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 MIX 15
아다치 미츠루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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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템포가 느리다. 우리나라의 웹툰 세대가 보기에는 도대체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은 도대체 어떻게 흘려가는지 잘 보이지 않고, 심지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 같아 보여도 뭔가 지지부진하게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는 마치 떡밥처럼 흘린 것도 마지막에는 어이없게 별것 아닌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기본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변한 세상의 흐름을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을 빌려서 투덜거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과거 스타일에서 조금 더 변하지 않는 만화를 계속 보게 되는 것은 바로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결국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어떤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마지막 장면이라는 것도 생각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심심함이 믹스의 미덕이고 아다치 미츠루 만화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네 삶의 템포는 우리가 TV에서 보는 드라마처럼 빠르지 않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건들도 대부분이 참 별것 아닌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에는 세상 중요한 일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너무나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 그러한 우리네 일상의 모습을 우리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 만나게 된다. 이 믹스 15권에서도 그런 일상의 모습들을 우리는 계속해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을 담아낸다. 그 별것 아닌 것들이 우리 자신의 삶에서는 의미를 갖는 것처럼 이 만화에서 보여지는 그 심심하고 느린 호흡도 만화 전체를 만들어내는 큰 흐름이 된다. 아다치 미츠루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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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3
마이클 돕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푸른숲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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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돕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는 원작인 소설보다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로 더 유명하다. 물론 이전에 영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고, 이 영국 드라마가 원작에는 더 가깝다고 한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가 미국 드라마로 본 하우스 오브 카드는 원작에서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와 미국의 정치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원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은 상당히 거리가 멀어진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힌트를 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드라마 외부적인 문제로 인해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원작은 상당히 독특한 결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너무나 강력한 존재로 등장했던 하우스 오브 카드 1권의 어카드가 2권에서 약점과 허약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3권의 어카드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미리 이야기를 한다면, 이 3권에서 보여주는 어카드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우스 오브 카드라는 드라마가 가려고 했던 마지막을 조금은 유추할 수 있다. 이 소설 하우스 오브 카드 3권에서 어카드는 자신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설 속에서 역대 가장 긴 시간 집권을 한 수상이 되는 기록을 앞두고 있는 그는 화려한 마무리를 위해 여러가지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이 하지 않은 결정 혹은 자신이 한 결정이 모두 어카드의 목을 조른다. 그리로 그가 한 모든 결정들은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어느 순간 다시 칼날이 되어 그를 향한다. 그 것이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 3권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어카드의 모습이다. 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정치인에 대해서 애증을 갖게 되는 이 소설의 마지막에 우리는 다시 한 번 현실의 정치인들의 모습을 그와 겹치면서 묘한 애증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카드가 하는 마지막 선택을 통해서 우리는 이 철저한 정치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바로 그 자신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프랜시스 어카드는 그렇게 우리에게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그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프랜시스 어카드는 그냥 정치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부정과 긍정을 넘어 우리가 보통의 정치인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지를 하우스 오브 카드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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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킹스맨: 골든 서클 - 아웃케이스 없음
매튜 본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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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은 성공적인 시작을 보여주었다. 아니 어쩌면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 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반복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킹스맨 골든서클은 바로 그 후속편의 반복이 갖고 있는 약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선택이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이 갖고 있는 지금의 흐름과 살짝 벗어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히어로 영화에서 현실성을 찾는 흐름 속에서 킹스맨 골든서클, 아니 킹스맨 시리즈는 묘하게 그 흐름의 경계 속에서 흐름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골든서클에서 보여지는 첫 번째 영화에서 퇴장한 인물의 재등장은 이 올드한 감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영화가 어느 순간 다시 한 번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더불어 성공한 영화의 성공한 요소들을 다시 한 번 반복을 했다는 바로 그 부분이 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약점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은 나쁘지 않다. 적어도 킹스맨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시작이 된 여러가지를 나름대로 정리하는 역할을 이 영화 골든서클에서 우리는 볼 수 있다. 연작이 된 이야기의 두 번째 이야기가 갖고 있는 약점을 이 골든서클이 보여준다는 그 부분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박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못한 영화로 평가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것이 킹스맨의 첫 번째 이야기였다고 한다면, 이 골든서클은 성장한 주인공이 진짜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바로 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에서 우리는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신생아가 아이가 되는 과정 다음의 이야기를 골든서클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여전히 충분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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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시즌 2 (3disc)
티모시 버스필드 외 감독, 글렌 클로즈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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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여성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데미지는 단순히 그 둘 만의 대결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 속에서 우리는 사회 문제를 마주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을 대하는 모습에서 바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바로 그 부분이 데미지라는 드라마가 갖고 있는 현실성일지도 모른다. 데미지 시즌 2는 여러가지 면에서 시즌 1의 연장선에 자리하고 있다. 아니 단순히 연장선에 있는 것에 더해서 조금은 양쪽에서 쌍둥이 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그 모습들은 서로 마주 보면서 칼을 숨기고 서로를 찌를 준비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주인공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철저하게 서로를 이용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는 모습은 서로 닮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며, 거기에 더해서 등장하는 이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또 다른 이들의 등장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그리고 그 복잡함에 우리가 빠져들게 될 부분에서 데미지 시즌 2는 너무나 단순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것은 하나의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이 만들어낸 또 다른 사건들 속에서 만난 인연들이 서로의 목을 조르면서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모습은 다시 한 번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여러 감정의 극단 속에서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이 데미지에서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부분이 시즌 2의 가장 아쉬운 부분일지도 모른다. 데미지 시즌 2는 그렇게 시즌 1의 반대 방향에서 서로를 이용하고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는 두 사람을 보여준다. 그리고 모두에게 데미지를 준 그 모습은 또 다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그들은 과연 그들이 가고 싶었던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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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토르: 라그나로크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케이트 블란쳇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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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라그나로크는 토르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 중에서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이전의 토르 영화들이 다른 마블 영화들과 조금 다른 위치에 있었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토르의 첫 번째 영화가 만들어낸 토르 영화의 분위기가 이후의 영화들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셰익스피어 시대극의 분위기를 갖고 있었던 토르의 첫 번째 영화는 어쩌면 바로 그 지점에서 마블의 다른 영화에 비해서 조금은 부족한 흥행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바로 그 토르가 갖고 있었던 특성을 과감하게 벗어난 영화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토르 영화의 특성에서는 벗어났지만, 확실히 마블 영화 다운 토르 영화가 만들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내용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모습들은 여전히 궁정 암투극이나 셰익스피어 시대극의 갈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을 넘는 가벼움이 토르 라그나로크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벼움이 이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사실 제목에서부터 그 모든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이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혹은 북유럽의 신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알 수 있는 바로 그 신들의 황혼을 만나게 될 것을 그 제목에서부터 충분히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토르 라그나로크는 바로 그, 어쩌면 너무나 비극적인 멸망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풀어낸다. 가벼움으로 말이다. 마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진지함 속에 잃지 않는 가벼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토르 라그나로크는 진지함의 마지막에 마침내 그 가벼움을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것이 성공한다. 그것이 마지막 이야기였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물론 또 다른 이들에게는 마지막에 가벼워졌다는 것이 축복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그렇게 마블의 영화 속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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