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중정으로 향해 난 창으로 정말 햇빛이 들어왔다. 그러나 의붓어미에게 내미는 용돈처럼 인색한 빛이었고, 끝내 발끝만 들여놓았다가 이내 달아나는 수줍은 빛이었고, 맹렬히 번식하는 곰팡이들을 박멸하기에는 턱없이 미약한 빛이었지만, 적어도 그 빛이 들어온곳만큼은 눈부시게 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