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존재만으로 신성하며, 계획한 만큼 해내지 못해 자책하는 것 대신 충분히 잘해내고 있다고 자신을 돌보는 것부터 휴식하면서 인지하면 된다.

나에게 진정한 해방이란 끊임없이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면서 할 일 목록에 오른 일들을 지워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었다.
_p.88

이미 개인주의, 각자도생은 보편적인 단어가 되었다. 이런 체제의 최전선에 있는 우리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 아프게 말하곤 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사고의 틈새에 정신적•육체적 휴식을 넣는다면 현실과 자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멈출 수 있다. 나를 관통하는 시간을 가지면 내 옆의 사람들, 넓게는 공동체를 돈독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끝으로 이 연결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과정으로도 이어졌으면 한다.

휴식은 사랑을 가다듬고 지친 몸을 달래고 기계 속도로 삶을 헤쳐나오느라 얻은 트라우마를 걷어내기 위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재상상은 기억을 꽃피워 힘을 얻게 해준다. 이 힘으로 과로문화를 해체하고 구원을 이룰 수 있다. 의식적으로 쉬면서 우리가 벗어나고자 하는 해로운 세계를 기억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 작업이 현 상태를 뒤흔들고 우리를 상상력 넘치는 상태로 이끌 것이다.
_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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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행복을 공부하라 -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도 행복을 배운다
탈 벤 샤하르 지음, 손영인 옮김 / 좋은생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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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그동안 나는 수많은 감정 중 스트레스, 갈등,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였다. 자신을 칭찬하고 다독일 때보다 사회의 잣대에 나를 세우기 바빴고,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 질책하는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행동 기저엔 ‘행복’이 깔려 있었다.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 행복한 삶은 원해서 행복의 정의도 내리지 못한 채 “행복이 제일 중요해!”를 외치고 있던 것이다.
제대로 행복을 탐구하고 싶어서 그런가. 난 이 책이 끌렸다.

*
이 책은 행복 자체를 위해 노력하는 방법보다 자신을 행복으로 이끄는 요소(SPIRE)를 일러준다.

Spiritual wellbeing(마음의 안녕)
Physical wellbeing(몸의 안녕)
Intellectual wellbeing(배움의 안녕)
Relational wellbeing(관계의 안녕)
Emotinal wellbeing(감정의 안녕)


✶ Spiritual wellbeing

“우리의 어두운 순간은 대부분 현재에 머무르지 못해 생기는 결과다. 현재에 충실할수록 우리는 깨달음을 더 경험할 수 있다.”_p.73

우리는 (대개)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을 쉬게 냅두지 않는다. 마음이 어지러울수록 오히려 행동과 감정은 정돈되지 못하고 산만해진다. 그렇다면 더더욱 ‘마음 챙김’에 힘써야 한다.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은 한 가지 생각(현재)으로만 집중시켜 대상을 직시하게 한다. 이를 반복한다면 마음의 근육이 생길 것이다. 즉 마음의 안녕을 위해서 먼저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 Physical wellbeing

“오늘날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는 데다 집안일과 회사 일로 일정이 꽉 차 있어 회복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회복이 우리의 행복뿐만 아니라 더 넓은 관점에서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한다.”_p.110

책에선 회복을 3단계 수준으로 설명한다.
미식적 회복은 2시간마다 ‘단 5초라도 꾸준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깊은 호흡을 하거나 잠시 산책을 한다면, 이완 반응으로 스트레스가 회복으로 전환될 것이다.
중시적 회복은 ‘잠’이다. 적당한 수면(7~9시간)은 우리의 인지 기능, 생리 기능, 심리적 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거시적 회복은 ‘일과 완전히 분리된 시간’이다. 포모 증후군(흐름을 놓치거나 삶에서 제외될까 봐 두려워하는 증상)으로 일과 관련된 생각이 가득한 개인 시간을 보낸다면 결국 번아웃에 빠지기 쉽다.
세 가지를 꾸준히 지키고 운동, 미루지 않는 습관까지 곁들인다면, 몸의 안녕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Intellectual wellbeing

“배움에 다시 사랑의 불을 붙이고 싶다면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배우길 좋아하는가’이다._152

사람의 본능엔 호기심이 있다. 호기심으로 우리는 걷고, 만지고, 경험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면서 자신의 외연을 넓힌다. 가장 흥미로운 대상은 ‘타인’이다. 한 사람은 온전한 하나의 세계이므로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도 배움의 요소에 깊게 관여한다.
하지만 배움엔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실패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제치고 실패를 배운다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된다.

