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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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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에피소드마다 스타벅스의 오늘의 음료가 나온다. 계절음료부터 특별한 날 (핼러윈 같은) 등 내가 모르는 음료들 설명도 듣고 그 맛도 느낄 수가 있다.

난 책도, 음식도, 심지어 커피마저도 편식이 심하다. 커피숍 가면 늘 주문하는 건 2,3가지 중 하나. 하지만 요즘 들어 나도 좀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봤자 달달해 보이는 것 위주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예전에 비하면 한 단계 발전 중이다.

저자의 사이렌 오더 닉네임은 '나무' 다.
스스로 극 I라는 저자는 단골 매장의 직원이 자신을 알아보는 게 싫어서 바꾼 닉네임은...'트리'... 작가님 너무 귀여우시다.
이 책은 이렇게 소소하게 재밌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하나,

"우리 집에는 크리스마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서 그런 영감이 진짜로 있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었다. 내게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나 빼고 세상 사람 모두가 행복해 보여서 비참한 날일 뿐이었다. '메리는 무슨 개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얼어 죽을, 크리스마스에 비나 오면 좋겠다." 세상은 왜 남의 생일에 이렇게 야단인지 분노하는 날일 뿐이었다. p28,29

와 작가님 진짜 솔직하다. 글을 쓰고 번역하는 사람은 뭔가 어렸을 때부터 감수성이 남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에 저주를 퍼붓던 어린이였다니..

하지만 이런 작가님도 국카스텐의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다녀오고선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한 크리스마스구나' 생각했다고 하니 뒤늦게라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셔서 참 다행이다.

둘,

스타벅스 마니아들은 프리퀀시 모으는데 열심인 건 알고 있었다. 시즌 한정 상품을 사기 위기 하루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건 둘째치고 당근마켓에 보면 도장 한두 개 찍힌 것부터 17개 전부 찍은 프리퀀시가 얼마나 많은지..

작가는 당근마켓에서 기프티콘 5만 원짜리를 4만 원에 판다는 걸 보고 돈을 보냈다가 사기를 당했는데 알고 보니 이 사기꾼이 초등학생이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딸한테 "50대 아줌마가 초등학생한테 사기나 당하고. 얼레리 꼴레리." 소리를 듣고 주눅 들었을 작가가 생각나 남 얘기 같지 않기도 하면서 웃기기도 했다.

나도 당근마켓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한겨울에 시간을 지키지 않는 당근님 때문에 밖에서 벌벌 떨기도 하고, 내가 당근 한 소형가전이 전기도 안 들어온다는 '사기꾼' 소리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뉘앙스를 들었을 땐 속상하면서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팠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냥 가끔 요즘 사람들은 뭘 올리나 구경만 하는 정도다. 스타벅스 1개 찍힌 프리퀀시를 3백 원에 파는 걸 보면 이 사람은 3백 원을 위해서 이런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구나.. 존경스러울 때도 있다.

작가처럼 카페에 앉아 있으면 안 들으려고 해도 들리는 옆 테이블 손님들 대화도 듣게 된다.

작가는 남녀가 싸우다 우는 여성을 보면 토닥거려주고 싶다고 느끼기도 하고, 점심시간 팀장님 말씀에 리액션 하는 부하직원을 볼 땐 안쓰러워하기도 한다. 또 아기를 방치하는 부부 옆에서 참지 못하고 자청해서 베이비시터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또 어떨 때는 자신이 번역하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이야기도 있다.

때로는 불쾌하고 눈살 찌푸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작가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 공간을 함께 사르르 녹게 만드는 제주가 있으신 분 같다.

작가님의 희망 대로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스타벅스에서 일할 수 있게 응원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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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서른 편의 영화
김남금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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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3편의 영화 이야기 중 18편이나 내가 본 영화였다. 이 정도면 거의 도플갱어 언저리는 가는 거 아닌가 하고 놀랐다. 더구나 나의 인생 영화 <코코>, <그녀> 에다가 최근에 너무 재밌게 봤던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가다>까지.

영화나 책 서평에 관한 에세이는 책에서 다뤄지는 영화나 책을 보지 않았을 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에서 결혼, 비혼, 사별의 다양한 삶의 형태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걸음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지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해 주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다해 <씨네 21> 기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화는 속 깊은 친구 같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이다가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다. <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속 영화 이야기도 그렇다. '혼자'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삶의 장면들을 살뜰하게 담아내면서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좋아하는 것 곁에 머무는 방법" 을 찾아가는 저자의 문장이 영화 사이를 표표히 거닌다. 비혼, 이혼, 사별 등 각각의 이유로 혼자인 영화 주인공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오베라는 남자> 속 스웨덴의 삶도 <소공녀> 속 서울의 삶도 녹록지 않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통찰이 침울하지도 무겁지도 않다. 이야기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나올 때면, 내가 아는 사람들이 이 책 속에 있구나 싶어진다. "어른이 되기란 어렵고 꼰대가 되기는 쉬운" 나날을 쌓아가면서 유연하게 '혼자'를 돌보는 법을 이 책과 함께 상상한다" 뒤표지중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살아보지 못한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진 주인공들을 만나며, 그들의 인생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고 저자의 풍부한 독서를 바탕으로 한 책 속 이야기부터 강의를 통해 만나온 사람들의 삶 속 이야기까지 함께 들어 볼 수가 있다.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고단한 몸으로 시골집에 돌아온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이. 엄마가 해주던 따뜻한 밥 한 끼가 주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깨닫게 되듯이

저마다 다른 삶의 형태를 가진 우리들도 스스로 행복함을 찾고, 나를 돌보는 방법을 찾길 바라는 따뜻한 저자의 마음이 책에 잘 녹아있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누구나 재밌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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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 문학 - 고양이에게 배움으로써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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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소재로 한 고전, 철학, 동화를 쉽고 재밌게 풀어냈네요.
오늘도 산책 다녀오는 길 한가운데 떡 하니 누워서 한가로이 잠을 청하는 고양이를 봤는데..참 신기한 동물인건 확실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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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시간 틂 창작문고 14
김숨 지음 / 문학실험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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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과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계속계속 생각하고 물어야 하지 않을까?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인터뷰 하기위해 녹음기를 사이에 둔 황수남 할머니와 인터뷰어 사이의 침묵은 힘들다 못해 내가 넘기는 책장 소리 마져 기록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침묵 속에서 이렇게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침묵 사이사이 몇 마디 하지 않지만 침묵 안에 고통, 시간, 슬픔...모든 것이 느껴진다. 구슬 증언은 말을 기록하는 작업인데 할머니의 증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일까? 

'그들이 몸을 다 가져가서, 몸이 없어서 죽지도 못하는...' 할머니.

힘들었다. 읽는 내내 할머니의 침묵속의 고통이 느껴지고 먹먹해져서 책장을 덮었다 폈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결코 끝나지 않은 역사 

김숨작가의 위한부 피해자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기억하고, 공감해야 하지 않을까한다. 읽는 것 자체가 위로의 한 방법이라면.

작가의 뚜벅뚜벅 걷는 걸음에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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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그리는 소녀, 신사임당 아이세움 열린꿈터 19
이인아 지음, 경혜원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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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뛰어난 여성인물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사임당도 셋째아들 율곡이이의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더더욱 잘 몰랐을지도..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너무나 재밌고 그림도 예뻐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존경합니다 신사임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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