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5 - 1931-1935 만주침공과 새로운 무장투쟁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5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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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번에 받아서 읽어보았던 4권에 이어 운이 좋게도 5권을 받아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서평을 쓸 수 있게 되었네요. '35년' 5권은 1931년부터 1935년까지를 다루고 있고, 이 시기 일본은 본격적으로 대륙(만주 등지)으로 진출할 야망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 저항하는 우리 민족의 모습이 5권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1장에서는 1930년대 식민지 정책의 변화, 제2장에서는 1930년대 사회주의 계열의 운동, 제3장에서는 1930년대 민족주의 계열의 운동, 제4장에서는 1930년대 만주 지역에서의 무장 항쟁, 제5장에서는 1930년대 중국 관내에서의 항쟁, 마지막 6장에서는 여성 독립투사와 아나키스트들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6대 총독 우가키 가즈시게입니다. 그는 총독으로 약 5년 정도 재임하였으나 스스로 많은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등 1930년대 초반 많은 산업과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하지만 식민지배를 당하는 조선인들에게는 그의 걱정은 매우 배부른 걱정이었을 것입니다. 농공병진(農工竝進), 내선융화(内鮮融和) 등의 정책을 펼친 그는 193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군국주의화되는 일본의 영향 및 그들의 모순을 식민지 조선에 전가할 수 있도록 만든 책임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1930년대의 서울(당시 경성)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장의 내용을 통하여서도 식민지배를 하던 지배층이 말하는 '근대화'는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었고, 그들의 지배로 고통받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활의 발전 없이 근근히 살아갈 뿐이었습니다. 눈에 띠는 부분은 일제강점기의 가수 윤심덕과 애인 김우진과 투신 자살한 사건인데, 전공 수업시간에 매우 간략하게 접한 내용이었는데 그 줄거리를 알게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제2장에서는 1930년대 이후 사회주의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1930년대부터 사회주의 계열은 적색노조, 적색농조 등을 전개하려고 노력하나, 일본 정권이 사회주의 운동을 '비합법적'이라고 규정하고, 강경하게 진압하는 공권력과 맞닿게 됩니다. 때문에 그들은 많은 피해를 입게되나, 식민 지배로 인한 경제적 모순을 조선 사람들이 지게 되자, 이러한 행동에 반발하는 사회주의 운동의 모습에 많은 농민들이 공감하게 됩니다. 이념을 떠나 비상식적인 그들에 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였기 때문입니다. 계속된 탄압에서도 조직을 재건하고, 파업을 주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2장 마지막에서는 해산물 매입과 관련하여 일본인들이 탄압하자 그에 맞섰던 제주 해녀들의 저항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해녀들이 체포되자, 주동자임을 자처하여 석방되지 못한 3명의 해녀들(김옥련, 부춘화, 부덕량)의 행동이 인상깊었습니다.

 

제3장에서는 1930년대 이후 민족주의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민족주의 계열의 운동은 당시 일제가 실시했던 정책과 어느정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 그들에 의해서 친일적인 성향을 띄기도 하고, 사회주의 계열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나, 분명히 민족운동적인 성향도 분명히 가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문인들의 활동 역시 다루고 있는데, 많은 사례들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신간회 부회장을 지낸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을 한 번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당시의 저명한 민족지였던 동아일보 그리고 조선일보가 경쟁하고 성장하며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나, 중일전쟁 이후 논지가 친일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민족정신이 퇴색되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제4장에서는 만주 지역에서의 무장항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나게 되는 조선혁명군, 한국독립군 등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만화라는 매체 특성이 매우 잘 반영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이 부분을 공부할 때에는 주로 전투의 명칭 그리고 전투의 시기 정도를 외우고 바로 넘어가는데, 전투의 과정과 결과를 시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각 전투들이 가지는 의의를 생생히 표현한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부분도 있었다면, 일본군이 거듭된 패배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독립군 부대와 협력할 수 있는 민간인들의 학살, 마을 방화 등 잔인한 모습이 묘사되며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 장에서는 '민생단' 사건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는데, 간략하게만 알고 있었지 민생단이 독립운동을 주춤하게 만들었는지는 잘 몰랐기 때문에 '민생단'이라는 이름이 불러온 파급효과가 당시 독립군들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주었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제5장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의사님들의 영웅적인 의거가 가지는 가치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로 접하든, 그림으로 접하든 간에 그 숭고한 결의는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장제스가 표현한 대로 중국인 수백만명이 해내지 못한 것을 조선 청년 한 명이 해냈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의사님들의 업적과 함께 김구의 가치관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그는 이승만과 대립하게 되지만, 일제강점기 시기에는 이승만 탄핵을 거의 끝까지 반대했던 인물이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행동하였던 의의는 어쩌면 임시정부의 분열을 막고자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해석 역시 굉장히 설득력있게 다가왔스니다. 암살에서 묘사된 김구의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제6장에서는 남자현 등의 여성운동가, 그리고 신채호와 이회영 등 아나키스트들의 활동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김활란 등 친일 행적을 벌인 인물이 있는 반면에, 이 장 처음에서 소개하는 남자현처럼 독립 운동에 투신한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보조적인 업무가 아니라 직접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참여하고, 일본인들의 기념행사에 들어가 고관대작을 암살하기 위하여 분장을 하는 등(불심검문에 걸려 실패하긴 하지만, 노구를 이끌고 그렇게 하였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근래 들어서 여성 독립 운동가에 대한 재조명이 많이 이루어졌었는데, 이제는 굳이 성별을 명기할 필요 없이 많은 사례를 찾아내고, 고른 비율로 언급하면 독립운동에는 남녀노소가 상관없이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는 그 중요한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만주로 이주하여 이상촌 건설에 힘쓴 우당 선생의 최후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만주로 돌아가는 그를 밀고한 것이 가족이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는데, 그만큼 독립운동이 고달픈 길이고, 후손의 입장으로서 감사해야함을 상기시켜주는 안타까운 장면이었습니다.

 

※ 이 이하 부분은 지난 번 4권 서평에서 작성했던 부분인데, 덧붙이면서 마무리합니다.

작가는 ‘35을 집필하면서 그 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는 것이 하나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저 또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처럼 35년 시리즈 역시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책의 서장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민족의 독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바로 원자폭탄 등 연합군의 활동이지만,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억압과 비상식적인 행태에 저항하고, 독립이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나가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들의 활동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느껴야하는지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고, 교과서나 개설서에서 일제강점기를 살펴보신다면 더욱 얻는 것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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