✶ Relational wellbeing

“사랑하는 사람이든 이제 막 만난 낯선 사람이든 다른 사람과 가까이 교류해야 우리는 공감과 친절, 연민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더 높은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더 도덕적이고 너그러워지며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것이다.”_p.200

며칠 전 일기에도 썼지만, 인간 관계는 참 어렵다. 애써 인연의 끈을 이어가려는 마음이 무색하게 관계는 뚝 잘라질 수 있다. 그래서 관계는 행복의 가장 큰 예측 변수라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과 교류하면 옥시토신이 나와 관계가 돈독해진다. 이렇게 친밀해진 관계는 서로를 베풀게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 때 우리는 자신에게도 베푸는 방법도 알게 된다.
이처럼 상대, 나를 돌보는 행위는 ‘자신에게서 시작해 바깥으로 확장하는 움직임’(232쪽)이며 관계의 안녕을 지속시킨다.

✶ Emotional wellbeing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려면 먼저 불행이 들어올 수 있게 그냥 두어야 한다. 인간다울 수 있는 허락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더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는 토대가 된다.”_p.251

감정과 감정에서 오는 고통을 참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밖으로 토로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줄도 알아야 한다. 감정은 청개구리와 같아 거부할수록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정으로 온전한 나(정체성)를 잃지 않기 위해서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슬픔과 분노는 흘려 보내고, 마음속에 남은 감사함을 ‘감사 일기’로 남긴다면 긍정 하향 나선이 상향 나선으로 바뀔 것이다.

나를 찬찬히 들여다 보고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는지, 어떤 상황에 취약한지, 언제 행복한지. 나의 사전 정보는 딱 이정도였지만, 『일생에 한 번은 행복을 공부하라』를 읽고 SPIRE을 다지는 경험을 하였다.
행복에 관심 있는 이,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 행복하고 싶은 이들은 SPIRE을 통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삶에 실험한다면 기존에 느꼈던 행복은 안티프레질할 것이다.
행복은 전염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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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 수업의 장면들 - 베네수엘라가 여기에
서정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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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지난달 서점을 갔을 때 매대에 있는 『카라카스 수업의 장면들』은 단번에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카라카스의 감각적인 풍경이 희미하게 보이도록 책싸개의 특성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진 이 책은 잽싸게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몇 주 뒤 서평단을 구하는 것을 보고 바로 신청하였고, 그렇게 나는 카라카스의 학생이 되었다.

⟢ 1장. 보다 친밀한

면밀하게 그려낸 카라카스의 일상을 보면 베네수엘라의 여러 얼굴과 그 사이로 돌아다니는 저자를 만날 수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아슬아슬하지만 이미 그들에겐 이 삶이 곧 현실이고 일상이므로 그들처럼 ‘마냐나’를 말하며 카라카스에 익숙해진다.
당연한 친절함이란 없는 이곳, 카라카스가 그렇다. 위험천만하지만 시장에서 장을 보고, 당장 오늘 먹을 것을 요리하고, 스페인어 작문과 회화 수업을 듣고, 간간이 전시회에 가서 작품을 보며 그럼에도 살아가는 그들을 읽어내고, 산책도 한다.
그렇게 몇 년간 살게 된 카라카스와 친밀해진다.

⟢ 2장. 보다 진실한

소통조차 쉽지 않았던 카라카스에서 그림과 음악, 건축, 음식, 교육의 전반을 알게 된 순간 심각한 난민 문제와 불안한 치안,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전통을 현대성 개념 안에서 풀어내며 장난기를 촉매로 사용’(138쪽)한 폰티의 창의성이 나타나는 엘 셀리토의 사진을 보며 착시가 일으키는 모던함에서 당시 시대를, 개방을 통해 엘 셀리토의 영향을 생각해 볼 법했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보면 그곳의 환경과 습성, 사람 간의 교류까지도 알 수 있다. 파레욘 크로오요와 아레파, 카사베와 테케뇨 등 음식의 향과 맛을 보진 못하지만, 카라카스의 좀 더 진실한 면모를 바라보기엔 충분하다.



한 권의 책으로 마무리 지은 카라카스의 수업은 참 알찼다. 저자와 비슷하게 카라카스에 대한 낯섦을 온몸으로 느꼈던 순간부터 시각 예술가들이 진심을 읽기까지. 나에게 다가온 여러 장면들이 포개어져 카라카스를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고, 그럴 수 있음에 행복했다.

-

그곳을 찾는 이들의 손에 들린 긴 성인 목록은 기적을 바라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달리 없는 비천한 삶이 도처에 존재한다는 증거다. 성인 앞에 기원하는 것은 내팽개쳐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것과 어떻게든 싸워보려는, 굴종과 반항이 서로 한데 얽힌 행위다.
_ p.31

버티고 견디는 고단한 삶이 곳곳에 있다. 다른 방도가 없는 일을 마주했을 때 사태를 낙관하여 불안을 잠재우는 데에 익숙한 이들이다. 럼주에 달뜬 이들이 메렝게를 흔들자 정원은 이내 유쾌하고 나른한 기운으로 충만해진다.
_ p.61

마냐나, 마냐나, 비관적이라거나 긍적적이라거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내일인 '마냐나'는 그렇게 내 삶에도 스며들었다. 우리가 소위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들로부터의 완전한 분리 경험은 문명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일상적 습관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_ p.102

모든 낡고 허약한 것들, 위태롭게 버티면서도 어떤 리듬 안에서 온기를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의 그림에서 본다. 우리에게 대개는 먼 듯, 그러나 아주 가끔은 눈앞에 다가온 듯 생생한 희망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_ p.128

베네수엘라 민중은 저 어른거리는 색의 역동적인 힘을 통해 베네수엘라를 느낀다. 이들은 현실 너머를 꿈꾸는 것으로 오히려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셈이다.
_ p.161

간절함을 내려놓은 다음 나타나는 풍경! ··· 딱 걷는 만큼만 이 도시가 내게 보여줄 얼굴이 있을 거라 믿었다. 그 대담한 선언에 이 도시도 드디어 반응하여 내 앞에 자신의 몽상가들을 하나둘 뱉어놓았다.
_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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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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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우리 사회의 범죄대응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지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_ p.20 (프롤로그)

이러한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과학기술이 탄생할 때마다 그것을 활용하는 새로운 범죄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_ p.66(1장. 과학수사는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근본적으로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우려라는 것은 모두 미래에 있을 일을 판단하는 것인 만큼 영장 발부와 기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_ p.91 (2장. 판사의 형량은 왜 낮을까)

수형자들이 고통을 겪으면서 죗값을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대한 분노를 줄여서 재범률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더 바람직하지 않은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_ p.134 (3장. 교도소는 감옥이 아니다)

결국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개인의 책임이라 하더라도, 범죄자 본인이 아닌 사회구성원들이나 공동체, 정부가 다른 개개인의 인성, 가치관, 성격, 성장 과정, 생활 방식, 경제적 환경을 일일이 간섭, 통제, 조종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범죄의 큰 원인이 사회적 환경에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개인에게 있는 경우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의 환경과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도 '범죄사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_ p.207 (4장. 범죄의 원인은 무엇인가)

특히 마약범죄는 물론이고 중요한 범죄에 대해 학교에서부터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 우리 사회에 어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어떤 피해가 생기고,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되는지 교육하면 좋겠습니다.
_ p.242 (5장.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범죄예방 시스템은 현실화될 수 있나)

현실은 항상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좋은 의도로 강력한 조치를 실시해도 금세 부작용이 날 때가 너무 많습니다.
_ p.264. (6장. 사는 듯 사는 삶을 위한 입법)

범죄를 막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면 결국 범죄가 발생해 국민이 피해를 입은 경우에 국가가 상당 부분 책임을 지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_ p.275 (6장. 사는 듯 사는 삶을 위한 입법)

저는 이런 횡단보도에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가 공존할 수 있는, 그래서 정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봅니다. ··· 우리 사회 곳곳에 횡단보도를 늘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호화롭게 살지는 못해도 누구나 적어도 사는 듯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_ p.293 (에필로그)

​➖

판사, 법무부·방위사업청·외교부 등 정부중앙부처에서 23년간 일했고, 현재는 로펌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민 저자는 사람들이 느끼는 범죄 대응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나 불안을 반영하여 범죄를 둘러싼 과학수사, 재판, 교정, 사형제도, 범죄예방, 입법에 초점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1장에서는 과학수사가 발전하게 된 이유와 처음으로 인정된 사건을 말하며, 과학기술이 범죄 수사를 수월하게 함을 드러내지만 양면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낸다.
뉴스와 기사를 보면서 누구든 한 번쯤은 처벌이 생각보다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며 화를 내봤을 것이다. 2장에서는 판사가 왜 그러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지, 양형을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할 수 있을지 다룬다.
3장에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교도소의 실상을 드러내며 교도소의 시설과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더불어 사이코패스 관리와 사형제를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범죄경제학, 범죄생물학, 범죄심리학, 범죄사회학을 여러 사건과 함께 설명하고, 좀 더 시야를 넓혀 경제·시대·환경이 범죄에 미치는 부분을 다루며 범죄의 원인을 다각도에서 바라본다.
5장은 보호관찰, 전자발찌, 셉테드, 교육 등을 범죄예방과 연결 지어 말한다.
6장은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입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최근 뉴스와 기사를 접하다 보면 다분한 사건, 사고를 마주하게 된다. 치안이 좋다고 자부하던 대한민국이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린 연유는 무엇이고, 점차 서로에게서 멀어져 소통의 부재를 겪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과 역할을 가져야 할지 궁금증만 생겼었다.
『범죄사회』를 읽으면서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사건들과 범죄의 원인과 결과, 해결책과 보완점 그리고 개인과 사회 역할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법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라면 『범죄사회』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저자의 질문을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갖고, 범죄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무작정 눈을 찌푸리거나 손가락질하는 행동은 거두면 좋겠다.
타인과 살이 맞대고 살다 보면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 없겠지만, 모두가 행복한 세상에서 지내기 위해 ‘함께’의 의미를 고민하고, 저자의 말처럼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가 공존할 수 있는’ (293쪽) 횡단보도를 늘려갈 미래를 기대해 본다면 대한민국은 범죄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범죄사회 #창비 #정재민 #책추천 #사회과학서 #북스타그램 #서평 #서평단 #책 # 독서 #예비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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퉤퉤퉤 - 무사히 오늘 밤에 도착하기를
황국영 지음 / 책사람집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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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퉤퉤퉤』



오늘의 나도 여지없이 나다. 꿈이 없는 사람의 오늘은 딱 오늘을 위해서만 쓰이고 오늘로만 남으니까. 비생산적이고 폼도 나지 않지만, 그런 오늘들이라고 해서 흔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이 또한 쌓여 나름의 자국을 남기고 어딘가로 향할 것이라 믿는 수밖에 없다.
_ p.30

무언가를 즐기거나 어떤 대상에 심취하고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건 활기가 있음을 의미하고,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놀이터와 지칠 때 도망갈 수 있는 임시피난소를 가졌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_ p.218

말에 무언가가 깃들여 있다고 믿으면서도 매일 같이 서툰 말을 내뱉는 구제불능이라, 내게는 꼭 ‘퉤퉤퉤’라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_ p.236

얼굴에 묻어나는 사람의 인상이 세월의 흔적이라면 말은 생각의 자막이고, 태도는 괄호 속 지문 같다는 생각을 한다.
_ p.255



『퉤퉤퉤』를 읽으면 저절로 입꼬리가 꾸물꾸물 올라가다가 파하하 웃게 된다. 그만큼 유쾌하지만, 너무도 솔직한 글이기에 이렇게까지 누군가의 말랑한 맨살을 봐도 되나 미안해진다. 그러다가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 다음 장을 넘기다 보니 결국 후루룩 완독하였다.



멋진 어른이 되기를 저자도 나도 바라지만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나이와 환경, 가치관, 상황 등이 언제나 탄탄대로의 밑거름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일까.
삶은 원하는 대로 흘러갈 수 없는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타박하며 남들과 비교를 일삼아 왔다. 그렇다고 높은 잣대에 맞게 엄청난 성장을 한 것도 아니었고, 이후의 감정도 그리 후련하지 않았다.

삶은 내가 살아가는 건데 나는 왜 나한테 그렇게까지 내몰았을까? 안 그래도 빡빡한 인생인데 나를 어르고 달래도 모자랄 판에.
사실 이런 질문들에 답은 이 책을 읽어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품을 벌려줄 연습은 할 수 있었다.


“오늘도 책임질 수 있을 만큼만 나쁘도록, 되돌릴 수 있을 정도만 약하도록. 자신 없는 일도 하며 사는 것이 어른이니까 소심한 내가 도망치지 않을 만큼 단단해지기를. 완벽하지 않은 날에도 어찌어찌 정신머리를 붙들고 조금만 더 괜찮은 생각과 포근한 마음, 근사한 태도로 살아보자는 주문.

퉤퉤퉤.” (18쪽)


이 주문을 읊조리다 보면 머릿속에 있는 ‘불행하고 부정한 곳으로 내달리는 수많은 잡념들’(237쪽)이 전보다 나를 짓누르지 않게 된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사고를 긍정의 영역으로 넣기 위해서 자기검열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고의 구덩이가 점점 깊어져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내버려두면 안 된다. 그럴 땐 ‘퉤퉤퉤’가 답인 것 같다.

취업, 인간관계, 독립 등을 생각하다 보면 끊임없이 꼬리의 꼬리를 물게 된다. 또한 난 워낙 생각 스위치를 못 끄는 인간이라 한번 생각 회로에 들어가면 시간이 물처럼 흘러 버린다.
그럴 때 더 이상 끝까지 가지 않게, 올해는 나를 나를 잘 돌보고 싶은 다짐을 떠올리며 머릿속을 리셋한다.
퉤퉤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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